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하늘탓…천수답 언제 극복하나

입력 2017.06.22 (08:14) 수정 2017.06.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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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논 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죠.

최악의 가뭄이 100년 만에 한반도를 덮쳤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심각할까요.

전남과 충남을 포함해서 전국의 절반이 붉은색, 그러니까 '심한 가뭄' 지역입니다.

가뭄이 시작된 지난달 말엔 충남 일부 지역만 가뭄이 심했는데, 한 달 만에 이 정도로 확대된 겁니다.

올해 강수량, 평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번 주를 넘기면 모내기도 불가능해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다가 올해 가뭄이 한반도 대가뭄의 신호탄이란 전망도 있어서, 가뭄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농촌의 시름이 점점 깊어가죠.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다 갈라져 버린 이 곳.

충남 태안의 논입니다.

모내기는 시작도 못했고요,

모판은 누렇게 말라서 못 쓰게 됐습니다.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 바닷가나 산간 지역은 먹는 물까지 바닥나서 식수차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녹취> 전숙자(주민) : "한 모금을 안 내버린다니까 얘기할 것도. 그런 가뭄 처음 봐. 하여간. 나이 85세 먹도록 이런 꼴은 처음 봐."

이렇게 가뭄이 심하니까 말라가는 저수지에 헬기가 물을 퍼다 나르고, 소방차도 물 공수에 나섰습니다.

그렇지만 다 임시 처방일 뿐이죠.

해갈이 불가능합니다.

매년 가뭄 해결에 수백억 원씩 쏟아붓는데 여전히 하늘만 바라보는 격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45밀리미터입니다.

전세계 평균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해마다 가뭄에 시달릴까요?

있는 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입니다.

물 상당량이 버려지거나 새고 있단 얘기인데요.

1년치 빗물이 천 3백억 톤인데, 이 중 5백억 톤이 그대로 증발해 사라집니다.

거기다가 국토의 3분의 2가 산이니까, 4백억 톤이 바다로 흘러들어갑니다.

결국 남은 물은 4백억 톤밖에 안 되죠.

전체 빗물의 30%만 실생활에 이용됩니다.

가뭄 극복의 열쇠는 이렇게 버려지는 물을 막아 제대로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또 물을 효과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텐데요.

선진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가뭄이 극심한 곳이죠.

미국 캘리포니아 주입니다.

검은 공 수만 개가 저수지로 쏟아지는데요.

공으로 저수지의 물을 가려서 햇빛에 증발되는 걸 막는 겁니다.

이 방법으로 매년 10억 리터 이상 물을 아꼈습니다.

또 이미 사용한 물을 정화해서 농업용수로 씁니다.

6년의 가뭄을 물관리 기술로 버텼습니다.

사막국가 이스라엘은 농사를 지을 때 식물 뿌리에만 물을 조금씩 공급합니다.

유출량이 줄어드니까, 용수 효율이 90%대로 올라왔습니다.

사실 우리도 기술력이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는 오수를 1급수 수준으로 정화해서 매년 5백만 톤을 재활용하고 있고요.

대청도에서는 물 수요를 파악해 자동 공급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술력은 있는데, 상당수가 시범운영에 머물러 있거나 활용 지역이 제한적입니다.

풀어야 할 과젭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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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2 08:14:47
    • 수정2017-06-22 08: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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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논 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죠.

최악의 가뭄이 100년 만에 한반도를 덮쳤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심각할까요.

전남과 충남을 포함해서 전국의 절반이 붉은색, 그러니까 '심한 가뭄' 지역입니다.

가뭄이 시작된 지난달 말엔 충남 일부 지역만 가뭄이 심했는데, 한 달 만에 이 정도로 확대된 겁니다.

올해 강수량, 평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번 주를 넘기면 모내기도 불가능해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다가 올해 가뭄이 한반도 대가뭄의 신호탄이란 전망도 있어서, 가뭄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농촌의 시름이 점점 깊어가죠.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다 갈라져 버린 이 곳.

충남 태안의 논입니다.

모내기는 시작도 못했고요,

모판은 누렇게 말라서 못 쓰게 됐습니다.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 바닷가나 산간 지역은 먹는 물까지 바닥나서 식수차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녹취> 전숙자(주민) : "한 모금을 안 내버린다니까 얘기할 것도. 그런 가뭄 처음 봐. 하여간. 나이 85세 먹도록 이런 꼴은 처음 봐."

이렇게 가뭄이 심하니까 말라가는 저수지에 헬기가 물을 퍼다 나르고, 소방차도 물 공수에 나섰습니다.

그렇지만 다 임시 처방일 뿐이죠.

해갈이 불가능합니다.

매년 가뭄 해결에 수백억 원씩 쏟아붓는데 여전히 하늘만 바라보는 격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45밀리미터입니다.

전세계 평균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해마다 가뭄에 시달릴까요?

있는 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입니다.

물 상당량이 버려지거나 새고 있단 얘기인데요.

1년치 빗물이 천 3백억 톤인데, 이 중 5백억 톤이 그대로 증발해 사라집니다.

거기다가 국토의 3분의 2가 산이니까, 4백억 톤이 바다로 흘러들어갑니다.

결국 남은 물은 4백억 톤밖에 안 되죠.

전체 빗물의 30%만 실생활에 이용됩니다.

가뭄 극복의 열쇠는 이렇게 버려지는 물을 막아 제대로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또 물을 효과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텐데요.

선진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가뭄이 극심한 곳이죠.

미국 캘리포니아 주입니다.

검은 공 수만 개가 저수지로 쏟아지는데요.

공으로 저수지의 물을 가려서 햇빛에 증발되는 걸 막는 겁니다.

이 방법으로 매년 10억 리터 이상 물을 아꼈습니다.

또 이미 사용한 물을 정화해서 농업용수로 씁니다.

6년의 가뭄을 물관리 기술로 버텼습니다.

사막국가 이스라엘은 농사를 지을 때 식물 뿌리에만 물을 조금씩 공급합니다.

유출량이 줄어드니까, 용수 효율이 90%대로 올라왔습니다.

사실 우리도 기술력이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는 오수를 1급수 수준으로 정화해서 매년 5백만 톤을 재활용하고 있고요.

대청도에서는 물 수요를 파악해 자동 공급하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술력은 있는데, 상당수가 시범운영에 머물러 있거나 활용 지역이 제한적입니다.

풀어야 할 과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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