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밭에 버린 폐아스팔트에 빠져 80대 할머니 사망

입력 1996.08.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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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포장하고 남은 아스팔트를 인근 밭에 몰래 버린 건설업자의 비양심 때문에 80대 할머니가 무더위로 끓어오르는 이 아스팔트 웅덩이에 빠져 숨지는 아주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산업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현장을 춘천방송총국의 조병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병관 기자 :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검산리를 지나는 국도변 겉보기에는 평범한 콩밭이지만 굴삭기로 파내자 폐아스팔트 기름덩어리가 엿처럼 끈적끈적하게 달려 나옵니다. 쓰다남은 아스팔트 기름은 물론 폐아스콘 덩어리 아스팔트를 끓이던 기름통까지 그대로 묻혀 있습니다. 전문처리업체에게 맡겼어야 할 특정 산업폐기물인데도 살짝 흙만 덮어 눈가림 했습니다. 땅속에 파묻혀있던 폐아스팔트가 무더위로 끓어올라 깊은 기름웅덩이가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19일 바로 이곳에 아들내 콩밭을 둘러보던 83살 김춘식 할머니가 빠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할머니가 숨진 웅덩이에서 폐아스팔트를 꺼내자 가로 세로 1.2미터 높이 75㎝의 이같은 웅덩이가 드러났습니다. 폐기물이 묻혀있는 밭 7백여평은 지난 93년까지 5년동안 춘천에서 양양 사이 56번 국도의 확 포장공사를 한 춘천 대양건설의 아스콘 공장이 있었습니다. 도로 공사가 끝나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원상복구해 주겠다던 계약조건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 :

콘크리 바닥 위에다가 그냥 자갈이나 콘크리 바닥위에다 흙을 한 20전 30전 밖에 안되는거 같애요 제가 보니까 그 정도 덮어가지고서는 곡식 뿌리가 땅에 뿌리를 못 박으니까 안되는 거죠.


⊙조병관 기자 :

폐아스팔트와 함께 양심까지 흙속에 파묻은 건설업자의 파렴치한 행위가 결국 한 생명까지 앗아갔습니다.


KBS 뉴스, 조병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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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근 밭에 버린 폐아스팔트에 빠져 80대 할머니 사망
    • 입력 1996-08-22 21:00:00
    뉴스 9

도로를 포장하고 남은 아스팔트를 인근 밭에 몰래 버린 건설업자의 비양심 때문에 80대 할머니가 무더위로 끓어오르는 이 아스팔트 웅덩이에 빠져 숨지는 아주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산업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현장을 춘천방송총국의 조병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병관 기자 :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검산리를 지나는 국도변 겉보기에는 평범한 콩밭이지만 굴삭기로 파내자 폐아스팔트 기름덩어리가 엿처럼 끈적끈적하게 달려 나옵니다. 쓰다남은 아스팔트 기름은 물론 폐아스콘 덩어리 아스팔트를 끓이던 기름통까지 그대로 묻혀 있습니다. 전문처리업체에게 맡겼어야 할 특정 산업폐기물인데도 살짝 흙만 덮어 눈가림 했습니다. 땅속에 파묻혀있던 폐아스팔트가 무더위로 끓어올라 깊은 기름웅덩이가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19일 바로 이곳에 아들내 콩밭을 둘러보던 83살 김춘식 할머니가 빠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할머니가 숨진 웅덩이에서 폐아스팔트를 꺼내자 가로 세로 1.2미터 높이 75㎝의 이같은 웅덩이가 드러났습니다. 폐기물이 묻혀있는 밭 7백여평은 지난 93년까지 5년동안 춘천에서 양양 사이 56번 국도의 확 포장공사를 한 춘천 대양건설의 아스콘 공장이 있었습니다. 도로 공사가 끝나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원상복구해 주겠다던 계약조건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 :

콘크리 바닥 위에다가 그냥 자갈이나 콘크리 바닥위에다 흙을 한 20전 30전 밖에 안되는거 같애요 제가 보니까 그 정도 덮어가지고서는 곡식 뿌리가 땅에 뿌리를 못 박으니까 안되는 거죠.


⊙조병관 기자 :

폐아스팔트와 함께 양심까지 흙속에 파묻은 건설업자의 파렴치한 행위가 결국 한 생명까지 앗아갔습니다.


KBS 뉴스, 조병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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