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30대 여성이 노인 ‘폭행’…“말리는 사람도 때려”

입력 2016.06.09 (08:37) 수정 2016.06.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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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먼저 영상을 보시죠.

젊은 여성이 할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더니 갑자기 할아버지의 뺨을 때립니다.

하이힐을 신은 발로 걷어차고, 할아버지의 안경을 낚아채 얼굴로 집어던집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말리자 이번엔 말리는 사람들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여성은 할아버지와 대체 무슨 원한을 졌기에 이런 행동을 한 걸까요.

알고 보니 이 여성과 할아버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그렇다고 여성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건의 이유를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건널목 앞.

지난 3일 오후, 이곳을 지나던 사람들은 한 남성의 외마디 비명을 들었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다섯 시인가 그랬어요. 오후 다섯 시. 할아버지가 ‘나 좀 살려줘요’ 그러더라...”

살려 달라는 할아버지의 다급한 외침.

소리가 들려온 곳에서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가서 보니까 할아버지를 핸드백으로 휴대전화로 막 두드려 패더라고. 막.”

30대 여성이 70대 할아버지를 마구 때리고 있던 겁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당시의 상황이 담긴 영상입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30대 여성과 70대 할아버지.

그런데 여성은 무슨 일인지 분을 참지 못하고 씩씩거리더니, 옆에 선 할아버지를 향해 팔을 올리며 위협을 합니다.

<녹취> "뭔가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두 사람 옆을 지나는 행인들도 여럿 있지만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녹취> “왜 저렇게 화났어?”

<녹취> 박현민(영상제보자) : “사건이 있으면 뭐 도둑이야 소리를 지르거나 성추행 당했다고 소리를 지를 텐데 도와 달라 할 텐데 그렇게 크게 소리 안 지르면서 그냥 계속 막 씩씩거리면서 폭행을 하더라고요.”

급기야 할아버지의 뺨을 때립니다.

<녹취> "할아버지를!“

여성의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휴대전화를 들더니 할아버지를 향해 힘껏 던지고 하이힐을 신은 채 발길질까지 해대는 여성.

<녹취> "묻지마 폭행이야 또? 미치겠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황당한 장면에 주변 시민들이 다가가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지나가다가 말리고 왜 할아버지를 때리느냐고 그런 거예요. 말로 해도 안 돼요. 막무가내예요.”

그런데 시민들의 만류에도 여성은 화를 가라앉히기는커녕, 이번엔 애꿎은 화살이 행인들에게로 향했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말렸죠. 그런데 이 XX야 누구냐 때리려고 하길래 가서 잘못 잡았다가 성추행으로 당할까 싶어서 신고만 빨리했죠.”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나중에 우리한테도 달려들려고 하는 걸 여기 아저씨하고 들어가서 문을 잠갔죠.”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이, 다시 할아버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여성.

길을 건너던 또 다른 시민이 제지하자, 이번엔 말리는 시민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칩니다.

<녹취> "여자도 때려, 여자도 때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젊은 사람들 두 사람 뺨 두어 대씩 맞고 그다음에 말려서 그냥 갔고 8명이 맞았어요. 아홉 살짜리 열세 살짜리 애, 엄마 한 가족이 다 맞았어요. 그 여자가 옆에 모래주머니를 들려다가 안 들리니까 못 때린 거예요. 손주뻘 되는 사람이 할아버지 때리고 미성년자 애들 때리고.”

사건을 처음부터 목격한 사람들은 여성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무려 8명에 달한다고 말합니다.

취재진은 여성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 한 사람을 만나서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폭행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가서 말렸지 왜 그러냐고 나까지 그냥 싸대기 때려서 가서 손을 꽉 잡고 내가 그러지 마시라니까 나한테 막 발로 그냥 걷어차고 그러는 거야.”

어린 학생에까지 폭력을 행사하는 여성을 말리기 위해 나섰던 50대 김 모 씨.

취재진이 입수한 CCTV에는 김 씨에게 마구 폭력을 행사하는 여성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녹취> 폭행 피해자(음성변조) : “나도 많이 맞았어요. 막 싸대기 때리고 여기 찰싹찰싹 때리는데 어떻게 해 맞았지 뭐.”

십분 넘게 이어진 여성의 안하무인 행동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경찰이 와서 진압된 거예요. 경찰차 세 대가 왔어요. 세 대.”

경찰에 붙잡힌 여성은 결국,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행위 자체가 범죄가 나쁘잖아요. 멀쩡한 사람들을 두드려 팼으니까. 피해자 5명이나 되고 하이힐로 때리고 그랬으니까요.”

그렇다면 대체 여성은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걸까?

놀랍게도 여성과 피해 할아버지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할아버지한테 물어보니까 처음에 딱 오니까 폭행을 가하더래. 할아버지 많이 맞았어요.”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지나오던 할아버지한테 따귀를 막 치더니 할아버지가 안경을 주우려고 엎드리니깐 패대기치고 가슴을 치고 막 그랬어.”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이유에 대해 "세상 사는 게 짜증난다" "기분 나쁘게 쳐다봐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씨는 앞서 지난달 2일에도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중 50대 여성의 가슴을 때리고 머리를 잡아 흔든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였습니다.

당시에도 김 씨는 "아무 이유 없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게 정신 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욱’ 하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벌인 분노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염건령(소장/한국범죄학 연구소) : “묻지마 범죄라기 보다는 모르는 제 3자를 대상으로 한 분노 표출형 범죄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외국에서는 이걸 화산형 범죄라고 해요. 화나 공격의 충동을 참지 못해서 쉽게 말해서 화산폭발과 같이 이렇게 폭발하는 그런 범죄 현상이라고 봐야겠죠.”

<인터뷰> 이웅혁(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자신의 분노를 표출한 대상과 함께 있는 그 사람들도 다 적이 되는 것이죠. 그 순간에는 나와 피아가 구분되는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은 모두 나의 분노와 화 같은 상황의 표적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문제는 이런 분노 범죄가 점점 많아지면서 누구나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서울에서도 주차를 똑바로 하라는 말 한마디에 욱해 야구 방망이를 마구 휘두르는가 하면, 왜 쳐다보느냐는 사소한 시비 끝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참극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위험한 분노범죄.

묻지 마 범죄에 이은 또 하나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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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30대 여성이 노인 ‘폭행’…“말리는 사람도 때려”
    • 입력 2016-06-09 08:42:25
    • 수정2016-06-10 08:04:08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먼저 영상을 보시죠.

젊은 여성이 할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더니 갑자기 할아버지의 뺨을 때립니다.

하이힐을 신은 발로 걷어차고, 할아버지의 안경을 낚아채 얼굴로 집어던집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말리자 이번엔 말리는 사람들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여성은 할아버지와 대체 무슨 원한을 졌기에 이런 행동을 한 걸까요.

알고 보니 이 여성과 할아버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였습니다.

그렇다고 여성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건의 이유를 뉴스 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의 한 건널목 앞.

지난 3일 오후, 이곳을 지나던 사람들은 한 남성의 외마디 비명을 들었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다섯 시인가 그랬어요. 오후 다섯 시. 할아버지가 ‘나 좀 살려줘요’ 그러더라...”

살려 달라는 할아버지의 다급한 외침.

소리가 들려온 곳에서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가서 보니까 할아버지를 핸드백으로 휴대전화로 막 두드려 패더라고. 막.”

30대 여성이 70대 할아버지를 마구 때리고 있던 겁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당시의 상황이 담긴 영상입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30대 여성과 70대 할아버지.

그런데 여성은 무슨 일인지 분을 참지 못하고 씩씩거리더니, 옆에 선 할아버지를 향해 팔을 올리며 위협을 합니다.

<녹취> "뭔가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두 사람 옆을 지나는 행인들도 여럿 있지만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녹취> “왜 저렇게 화났어?”

<녹취> 박현민(영상제보자) : “사건이 있으면 뭐 도둑이야 소리를 지르거나 성추행 당했다고 소리를 지를 텐데 도와 달라 할 텐데 그렇게 크게 소리 안 지르면서 그냥 계속 막 씩씩거리면서 폭행을 하더라고요.”

급기야 할아버지의 뺨을 때립니다.

<녹취> "할아버지를!“

여성의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휴대전화를 들더니 할아버지를 향해 힘껏 던지고 하이힐을 신은 채 발길질까지 해대는 여성.

<녹취> "묻지마 폭행이야 또? 미치겠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황당한 장면에 주변 시민들이 다가가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지나가다가 말리고 왜 할아버지를 때리느냐고 그런 거예요. 말로 해도 안 돼요. 막무가내예요.”

그런데 시민들의 만류에도 여성은 화를 가라앉히기는커녕, 이번엔 애꿎은 화살이 행인들에게로 향했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말렸죠. 그런데 이 XX야 누구냐 때리려고 하길래 가서 잘못 잡았다가 성추행으로 당할까 싶어서 신고만 빨리했죠.”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나중에 우리한테도 달려들려고 하는 걸 여기 아저씨하고 들어가서 문을 잠갔죠.”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이, 다시 할아버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여성.

길을 건너던 또 다른 시민이 제지하자, 이번엔 말리는 시민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칩니다.

<녹취> "여자도 때려, 여자도 때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젊은 사람들 두 사람 뺨 두어 대씩 맞고 그다음에 말려서 그냥 갔고 8명이 맞았어요. 아홉 살짜리 열세 살짜리 애, 엄마 한 가족이 다 맞았어요. 그 여자가 옆에 모래주머니를 들려다가 안 들리니까 못 때린 거예요. 손주뻘 되는 사람이 할아버지 때리고 미성년자 애들 때리고.”

사건을 처음부터 목격한 사람들은 여성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무려 8명에 달한다고 말합니다.

취재진은 여성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 한 사람을 만나서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폭행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가서 말렸지 왜 그러냐고 나까지 그냥 싸대기 때려서 가서 손을 꽉 잡고 내가 그러지 마시라니까 나한테 막 발로 그냥 걷어차고 그러는 거야.”

어린 학생에까지 폭력을 행사하는 여성을 말리기 위해 나섰던 50대 김 모 씨.

취재진이 입수한 CCTV에는 김 씨에게 마구 폭력을 행사하는 여성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녹취> 폭행 피해자(음성변조) : “나도 많이 맞았어요. 막 싸대기 때리고 여기 찰싹찰싹 때리는데 어떻게 해 맞았지 뭐.”

십분 넘게 이어진 여성의 안하무인 행동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경찰이 와서 진압된 거예요. 경찰차 세 대가 왔어요. 세 대.”

경찰에 붙잡힌 여성은 결국,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행위 자체가 범죄가 나쁘잖아요. 멀쩡한 사람들을 두드려 팼으니까. 피해자 5명이나 되고 하이힐로 때리고 그랬으니까요.”

그렇다면 대체 여성은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걸까?

놀랍게도 여성과 피해 할아버지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습니다.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할아버지한테 물어보니까 처음에 딱 오니까 폭행을 가하더래. 할아버지 많이 맞았어요.”

<녹취> 폭행 목격자(음성변조) : “지나오던 할아버지한테 따귀를 막 치더니 할아버지가 안경을 주우려고 엎드리니깐 패대기치고 가슴을 치고 막 그랬어.”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이유에 대해 "세상 사는 게 짜증난다" "기분 나쁘게 쳐다봐서 그랬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씨는 앞서 지난달 2일에도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중 50대 여성의 가슴을 때리고 머리를 잡아 흔든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였습니다.

당시에도 김 씨는 "아무 이유 없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게 정신 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욱’ 하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벌인 분노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염건령(소장/한국범죄학 연구소) : “묻지마 범죄라기 보다는 모르는 제 3자를 대상으로 한 분노 표출형 범죄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외국에서는 이걸 화산형 범죄라고 해요. 화나 공격의 충동을 참지 못해서 쉽게 말해서 화산폭발과 같이 이렇게 폭발하는 그런 범죄 현상이라고 봐야겠죠.”

<인터뷰> 이웅혁(교수/건국대 경찰학과) : “자신의 분노를 표출한 대상과 함께 있는 그 사람들도 다 적이 되는 것이죠. 그 순간에는 나와 피아가 구분되는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은 모두 나의 분노와 화 같은 상황의 표적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문제는 이런 분노 범죄가 점점 많아지면서 누구나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서울에서도 주차를 똑바로 하라는 말 한마디에 욱해 야구 방망이를 마구 휘두르는가 하면, 왜 쳐다보느냐는 사소한 시비 끝에 살인까지 저지르는 참극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위험한 분노범죄.

묻지 마 범죄에 이은 또 하나의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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