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안철수 ‘서울개벽프로젝트’ 사업성 논란…사실은?

입력 2018.06.08 (20:28) 수정 2018.06.0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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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팩트체크 해 보시면 될 것 아닙니까?"

7일 열린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서울개벽프로젝트' 공약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하자 안 후보가 한 말이다.


'서울개벽프로젝트'는 서울 시내 국철 지상구간 57㎞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대규모 녹지와 4차산업 클러스터 등을 조성한다는 안 후보의 핵심 공약이다.

안 후보는 "통상적인 지하철 건설비용인 1㎞당 1,000억 원을 적용하면 약 7~8조 원이 소요되고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도 1.3~1.6으로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박원순 후보는 "2013년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01, 0.02밖에 안 된다. 이게 1이 돼야 중앙정부 설득하고 다 할 수 있는데"라며 "서현기술단이라는 곳에서 국철 1호선을 계산해보니까 1㎞당 비용이 3,400억 원 드는 걸로 나온다"고 반박했다.

누구 말이 사실일까?

팩트체크 (1) 박원순, "비용 대비 편익 0.01,0.02밖에 안돼"? … 시나리오 중 최소치 인용한 것

박 후보가 말한 "2013년 서울시 조사"의 원자료는 「철도 및 주변지역 도시재생 전략계획」이다. 서울시는 지상철도를 지하화할 경우 발생하는 편익을 4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경제성을 분석했다.

이 중 안철수 후보의 '서울개벽프로젝트'에 가장 가까운 시나리오는, 4번, '기존교통편익+공원확보+환경개선+세수증대'이다.


시나리오4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0.161, 그러나 박 후보는 7일 토론회에서 "2013년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01, 0.02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사대로라면 "경제성 없음"이라는 결론은 동일하지만 0.161과 박 후보가 언급한 0.01~0.02는 큰 차이다.

경제성 분석 표를 통해 추정컨대, 지상철도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아무 것도 조성하지 않을 경우의 B/C인 0.022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말을 잘못하셨다"고 밝혔다.

팩트체크 (2) 안철수 "B/C 1.3~1.6" 근거는?국철 구간 아닌 수색~서울~광명 구간 추정치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최대 0.161에 불과한데, 안철수 후보는 "B/C가 1.3~1.6"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시 수치의 10배다.

안 후보는 7일 토론회에서는 "서울시 전직 고위 공무원들, 그리고 또 건설 계통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았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안 후보는 8일 한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수익성을 계산해보면 (B/C가) 1.3에서 1.6 정도 나온다는 보고서들이 많다"며 "1이상이면 수익성 있고 사업성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안 후보 측이 8일 KBS 팩트체크팀에 제시한 근거는 '수색~서울~광명간 고속철도 전용선' B/C 1.2와 '수색~시흥·수서~평택 철도망' 개선시 B/C 1.6이었다. 안 후보 공약인 '국철 57㎞ 지하화'와 직접 관련된 B/C자료는 내놓지 못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해당 용역자체가 대규모이고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존 다른 보고서를 기준으로 B/C를 추정했다"고 밝혔다.

자료는 똑같은데 사업비 차이는 5조원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후보와 '서울개벽프로젝트'의 경제성 논쟁을 벌이며 "그 보고서 보고 계시고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만..."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언급한 자료는 안양의 '서현기술단'이라는 곳에서 작성한 「경부선(서울역~당정역) 지하화 기본구상용역」보고서이다.


안 후보와 박 후보 모두 이 자료에서 소요 비용을 인용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적용공사비'(8조 9천338억 원)라는 항목을 근거로 공사비가 7~8조 원 든다는 것이고, 박원순 후보는 '총투자비'라는 항목으로 계산해 13조 6천 540억 원이라는 소요 재원을 책정한 것이다. 같은 자료를 놓고도 두 후보 간에 5조 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적용공사비'는 재료비와 인건비, 장비대여비 등 공사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말하고 '총투자비'는 이런 공사 비용에다 사업자 이윤과 금융비용, 용지보상비 등 부대 비용을 모두 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팩트검증결과

박원순 후보가 안철수 후보의 '서울개벽프로젝트' 공약과 관련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01,0.02밖에 안 된다"고 한 것은, 안 후보의 구상과 가장 거리가 먼 시나리오에 기반한 최소값 0.022를 인용(도시재생전략계획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안 후보가 "0.01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게 맞는 지는 살펴보면 되는 것이겠죠"라고 반박한 셈이다.

안철수 후보 역시 "(B/C가) 1.3에서 1.6 정도 나온다는 보고서들이 많다"며 사업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국철 57㎞ 지하화'에 대한 직접적 경제성 분석이 아닌 다소 성격이 다른 기존 사업들의 B/C 결과를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안철수 후보와 박원순 후보는 같은 자료를 갖고도 서로 유리한 부분을 발췌해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했다.두 후보가 서울시내 국철 구간 지하화 사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6월부터 서울시내 국철 지하화와 관련해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여러 용역 사업들을 중단시키고 주도권을 갖고 해당 사업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워낙 규모가 큰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라 지자체장 규모에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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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 안철수 ‘서울개벽프로젝트’ 사업성 논란…사실은?
    • 입력 2018-06-08 20:28:10
    • 수정2018-06-08 20: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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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 팩트체크 해 보시면 될 것 아닙니까?" 7일 열린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서울개벽프로젝트' 공약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하자 안 후보가 한 말이다. '서울개벽프로젝트'는 서울 시내 국철 지상구간 57㎞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대규모 녹지와 4차산업 클러스터 등을 조성한다는 안 후보의 핵심 공약이다. 안 후보는 "통상적인 지하철 건설비용인 1㎞당 1,000억 원을 적용하면 약 7~8조 원이 소요되고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도 1.3~1.6으로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박원순 후보는 "2013년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01, 0.02밖에 안 된다. 이게 1이 돼야 중앙정부 설득하고 다 할 수 있는데"라며 "서현기술단이라는 곳에서 국철 1호선을 계산해보니까 1㎞당 비용이 3,400억 원 드는 걸로 나온다"고 반박했다. 누구 말이 사실일까? 팩트체크 (1) 박원순, "비용 대비 편익 0.01,0.02밖에 안돼"? … 시나리오 중 최소치 인용한 것 박 후보가 말한 "2013년 서울시 조사"의 원자료는 「철도 및 주변지역 도시재생 전략계획」이다. 서울시는 지상철도를 지하화할 경우 발생하는 편익을 4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경제성을 분석했다. 이 중 안철수 후보의 '서울개벽프로젝트'에 가장 가까운 시나리오는, 4번, '기존교통편익+공원확보+환경개선+세수증대'이다. 시나리오4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0.161, 그러나 박 후보는 7일 토론회에서 "2013년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01, 0.02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사대로라면 "경제성 없음"이라는 결론은 동일하지만 0.161과 박 후보가 언급한 0.01~0.02는 큰 차이다. 경제성 분석 표를 통해 추정컨대, 지상철도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아무 것도 조성하지 않을 경우의 B/C인 0.022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말을 잘못하셨다"고 밝혔다. 팩트체크 (2) 안철수 "B/C 1.3~1.6" 근거는?국철 구간 아닌 수색~서울~광명 구간 추정치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최대 0.161에 불과한데, 안철수 후보는 "B/C가 1.3~1.6"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시 수치의 10배다. 안 후보는 7일 토론회에서는 "서울시 전직 고위 공무원들, 그리고 또 건설 계통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았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안 후보는 8일 한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수익성을 계산해보면 (B/C가) 1.3에서 1.6 정도 나온다는 보고서들이 많다"며 "1이상이면 수익성 있고 사업성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안 후보 측이 8일 KBS 팩트체크팀에 제시한 근거는 '수색~서울~광명간 고속철도 전용선' B/C 1.2와 '수색~시흥·수서~평택 철도망' 개선시 B/C 1.6이었다. 안 후보 공약인 '국철 57㎞ 지하화'와 직접 관련된 B/C자료는 내놓지 못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해당 용역자체가 대규모이고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존 다른 보고서를 기준으로 B/C를 추정했다"고 밝혔다. 자료는 똑같은데 사업비 차이는 5조원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후보와 '서울개벽프로젝트'의 경제성 논쟁을 벌이며 "그 보고서 보고 계시고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만..."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언급한 자료는 안양의 '서현기술단'이라는 곳에서 작성한 「경부선(서울역~당정역) 지하화 기본구상용역」보고서이다. 안 후보와 박 후보 모두 이 자료에서 소요 비용을 인용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적용공사비'(8조 9천338억 원)라는 항목을 근거로 공사비가 7~8조 원 든다는 것이고, 박원순 후보는 '총투자비'라는 항목으로 계산해 13조 6천 540억 원이라는 소요 재원을 책정한 것이다. 같은 자료를 놓고도 두 후보 간에 5조 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적용공사비'는 재료비와 인건비, 장비대여비 등 공사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말하고 '총투자비'는 이런 공사 비용에다 사업자 이윤과 금융비용, 용지보상비 등 부대 비용을 모두 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팩트검증결과 박원순 후보가 안철수 후보의 '서울개벽프로젝트' 공약과 관련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01,0.02밖에 안 된다"고 한 것은, 안 후보의 구상과 가장 거리가 먼 시나리오에 기반한 최소값 0.022를 인용(도시재생전략계획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안 후보가 "0.01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게 맞는 지는 살펴보면 되는 것이겠죠"라고 반박한 셈이다. 안철수 후보 역시 "(B/C가) 1.3에서 1.6 정도 나온다는 보고서들이 많다"며 사업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국철 57㎞ 지하화'에 대한 직접적 경제성 분석이 아닌 다소 성격이 다른 기존 사업들의 B/C 결과를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안철수 후보와 박원순 후보는 같은 자료를 갖고도 서로 유리한 부분을 발췌해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했다.두 후보가 서울시내 국철 구간 지하화 사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6월부터 서울시내 국철 지하화와 관련해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여러 용역 사업들을 중단시키고 주도권을 갖고 해당 사업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워낙 규모가 큰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라 지자체장 규모에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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