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고 집 팔고…‘의료 파산’ 위기 16만 명

입력 2017.04.25 (07:37) 수정 2017.04.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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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치솟는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카드빚을 내고 집을 팔아야 하는, 이른바 '의료 파산' 위기에 처한 환자들이 16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최근엔 '재난적 의료비'라고 하는 지원 제도가 생겨났는데요,

정작 혜택을 보는 사람은 10%에 그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심장판막에 이상이 생겨 심장 수술을 받은 40대 남성입니다.

퇴원을 앞두고 있지만 병원비 마련이 걱정입니다.

보험이 적용돼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본인 부담금이 천만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심장수술 환자 : "저축할 여력이 크게 많지가 않다 보니까 병원비가 준비된 게 450만 원밖에 준비를 못 했어요. 나머지는 어떻게 해야 되나."

1년 넘게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 여성은 빚을 내야 할 처집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치료비만 천5백만 원, 매달 150만 원의 남편 수입으로는 감당이 안 됩니다.

<인터뷰> 백혈병 환자 : "신랑이 지금 열심히 일은 하고 있지만 제 병원비까지 이제 해줄 형편이 안 돼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죠."

이처럼 진료비 부담 때문에 '의료파산' 위기에 처한 사람은 16만여 명,

최근엔 이런 환자들을 위해 최고 2천만 원까지 긴급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제도가 생겨났지만 수혜자는 1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5대 중증질환을 앓는 저소득가구 등에 한정된 까다로운 지원 조건이 걸림돌입니다.

<인터뷰> 안기종(환자단체연합 대표) : "현재 재난적 의료비지원제도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거든요. 이거를 좀 제도화하고 현재 다섯 개 정도의 질환만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 대상도 확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매년 1조 5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만큼 비보험 진료비도 빠르게 증가해 건보 보장률은 좀처럼 6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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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5 07: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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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카드빚을 내고 집을 팔아야 하는, 이른바 '의료 파산' 위기에 처한 환자들이 16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최근엔 '재난적 의료비'라고 하는 지원 제도가 생겨났는데요,

정작 혜택을 보는 사람은 10%에 그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심장판막에 이상이 생겨 심장 수술을 받은 40대 남성입니다.

퇴원을 앞두고 있지만 병원비 마련이 걱정입니다.

보험이 적용돼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본인 부담금이 천만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심장수술 환자 : "저축할 여력이 크게 많지가 않다 보니까 병원비가 준비된 게 450만 원밖에 준비를 못 했어요. 나머지는 어떻게 해야 되나."

1년 넘게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이 여성은 빚을 내야 할 처집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치료비만 천5백만 원, 매달 150만 원의 남편 수입으로는 감당이 안 됩니다.

<인터뷰> 백혈병 환자 : "신랑이 지금 열심히 일은 하고 있지만 제 병원비까지 이제 해줄 형편이 안 돼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죠."

이처럼 진료비 부담 때문에 '의료파산' 위기에 처한 사람은 16만여 명,

최근엔 이런 환자들을 위해 최고 2천만 원까지 긴급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 제도가 생겨났지만 수혜자는 1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5대 중증질환을 앓는 저소득가구 등에 한정된 까다로운 지원 조건이 걸림돌입니다.

<인터뷰> 안기종(환자단체연합 대표) : "현재 재난적 의료비지원제도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거든요. 이거를 좀 제도화하고 현재 다섯 개 정도의 질환만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 대상도 확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매년 1조 5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만큼 비보험 진료비도 빠르게 증가해 건보 보장률은 좀처럼 6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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