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선 장학관 헛된 집념

입력 1993.04.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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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찬 앵커 :

세 딸을 모두 의과대학에 보내서 의사 일가의 꿈을 이루려던 의사 부부의 무모한 집념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하고 패가망신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자살을 기도했던 함기선씨, 그리고 그 부인 한숭혜씨, 과연 어떤 인물인지 이준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준삼 기자 :

나란히 의과대학을 나온 뒤 둘 다 의학박사 학위까지 얻은 함기선, 한승혜씨 부부의 지금까지의 인생은 적어도 남 보기엔 부러울 것이 없는 삶이었습니다.

함씨는 당시 고려대에 병합됐던 수도 의대를 나온 뒤 교수 생활을 거쳐 지난 84년 명동에 오인 성형외과를 개업하면서 특히 눈 쌍꺼풀 수술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해 많은 돈올 벌어들였습니다.

함씨는 이 돈을 주로 고향인 서산 등지에 부동산을 사들이는데 투자했고 지난 39년에는 학교법인 함주학원을 설립해 한서대학교를 세우고 그 동안 이사장직을 맡아 왔습니다.

최근 함씨는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는 등 교육 사업에 열정을 보였으나 자금난 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유행에 민감한 성형외과 분야에서도 점차 인기를 잃어 병원 운영마저도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주변 미용실 주인 :

3-4년 전이고 그럴때는 확실한 자기 특징 같은거 손님들이 더 잘 알고 제가 볼때 지명도 만큼은 손님이 많지는 않으셨던거 같애요.


이준삼 기자 :

남편과 같은 수도 의대를 나온 한숭혜씨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그 동안 별도의 개업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31년 카톨릭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얻는 등 남편과 함께 명성과 품위를 유지해 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독실한 불교 신도인 한씨가 많은 재산과 명성과는 달리 비교적 검소하고 겸손했다면서 그러한 부정한 면이 감춰져 있었는지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의 명성이 세 딸들에게 되물림 되길 원했던 의사 부부의 그릇된 욕심은 결국 남부럽지 않던 가정을 파탄에 빠뜨렸고 부정 가족이라는 영원한 멍에를 쓰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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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기선 장학관 헛된 집념
    • 입력 1993-04-19 21:00:00
    뉴스 9

유근찬 앵커 :

세 딸을 모두 의과대학에 보내서 의사 일가의 꿈을 이루려던 의사 부부의 무모한 집념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하고 패가망신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자살을 기도했던 함기선씨, 그리고 그 부인 한숭혜씨, 과연 어떤 인물인지 이준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준삼 기자 :

나란히 의과대학을 나온 뒤 둘 다 의학박사 학위까지 얻은 함기선, 한승혜씨 부부의 지금까지의 인생은 적어도 남 보기엔 부러울 것이 없는 삶이었습니다.

함씨는 당시 고려대에 병합됐던 수도 의대를 나온 뒤 교수 생활을 거쳐 지난 84년 명동에 오인 성형외과를 개업하면서 특히 눈 쌍꺼풀 수술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해 많은 돈올 벌어들였습니다.

함씨는 이 돈을 주로 고향인 서산 등지에 부동산을 사들이는데 투자했고 지난 39년에는 학교법인 함주학원을 설립해 한서대학교를 세우고 그 동안 이사장직을 맡아 왔습니다.

최근 함씨는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는 등 교육 사업에 열정을 보였으나 자금난 등의 어려움을 겪었고 유행에 민감한 성형외과 분야에서도 점차 인기를 잃어 병원 운영마저도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주변 미용실 주인 :

3-4년 전이고 그럴때는 확실한 자기 특징 같은거 손님들이 더 잘 알고 제가 볼때 지명도 만큼은 손님이 많지는 않으셨던거 같애요.


이준삼 기자 :

남편과 같은 수도 의대를 나온 한숭혜씨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그 동안 별도의 개업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31년 카톨릭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얻는 등 남편과 함께 명성과 품위를 유지해 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독실한 불교 신도인 한씨가 많은 재산과 명성과는 달리 비교적 검소하고 겸손했다면서 그러한 부정한 면이 감춰져 있었는지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의 명성이 세 딸들에게 되물림 되길 원했던 의사 부부의 그릇된 욕심은 결국 남부럽지 않던 가정을 파탄에 빠뜨렸고 부정 가족이라는 영원한 멍에를 쓰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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