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적 별명에 삼행시까지…연세대 ‘단톡방’ 성희롱

입력 2017.03.06 (22:20) 수정 2017.03.06 (22:21)

사진: 고파스사진: 고파스

연세대학교 OO과 13학번 남자 단체 대화방 내 성희롱을 고발합니다.

오늘(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 게시판에는 남학생들의 성희롱 발언이 담긴 익명의 대자보가 붙었다. 모 학과 13학번 남학생들이 지난 2013년 입학 때부터 2년 동안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같은 과 여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하했다는 폭로였다.

익명의 대자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도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가 연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붙었었다. 당시 대자보들은 연세대 남학생 수십 명으로 구성된 단체 대화방에서 같은 과 여학생의 실명을 거론하며 성관계를 의미하는 발언과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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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몸매 품평에서 성적인 삼행시까지...음담패설 난무

이번 대자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13학번 남학생 21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은 특정 인물의 주도로 다수의 참여자와 소수의 방관자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같은 과 여학생의 신체를 희화화해 묘사하고 성희롱하거나, 외모와 몸매를 품평해 성적 별명까지 붙였다. 동기 여학생에 대해 성적 호감 단계를 나누거나, 여학생 이름으로 성적인 삼행시를 짓기까지 했다.

사진: 고파스사진: 고파스

자기반성으로 알려지게 된 단체 대화방... 증거인멸과 은폐 시도까지

피해자들은 아무도 자신들이 성희롱의 대상인지 알지 못했다. 단체 대화방이 운영되는 동안 21명의 남학생 중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단체 대화방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입학으로부터 3년 여가 지난 지난해 12월, 대화방에 참여했던 한 남학생이 페이스북에 글을 남긴 이후였다. 페이스북 글에는 단체 대화방에 참여했던 해당 남학생의 자기 반성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대자보 게시자에 따르면, 단체 대화방의 주요 발언자였던 한 남학생은 페이스북 글을 남긴 남학생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시도했다. 또 다른 남학생은 피해 여학생에게 주요 발언자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라고 제안하는 등 2차 피해도 가했다고 대자보 게시자는 폭로했다.

사진: 고파스사진: 고파스

조사는 마무리 단계... 피해자에게 트라우마는 계속된다.

현재 이 대자보는 철거된 상태다. 연세대 관계자는 관련 사건이 학내 성평등센터에 올해 1월초에 접수됐다며 학교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해 현재 사건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해당 학과장 모 교수는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들은 동기 남학생들에게 단체 대화방 내 성적 대상일 뿐이었다고 말한다. 피해자들은 또 해당 남학생들을 마주치게 될 때마다 성희롱 발언에 대한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느새 우리 사회의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단체 대화방, 피해자들은 엄격한 처벌 없이는 제2, 제3의 단체 대화방 성희롱이 우리 사회를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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