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할리우드 제작자의 위세…졸리·펠트로까지 피해 폭로

입력 2017.10.12 (09:00) 수정 2017.10.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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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할리우드 제작자의 위세…졸리·펠트로까지 피해 폭로

[특파원리포트] 할리우드 제작자의 위세…졸리·펠트로까지 피해 폭로

남자 청소년 장래 희망 직업 1순위는?

젊은 세대 사이에 꽤 퍼진 농담이 있다. 커서 뭐 될래 하고 물으면 전에는 영화배우라는 대답이 많았다. 장동건, 이병헌 등등 멋있고 여자들에게 인기 많고 돈도 많이 번다니까... 그런데 요즘은 좀 달라졌다고 한다. 뭐 되고 싶냐고 남자 청소년들에게 물으면, 대세는 ‘기획사 대표’란다. 그 이유가 재밌다. 많은 여배우들을 ‘거느릴 수 있어서’란다.

영화 제작자와 여배우의 관계

영화감독(혹은 영화제작자)와 여배우의 관계, 추측도 많고 소문도 많다. 스타덤에 올라서 부와 명성을 거머쥐려는 여배우와 그 여배우의 신분을 수직 상승 시켜줄 수도 있는 영화 제작자. 모종의‘거래’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최근에 배우들, 특히 거물급 배우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져서, 이제는 영화 제작자가 배우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기 힘들어졌고, 따라서 이들 간의 은밀한 관계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었다.

할리우드 성추문...30년간 무차별 성추행, 성폭행

그런데 우리의 이런 상식을 뒤흔드는 성 추문이 최근 폭로됐다. 그것도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에서다. 더구나 그 희생양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최정상 스타들이 포함된 것도 놀랍고 이런 일이 30년 넘게 지속됐다는 것은 더더욱 놀랍다.

1999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기네스 펠트로가 기뻐하고 있다. 그 옆에 와파안대소하고 있는 사람이 최근 할리우드 성추문의 주인공인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다. 1999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기네스 펠트로가 기뻐하고 있다. 그 옆에 와파안대소하고 있는 사람이 최근 할리우드 성추문의 주인공인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다.

기네스 펠트로 "호텔방에서 마사지 요구받아..온몸이 뻣뻣해지는 느낌"

1994년, 22살의 어린 여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스타덤에 오를 수있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영화 제작자 와인스타인이 영화 엠마의 여주인공으로 펠트로를 낙점한 것이다. 그 즈음 어느날 와인스타인이 면담을 하자며 호텔방으로 불러 가보니, 와인스타인은 마사지를 요구했다. 펠트로는 자신이 뻣뻣이 굳어가는 느낌이었다고 뉴욕타임스에 오랫동안 감추고 있던 속내를 털어놨다. 전문 마사지사도 아닌, 펠트로에게 마사지를 요구한 것은 모종의 신체적 접촉을 요구한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사실을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고백했더니, 피트는 화를 내면서 와인스타인을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안젤리나 졸리도 폭로 대열에 합류.."유혹받았지만 거절"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도 자신이 성적인 신체 접촉을 요구 받았다고 폭로했다. 졸리는 "와인스타인과는 나쁜 경험이 있다. 그가 호텔방에서 자신을 유혹했지만 거절했다. 그 이후 와인스타인과는 영화 작업을 하지 않았고 다른 여배우들에게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은 영화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여배우와 여배우 지망생, 모델, 회사 여직원들에게 무차별 성추행, 성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려 30년 동안 이어지면서 피해자가 늘어나자, 최근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여기에 추가 폭로자들이 계속 나타나고 최근엔 성추행 녹음파일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는 모양새다.

힐러리 클린턴, "와인스타인 성추문, 몸서리 쳐져 "

와인스타인은 미 민주당에 꾸준히 기부해 온 큰 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에게서 기부금을 받은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몸서리가 처진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와인스타인의 부인은 남편의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으로 여성들이 시달렸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남편 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희대의 할리우드 성추문의 주인공 곁에 이제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듯이 보인다.

그럼에도 성 추문은 잊을만하면 고개를 든다. 지난해 폭스뉴스 회장이 성 관계 요구 파문으로 사퇴한 데 이어서, 올해는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가 같은 이유로 도중하차했다. 부와 명성, 파워, 그리고 섹스의 교차 방정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가라는 자조 섞인 생각을 해본다.

[연관기사] [뉴스9] 졸리·펠트로도 폭로…할리우드 거물 성추문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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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할리우드 제작자의 위세…졸리·펠트로까지 피해 폭로
    • 입력 2017-10-12 09:00:40
    • 수정2017-10-12 09:07:52
    특파원 리포트
남자 청소년 장래 희망 직업 1순위는?

젊은 세대 사이에 꽤 퍼진 농담이 있다. 커서 뭐 될래 하고 물으면 전에는 영화배우라는 대답이 많았다. 장동건, 이병헌 등등 멋있고 여자들에게 인기 많고 돈도 많이 번다니까... 그런데 요즘은 좀 달라졌다고 한다. 뭐 되고 싶냐고 남자 청소년들에게 물으면, 대세는 ‘기획사 대표’란다. 그 이유가 재밌다. 많은 여배우들을 ‘거느릴 수 있어서’란다.

영화 제작자와 여배우의 관계

영화감독(혹은 영화제작자)와 여배우의 관계, 추측도 많고 소문도 많다. 스타덤에 올라서 부와 명성을 거머쥐려는 여배우와 그 여배우의 신분을 수직 상승 시켜줄 수도 있는 영화 제작자. 모종의‘거래’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최근에 배우들, 특히 거물급 배우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져서, 이제는 영화 제작자가 배우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기 힘들어졌고, 따라서 이들 간의 은밀한 관계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었다.

할리우드 성추문...30년간 무차별 성추행, 성폭행

그런데 우리의 이런 상식을 뒤흔드는 성 추문이 최근 폭로됐다. 그것도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에서다. 더구나 그 희생양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최정상 스타들이 포함된 것도 놀랍고 이런 일이 30년 넘게 지속됐다는 것은 더더욱 놀랍다.

1999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기네스 펠트로가 기뻐하고 있다. 그 옆에 와파안대소하고 있는 사람이 최근 할리우드 성추문의 주인공인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다.
기네스 펠트로 "호텔방에서 마사지 요구받아..온몸이 뻣뻣해지는 느낌"

1994년, 22살의 어린 여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스타덤에 오를 수있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영화 제작자 와인스타인이 영화 엠마의 여주인공으로 펠트로를 낙점한 것이다. 그 즈음 어느날 와인스타인이 면담을 하자며 호텔방으로 불러 가보니, 와인스타인은 마사지를 요구했다. 펠트로는 자신이 뻣뻣이 굳어가는 느낌이었다고 뉴욕타임스에 오랫동안 감추고 있던 속내를 털어놨다. 전문 마사지사도 아닌, 펠트로에게 마사지를 요구한 것은 모종의 신체적 접촉을 요구한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사실을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고백했더니, 피트는 화를 내면서 와인스타인을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안젤리나 졸리도 폭로 대열에 합류.."유혹받았지만 거절"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도 자신이 성적인 신체 접촉을 요구 받았다고 폭로했다. 졸리는 "와인스타인과는 나쁜 경험이 있다. 그가 호텔방에서 자신을 유혹했지만 거절했다. 그 이후 와인스타인과는 영화 작업을 하지 않았고 다른 여배우들에게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은 영화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여배우와 여배우 지망생, 모델, 회사 여직원들에게 무차별 성추행, 성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려 30년 동안 이어지면서 피해자가 늘어나자, 최근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여기에 추가 폭로자들이 계속 나타나고 최근엔 성추행 녹음파일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는 모양새다.

힐러리 클린턴, "와인스타인 성추문, 몸서리 쳐져 "

와인스타인은 미 민주당에 꾸준히 기부해 온 큰 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에게서 기부금을 받은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몸서리가 처진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와인스타인의 부인은 남편의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으로 여성들이 시달렸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찢어진다며, 남편 곁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희대의 할리우드 성추문의 주인공 곁에 이제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듯이 보인다.

그럼에도 성 추문은 잊을만하면 고개를 든다. 지난해 폭스뉴스 회장이 성 관계 요구 파문으로 사퇴한 데 이어서, 올해는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가 같은 이유로 도중하차했다. 부와 명성, 파워, 그리고 섹스의 교차 방정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가라는 자조 섞인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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