[디·퍼] 갑자기 고강도 운동에 고단백식? 근육 녹는 ‘콩팥병’ 위험!

입력 2015.03.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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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풀리면서 운동 계획 세우신 분들 많을 텐데요.

자전거나 마라톤 같은 야외활동부터 스피닝(고정식 자전거 타기)이나 크로스핏 같은 실내운동까지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게 인깁니다.

▲ 너도나도 ‘몸짱’…고강도 운동 인기

특히 스피닝의 경우 경험자의 말을 빌리자면, 화려한 무대 조명에 신 나는 음악에 맞춰 4~50분 격렬하게 스피닝을 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땀도 흠뻑 젖어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요. 이렇게 운동을 통해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건 건강에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자신감이 앞선 나머지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게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는 분들이 문제가 됩니다.

▲ 근육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콩팥에 ‘독’



실제로 최근 한 대학병원에 스피닝이나 마라톤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하고 병원에 실려온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발목이나 무릎을 다친 게 아니라 대부분 콩팥이 망가졌습니다. 바로 '횡문근융해증' 때문인데요.

횡문근은 팔이나 다리 같이 움직이는 부위에 붙어 있는 가로무늬 근육을 말합니다.

이 근육이 '융해', 즉 녹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콩팥을 망가뜨리는 건데요.

원리를 살펴보면,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격렬하게 사용할 때 근육이 파괴되면서 그 속에 있던 '마이오글로불린'이라는 근육 단백질이 혈액 속으로 다량 방출되게 됩니다.

그러면, 이 물질들이 혈관을 타고 소변으로 걸러지기 위해 콩팥으로 가는데요.

콩팥은 정수기의 여과장치처럼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관이죠.

아주 정교한 실핏줄 덩어리로 되어 있는데, 녹아 나온 근육 단백질들이 이 미세한 콩팥의 관들을 '콕콕' 막아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콜라 색 소변이 나오고요, 심하면 소변도 나오지 않아서 투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근육이 깨지면서 칼륨이 높아지기 때문에 심장에 부정맥을 일으켜 돌연사의 위험도 커집니다. 일단 병원에서 잘 치료만 받으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한번 앓았던 콩팥은 나중에 만성 콩팥병으로 갈 위험이 더 큽니다.

▲ 단백질 보충제 같은 고단백식, 근육량 늘려 콩팥 혹사해



또 몸짱을 만들기 위해 격렬한 운동뿐 아니라 단백질 보충제 같은 고단백식 섭취를 하는 분들 많은데요. 서울대병원에서 4만 3천여 명을 12년간 추적한 결과 이렇게 해서 근육량을 과도하게 늘리면, 단백질을 여과하느라 콩팥이 혹사하게 되고, 결국, 심장에 부담을 줘서 장기적으로 사망률을 1.6배까지 올린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 근육 녹는 ‘콩팥병’ 예방하려면?

뭐든지 '과유불급'입니다. 운동은 분명 필요하지만, 무리해서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먼저 자신의 체력 수준에 따라 운동 시간과 종류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엔 몸이 날씨에 최적화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야 합니다. 자칫 무리했다간 면역력이 떨어져 콩팥뿐 아니라 호흡기 감염까지 덩달아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체력의 70% 정도 수준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또, 운동할 때 만큼은 물을 자주 마실 필요가 있습니다.

땀으로 우리 몸에 필수적인 전해질과 무기질이 빠져나가면서 근육의 피 공급을 감소시켜 근육 손상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 섭취도 마찬가집니다. 지나친 몸짱 위주의 고단백질 식이 섭취도 콩팥에 부담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삼시세끼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게 콩팥을 보호하는 지름길입니다.


※ 이 기사는 3월 18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디·퍼(디지털 퍼스트)는 KBS가 깊이있게 분석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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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18 18: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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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풀리면서 운동 계획 세우신 분들 많을 텐데요. 자전거나 마라톤 같은 야외활동부터 스피닝(고정식 자전거 타기)이나 크로스핏 같은 실내운동까지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게 인깁니다. ▲ 너도나도 ‘몸짱’…고강도 운동 인기 특히 스피닝의 경우 경험자의 말을 빌리자면, 화려한 무대 조명에 신 나는 음악에 맞춰 4~50분 격렬하게 스피닝을 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땀도 흠뻑 젖어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말하는데요. 이렇게 운동을 통해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건 건강에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자신감이 앞선 나머지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게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는 분들이 문제가 됩니다. ▲ 근육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콩팥에 ‘독’ 실제로 최근 한 대학병원에 스피닝이나 마라톤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하고 병원에 실려온 경우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발목이나 무릎을 다친 게 아니라 대부분 콩팥이 망가졌습니다. 바로 '횡문근융해증' 때문인데요. 횡문근은 팔이나 다리 같이 움직이는 부위에 붙어 있는 가로무늬 근육을 말합니다. 이 근육이 '융해', 즉 녹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콩팥을 망가뜨리는 건데요. 원리를 살펴보면,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격렬하게 사용할 때 근육이 파괴되면서 그 속에 있던 '마이오글로불린'이라는 근육 단백질이 혈액 속으로 다량 방출되게 됩니다. 그러면, 이 물질들이 혈관을 타고 소변으로 걸러지기 위해 콩팥으로 가는데요. 콩팥은 정수기의 여과장치처럼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기관이죠. 아주 정교한 실핏줄 덩어리로 되어 있는데, 녹아 나온 근육 단백질들이 이 미세한 콩팥의 관들을 '콕콕' 막아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콜라 색 소변이 나오고요, 심하면 소변도 나오지 않아서 투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근육이 깨지면서 칼륨이 높아지기 때문에 심장에 부정맥을 일으켜 돌연사의 위험도 커집니다. 일단 병원에서 잘 치료만 받으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한번 앓았던 콩팥은 나중에 만성 콩팥병으로 갈 위험이 더 큽니다. ▲ 단백질 보충제 같은 고단백식, 근육량 늘려 콩팥 혹사해 또 몸짱을 만들기 위해 격렬한 운동뿐 아니라 단백질 보충제 같은 고단백식 섭취를 하는 분들 많은데요. 서울대병원에서 4만 3천여 명을 12년간 추적한 결과 이렇게 해서 근육량을 과도하게 늘리면, 단백질을 여과하느라 콩팥이 혹사하게 되고, 결국, 심장에 부담을 줘서 장기적으로 사망률을 1.6배까지 올린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 근육 녹는 ‘콩팥병’ 예방하려면? 뭐든지 '과유불급'입니다. 운동은 분명 필요하지만, 무리해서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먼저 자신의 체력 수준에 따라 운동 시간과 종류를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엔 몸이 날씨에 최적화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야 합니다. 자칫 무리했다간 면역력이 떨어져 콩팥뿐 아니라 호흡기 감염까지 덩달아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체력의 70% 정도 수준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또, 운동할 때 만큼은 물을 자주 마실 필요가 있습니다. 땀으로 우리 몸에 필수적인 전해질과 무기질이 빠져나가면서 근육의 피 공급을 감소시켜 근육 손상을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 섭취도 마찬가집니다. 지나친 몸짱 위주의 고단백질 식이 섭취도 콩팥에 부담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삼시세끼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게 콩팥을 보호하는 지름길입니다.
※ 이 기사는 3월 18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디·퍼(디지털 퍼스트)는 KBS가 깊이있게 분석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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