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2만 관중 몰고온 고교 괴물 타자!

입력 2017.04.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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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저녁.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메이지 진구 구장에서 도쿄도 고교 야구 결승전이 열렸다.

전국 대회도 아닌 지역 대회, 그리고 고교 야구 결승전. 그런데 이 경기에 수만 관중이 몰렸고, 주요 방송과 신문은 톱으로 소식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고교야구의 인기 부활? 왜 그럴까?

괴물 타자의 등장, 2만 관중을 몰고오다.

당초 27일 도쿄도 고교 야구 결승전은 진구 구장에 있는 2개의 야구장 중 5천여 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2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결승에 올라온 와세다 실업고등학교의 4번 타자 기요미야가 문제(?)였다.

고교 1학년 때부터 강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이 학생은 고교 3학년 봄인 현재까지 고교 재학 중에만 82개의 공식 홈런을 날린 그야말로 괴물타자다. 고교 1~2학년 평균 30~40개의 홈런을 날린 셈인데, 프로야구처럼 연평균 게임 수가 많지 않은 고교야구를 고려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기요미야 선수가 올해 3학년 동안 얼마나 많은 홈런을 더 추가할지 기록은 진행 중인 셈이다.

그리고 그 기요미야의 와세다 실업고가 지역 대회지만 고교야구의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흥미진진한 뉴스가 된 것이다.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주최 측은 과감히 경기장을 프로야구단 요구르트 스왈로스가 홈 구장으로 쓰고 있는 진구 1구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입장 편의 등을 위해 역시 고교 야구 게임으로는 이례적인 야간 게임으로 결승전을 진행했다.

구장 변경 이유를 설명하는 NHK 스포츠뉴스구장 변경 이유를 설명하는 NHK 스포츠뉴스

결승전은 오후 6시 예정돼 있었지만, 오후 4시 티켓 판매를 시작하는 순간 300m의 줄이 늘어서 있을 정도로 관객이 몰렸다. 시합 개시 20분 전에 이미 내야석은 만석, 모두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고교야구 결승, 그리고 기요미야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중요한 순간 홈런 2방...괴물임을 증명하다.

경기 내용도 흥미롭기 그지없었다.

지난해 가을 대회 결승에서 만났던 와세다 실업고와 니치다이산 고교는 다시 만난 27일 경기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경기 양상은 활발한 타격전, 하지만 사실 경기 초반 기요미야의 활약은 미미했다.

앞선 4타석까지 무안타. 그리고 8회 말 5번째 타석에 들어선 기요미야는 기어코 2점 홈런을 날리며, 점수를 13대 10으로 벌린다.

하지만 역시 고교야구, 거짓말처럼 와세다 실업고는 9회 초 무려 7점을 내준 뒤 경기는 9회 말로 넘어갔다. 와세다 실업고가 다시 1점을 쫓아가 17대 14인 상황, 주자 2명이 진루한 상태에서 타석에 선 사람은 다시 한 번 4번 기요미야였다.



그리고 기요미야는 고교통산 84번째 홈런을 날려 팀을 동점으로 이끌면서 자신의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야구장이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음은 말할 것 없고, NHK는 9시 메인 뉴스에서 스포츠 캐스터가 뉴스 중간에 기요미야의 첫 홈런 뉴스를 전하더니 말미에 다시 등장해 9회 동점 홈런 소식을 알리며 같이 흥분(?)했다.

경기는 기요미야의 활약에 힘입어 연장 12회 와세다 실업고의 18대 17 승리로 막을 내렸다.

사실 일본의 고교 야구는 한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상당히 인기가 있는 편이다. 지역 야구 예선을 거친 전국의 강호들이 2차례 격돌하는 고시엔 대회는 NHK에서 거의 모든 경기를 중계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다. 그리고 매 대회 스토리를 만들며 화제를 몰고 다닌다.

하지만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고교야구는 고교야구. 기요미야 같은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유명 야구 선수가 나오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괴물 타자' 기요미야의 등장은 그런 의미에서 아마추어 야구 전반의 인기를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기요미야가 워낙 특출난 활약을 하는 것도 있지만, 고교 야구 선수의 활약에 온갖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일본 미디어의 모습도 상당히 흥미롭다. 과도할 정도로 스타에 주목하고, 이를 키우는 일본 언론의 특징이 반영된 면도 있지만, 결국 그런 미디어의 접근과 노출 때문에 또 고교야구의 인기도 더불어 올라간 측면이 있다.

한때 전국민적 인기를 구가했던 우리 고교야구, 그리고 여러 아마추어 종목의 현재를 보면 만들어진 스타라도 배출해 다시 한 번 국민적 관심과 인기를 끌었으면 하는 조심스러운 바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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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2만 관중 몰고온 고교 괴물 타자!
    • 입력 2017-04-28 17:49:25
    특파원 리포트
지난 27일 저녁.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메이지 진구 구장에서 도쿄도 고교 야구 결승전이 열렸다.

전국 대회도 아닌 지역 대회, 그리고 고교 야구 결승전. 그런데 이 경기에 수만 관중이 몰렸고, 주요 방송과 신문은 톱으로 소식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고교야구의 인기 부활? 왜 그럴까?

괴물 타자의 등장, 2만 관중을 몰고오다.

당초 27일 도쿄도 고교 야구 결승전은 진구 구장에 있는 2개의 야구장 중 5천여 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2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결승에 올라온 와세다 실업고등학교의 4번 타자 기요미야가 문제(?)였다.

고교 1학년 때부터 강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이 학생은 고교 3학년 봄인 현재까지 고교 재학 중에만 82개의 공식 홈런을 날린 그야말로 괴물타자다. 고교 1~2학년 평균 30~40개의 홈런을 날린 셈인데, 프로야구처럼 연평균 게임 수가 많지 않은 고교야구를 고려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기요미야 선수가 올해 3학년 동안 얼마나 많은 홈런을 더 추가할지 기록은 진행 중인 셈이다.

그리고 그 기요미야의 와세다 실업고가 지역 대회지만 고교야구의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흥미진진한 뉴스가 된 것이다.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주최 측은 과감히 경기장을 프로야구단 요구르트 스왈로스가 홈 구장으로 쓰고 있는 진구 1구장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입장 편의 등을 위해 역시 고교 야구 게임으로는 이례적인 야간 게임으로 결승전을 진행했다.

구장 변경 이유를 설명하는 NHK 스포츠뉴스
결승전은 오후 6시 예정돼 있었지만, 오후 4시 티켓 판매를 시작하는 순간 300m의 줄이 늘어서 있을 정도로 관객이 몰렸다. 시합 개시 20분 전에 이미 내야석은 만석, 모두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고교야구 결승, 그리고 기요미야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중요한 순간 홈런 2방...괴물임을 증명하다.

경기 내용도 흥미롭기 그지없었다.

지난해 가을 대회 결승에서 만났던 와세다 실업고와 니치다이산 고교는 다시 만난 27일 경기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경기 양상은 활발한 타격전, 하지만 사실 경기 초반 기요미야의 활약은 미미했다.

앞선 4타석까지 무안타. 그리고 8회 말 5번째 타석에 들어선 기요미야는 기어코 2점 홈런을 날리며, 점수를 13대 10으로 벌린다.

하지만 역시 고교야구, 거짓말처럼 와세다 실업고는 9회 초 무려 7점을 내준 뒤 경기는 9회 말로 넘어갔다. 와세다 실업고가 다시 1점을 쫓아가 17대 14인 상황, 주자 2명이 진루한 상태에서 타석에 선 사람은 다시 한 번 4번 기요미야였다.



그리고 기요미야는 고교통산 84번째 홈런을 날려 팀을 동점으로 이끌면서 자신의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야구장이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음은 말할 것 없고, NHK는 9시 메인 뉴스에서 스포츠 캐스터가 뉴스 중간에 기요미야의 첫 홈런 뉴스를 전하더니 말미에 다시 등장해 9회 동점 홈런 소식을 알리며 같이 흥분(?)했다.

경기는 기요미야의 활약에 힘입어 연장 12회 와세다 실업고의 18대 17 승리로 막을 내렸다.

사실 일본의 고교 야구는 한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상당히 인기가 있는 편이다. 지역 야구 예선을 거친 전국의 강호들이 2차례 격돌하는 고시엔 대회는 NHK에서 거의 모든 경기를 중계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다. 그리고 매 대회 스토리를 만들며 화제를 몰고 다닌다.

하지만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고교야구는 고교야구. 기요미야 같은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유명 야구 선수가 나오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괴물 타자' 기요미야의 등장은 그런 의미에서 아마추어 야구 전반의 인기를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기요미야가 워낙 특출난 활약을 하는 것도 있지만, 고교 야구 선수의 활약에 온갖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일본 미디어의 모습도 상당히 흥미롭다. 과도할 정도로 스타에 주목하고, 이를 키우는 일본 언론의 특징이 반영된 면도 있지만, 결국 그런 미디어의 접근과 노출 때문에 또 고교야구의 인기도 더불어 올라간 측면이 있다.

한때 전국민적 인기를 구가했던 우리 고교야구, 그리고 여러 아마추어 종목의 현재를 보면 만들어진 스타라도 배출해 다시 한 번 국민적 관심과 인기를 끌었으면 하는 조심스러운 바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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