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위암 수술 성공률…병원 크기 상관없다”

입력 2018.03.23 (08:48) 수정 2018.03.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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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암 발생 1위인 위암 수술 환자들을 보면 서울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한데요.

대형병원이 수술을 잘한다는 선입견 때문인데, 실제 수술 결과를 분석해 보니 작은 병원도 수술 실력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한테 위암 수술 어디가 잘하는지 물어보는 사람 많을 것 같아요.

[리포트]

[기자]
네,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도 잘 모르는데요.

정말 수술을 잘하는지는 동료의사와 수술 받은 환자들이 가장 잘 알겠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서울 대형병원들이 수술 잘 할 거라고 생각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인터넷을 검색해서 명의를 찾아보면, 대부분 서울 빅5라 불리는 대형 병원 소속 교수들만 검색돼 미디어가 이런 선입견을 부채질합니다.

실제는 어떨까? 취재를 위해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50대 남성을 만났는데요.

이 지역 대학병원에서 위암을 진단받았지만, 정작 수술을 어디서 받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안정남/경기도 의정부시 : "제가 여기서 살고 있지만 다른 분들도 말씀하시기를 좀 이왕이면 근교에 좋은 병원 많은데 뭐 꼭 여기서 해야 되나 이런 식으로 많이 말했습니다."]

전국에서 한해 2만 9천여 명이 위암을 진단받는데요.

수술만큼은 서울의 초대형병원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은 심각합니다.

일례로 서울의 한 초대형병원은 위암 수술을 한해 천 여 건 넘게 하는 반면, 지방의 여느 대학병원은 백 건 미만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병원규모에 따라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결과가 달라지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겉으로 드러난 병원 모습만 보고 위암 수술 실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지, 여러 병원 외과선생님들이 모여 결과를 비교해봤는데요.

가톨릭의대·아주의대·한양의대·서울의대 공동연구팀이 각 대학병원에서 2~3년 동안 비슷한 수련을 받은 위암 수술 전문의 6명을 선별했습니다.

그다음 이들이 속한 병원 규모에 따라 1년에 위암 수술을 100건 이상 하는 큰 병원과 100건 미만인 작은 병원을 나눠 위암 환자 284명의 수술결과를 비교·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는데요.

수술 회복 지표인 미음이나 죽을 먹기 시작한 날짜는 양쪽 다 평균 5일로 같았고요.

한 달 뒤 수술합병증을 평가해보니 각각 8%, 9%로 비슷하게 발생했습니다.

수술합병증으로 사망한 사람도 전혀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단기적으로 본 수술결과에서 이렇게 양쪽 차이가 없다면 위암 재발률이나 생존율도 그에 비례해서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암의 경우 서울의 큰 대학병원이든 지방의 작은 대학병원이든 규모와 무관하게 수술 실력이 비슷하다는 뜻입니다.

[앵커]
어떻게 실력이 비슷하게 나오는가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기자]
위암수술을 잘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수술에 필요한 장비라든지 기구가 잘 지원돼야겠죠.

또, 의료진의 팀워크도 좋아야 하고요.

이런 측면에선 국내 대부분 대학병원은 수준이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남는 건 수술자의 경험친데요.

이게 비슷해야 설명이 가능합니다.

전국적으로 위암 환자가 워낙 많이 발생하다보니, 위암 전문의들의 수술참여 기회가 엇비슷하게 많다는 점입니다.

또,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많이 경험한 외과 전문의들이 지방병원으로 퍼져나가는 '탈서울' 경향이 수술 실력을 상향 평준화시켰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위암치료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진료지침이나 수술기법들이 표준화된데다, 전국 위암 전문가들이 실제 수술비디오를 공유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기 때문에 환자들도 동일한 수술결과를 얻게 된다는 겁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이한홍/서울성모병원 외과 : "국내는 이제 어느 병원을 가나 저희는 국내에서는 위암치료는 세계적으로 달리고 있기 때문에 큰 병원을 가시든지 아니면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 아니면 서울 인근에 있는 중소대학병원을 가셔도 똑같은 서울에 있는 큰 병원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저희가 알려드리기 위해서..."]

[앵커]
그렇다면 가까운 병원을 택할 때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의사의 경험, 경력이 중요한데요.

병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집도의의 경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립대병원이나 대학병원 급에서 위암 수술 분야를 2~3년 수련 받고 집도했다면 신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서울 대형병원만 믿고 위암 수술을 한두 달 씩 기다리기 보다는 가까운 중소대학병원을 선택해 신속히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위암 치료는 수술만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항암치료를 받는 등 최소 5년 이상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연고지를 떠나 무조건 서울 큰 병원을 찾는 게 좋은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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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위암 수술 성공률…병원 크기 상관없다”
    • 입력 2018-03-23 08:54:53
    • 수정2018-03-23 0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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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암 발생 1위인 위암 수술 환자들을 보면 서울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한데요.

대형병원이 수술을 잘한다는 선입견 때문인데, 실제 수술 결과를 분석해 보니 작은 병원도 수술 실력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한테 위암 수술 어디가 잘하는지 물어보는 사람 많을 것 같아요.

[리포트]

[기자]
네,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도 잘 모르는데요.

정말 수술을 잘하는지는 동료의사와 수술 받은 환자들이 가장 잘 알겠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서울 대형병원들이 수술 잘 할 거라고 생각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인터넷을 검색해서 명의를 찾아보면, 대부분 서울 빅5라 불리는 대형 병원 소속 교수들만 검색돼 미디어가 이런 선입견을 부채질합니다.

실제는 어떨까? 취재를 위해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50대 남성을 만났는데요.

이 지역 대학병원에서 위암을 진단받았지만, 정작 수술을 어디서 받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안정남/경기도 의정부시 : "제가 여기서 살고 있지만 다른 분들도 말씀하시기를 좀 이왕이면 근교에 좋은 병원 많은데 뭐 꼭 여기서 해야 되나 이런 식으로 많이 말했습니다."]

전국에서 한해 2만 9천여 명이 위암을 진단받는데요.

수술만큼은 서울의 초대형병원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은 심각합니다.

일례로 서울의 한 초대형병원은 위암 수술을 한해 천 여 건 넘게 하는 반면, 지방의 여느 대학병원은 백 건 미만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병원규모에 따라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결과가 달라지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겉으로 드러난 병원 모습만 보고 위암 수술 실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지, 여러 병원 외과선생님들이 모여 결과를 비교해봤는데요.

가톨릭의대·아주의대·한양의대·서울의대 공동연구팀이 각 대학병원에서 2~3년 동안 비슷한 수련을 받은 위암 수술 전문의 6명을 선별했습니다.

그다음 이들이 속한 병원 규모에 따라 1년에 위암 수술을 100건 이상 하는 큰 병원과 100건 미만인 작은 병원을 나눠 위암 환자 284명의 수술결과를 비교·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는데요.

수술 회복 지표인 미음이나 죽을 먹기 시작한 날짜는 양쪽 다 평균 5일로 같았고요.

한 달 뒤 수술합병증을 평가해보니 각각 8%, 9%로 비슷하게 발생했습니다.

수술합병증으로 사망한 사람도 전혀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단기적으로 본 수술결과에서 이렇게 양쪽 차이가 없다면 위암 재발률이나 생존율도 그에 비례해서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암의 경우 서울의 큰 대학병원이든 지방의 작은 대학병원이든 규모와 무관하게 수술 실력이 비슷하다는 뜻입니다.

[앵커]
어떻게 실력이 비슷하게 나오는가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기자]
위암수술을 잘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수술에 필요한 장비라든지 기구가 잘 지원돼야겠죠.

또, 의료진의 팀워크도 좋아야 하고요.

이런 측면에선 국내 대부분 대학병원은 수준이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남는 건 수술자의 경험친데요.

이게 비슷해야 설명이 가능합니다.

전국적으로 위암 환자가 워낙 많이 발생하다보니, 위암 전문의들의 수술참여 기회가 엇비슷하게 많다는 점입니다.

또,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많이 경험한 외과 전문의들이 지방병원으로 퍼져나가는 '탈서울' 경향이 수술 실력을 상향 평준화시켰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위암치료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진료지침이나 수술기법들이 표준화된데다, 전국 위암 전문가들이 실제 수술비디오를 공유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기 때문에 환자들도 동일한 수술결과를 얻게 된다는 겁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죠.

[이한홍/서울성모병원 외과 : "국내는 이제 어느 병원을 가나 저희는 국내에서는 위암치료는 세계적으로 달리고 있기 때문에 큰 병원을 가시든지 아니면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 아니면 서울 인근에 있는 중소대학병원을 가셔도 똑같은 서울에 있는 큰 병원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저희가 알려드리기 위해서..."]

[앵커]
그렇다면 가까운 병원을 택할 때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의사의 경험, 경력이 중요한데요.

병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집도의의 경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립대병원이나 대학병원 급에서 위암 수술 분야를 2~3년 수련 받고 집도했다면 신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서울 대형병원만 믿고 위암 수술을 한두 달 씩 기다리기 보다는 가까운 중소대학병원을 선택해 신속히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위암 치료는 수술만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항암치료를 받는 등 최소 5년 이상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연고지를 떠나 무조건 서울 큰 병원을 찾는 게 좋은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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