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뉴스 세곡동의 민심, 강남구청장을 바꾸다

입력 2018.06.14 (11:23) 수정 2018.06.14 (11:24)

서울 강남구는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곳이다.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 계열의 당선은 매우 드물었다. 지방선거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1995년 지방선거 선거 부활 이래 모두 7차례 치러진 선거에서 강남구청장 자리는 보수 후보들의 '전유물'이었다.

'강남 아파트'로 상징하는 높은 자산과 뜨거운 교육열을 가진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형평성'을 추구하는 진보 세력보다는 '효율성'을 강조하는 보수 후보에게 높은 지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 강남구청장에 더불어민주당 정순균(66)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서울 25개 구 중 민주당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강남구에서 정 당선인은 자유한국당 장영철(62) 후보를 5%포인트 격차로 따돌리고 23년간 자유한국당이 독식한 강남구를 ‘접수’했다. (득표율 정순균 46.1%, 장영철 40.8%)


정 당선인은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 언론특보를 맡았고, 이후 국정홍보처장,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18∼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언론특보와 고문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노무현과 문재인의 남자’라고 소개하며 “청와대·여당과 통하는 힘 있는 여당 후보인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은 경제 관료 출신의 장영철 후보를 내세워 ‘수성’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지 못했다. 당 지지율이 낮은 데다 이 지역에서 2선을 했던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이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악재’가 겹쳤다.

부촌은 여전히 보수 후보 지지

개표 ‘뚜껑’을 열어보니 강남구에서 이른바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의 보수 후보 지지는 여전했다.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에서는 장영철 후보가 크게 앞섰다.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가 있는 도곡2동은 장 후보가 정순균 당선인을 2배가량 이겼다.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대치 1, 2동도 모두 자유한국당 후보가 더불어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대이변의 진앙지는 세곡동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 강남구의 ‘보수 후보 선호’ 분위기를 확 바꾼 지역은 어디일까. 바로 세곡동이다.

과거 세곡동 지역은 면적은 넓지만 많은 지역이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있어 한적한 농촌 모습을 지니고 있던 곳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부동산 안정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보금자리 주택을 조성했다. 이후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번 선거의 세곡동 유권자는 32, 279명으로 강남구 전체에서 가장 많은 동이었다. 이 곳에서 정 당선인이 장 후보보다 5,000표 이상을 더 받아 대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세곡동의 여당 지지세가 강한 것은 상대적으로 젊은 신혼부부들이 많이 사는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세곡동 일대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을 위해 교통 인프라 등의 신설이 거의 없이 급조한 대규모 택지 단지다. 이 때문에 교통과 학교 시설이 태 부족해 지역 민원이 많은 곳인데, 주민들은 지하철 신설 등 지역 현안을 위해서는 여당 구청장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곡1지구에 거주한다는 한 신혼부부는 "이 지역 주민 대부분이 교통문제와 학교 및 편의시설 부족의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이 지역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줄 수 있는 후보자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사진출처 : 연합뉴스)서울 강남구 세곡동 (사진출처 : 연합뉴스)

세곡동 이외에도 연립주택과 빌라가 많은 역삼 1동과 젊은 층이 많이 사는 논현 1동, 노후된 소형재건축단지가 많은 개포 4동에서도 정 당선인이 장 후보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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