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줬는데, MB 원망스러워”…이팔성 비망록 공개

입력 2018.08.07 (20:00) 수정 2018.08.0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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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인사 청탁과 금품 수수 정황 등이 기록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검찰은 오늘(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올해 2월 22일 이 전 회장의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41페이지 분량의 비망록 사본을 제시했습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 등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보고 있는 자료입니다.

비망록에는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2008년 1월부터 그해 5월까지 이 전 회장이 인사 청탁을 위해 이 전 대통령 측 인사와 접촉하고 금품을 건넨 내용 등이 상세히 담겼습니다.

이 전 회장은 2월 23일에 "통의동 사무실에서 MB만남,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위원장, 산업B, 국회의원까지 얘기했고 긍정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음"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금융위원장과 산업은행총재, 국회의원 등의 자리가 언급됐다는 얘기입니다.

이 전 회장은 애초 기대와 달리 한국거래소이사장,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내정되지 않자 "MB가 원망스럽다.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하는지"라며 자신의 감정을 비망록에 적기도 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에 수 차례 들어가 이 전 대통령 등을 면담한 내용도 상세하게 메모로 남겼습니다. 검찰은 실제로 이 전 회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확인한 결과 메모 내용과 일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회장은 그해 3월 26일에는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일본 여행 중 사둔 화장품을 생일 선물로 보냈다고 기록했습니다. 검찰은 이또한 실제로 김윤옥 여사의 주민등록상 생일과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명 정장 디자이너를 삼청동 공관에 데려와 이 전 대통령에게 정장을 맞춰준 내용도 비망록에 담겼습니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의 인사청탁이 잘 이뤄지지 않자 "MB와 인연 끊고 다시 세상살이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괴롭다. 옷값만 얼마냐"고 적기도 했습니다.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따로 확보한 이 전 회장의 메모지에는 이 전 대통령의 맏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에게 모두 14억 5000만 원을 건넨 정황도 담겨 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이상주 변호사에게 금전 지원을 했음에도 자신의 인사 문제를 도와주지 않는다며 화를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비망록에서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없는 친구다. 소송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이다"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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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십억 줬는데, MB 원망스러워”…이팔성 비망록 공개
    • 입력 2018-08-07 20:00:47
    • 수정2018-08-07 20:06:05
    사회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인사 청탁과 금품 수수 정황 등이 기록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검찰은 오늘(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올해 2월 22일 이 전 회장의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41페이지 분량의 비망록 사본을 제시했습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 등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보고 있는 자료입니다.

비망록에는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2008년 1월부터 그해 5월까지 이 전 회장이 인사 청탁을 위해 이 전 대통령 측 인사와 접촉하고 금품을 건넨 내용 등이 상세히 담겼습니다.

이 전 회장은 2월 23일에 "통의동 사무실에서 MB만남,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위원장, 산업B, 국회의원까지 얘기했고 긍정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음"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금융위원장과 산업은행총재, 국회의원 등의 자리가 언급됐다는 얘기입니다.

이 전 회장은 애초 기대와 달리 한국거래소이사장,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내정되지 않자 "MB가 원망스럽다.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하는지"라며 자신의 감정을 비망록에 적기도 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에 수 차례 들어가 이 전 대통령 등을 면담한 내용도 상세하게 메모로 남겼습니다. 검찰은 실제로 이 전 회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확인한 결과 메모 내용과 일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회장은 그해 3월 26일에는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일본 여행 중 사둔 화장품을 생일 선물로 보냈다고 기록했습니다. 검찰은 이또한 실제로 김윤옥 여사의 주민등록상 생일과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명 정장 디자이너를 삼청동 공관에 데려와 이 전 대통령에게 정장을 맞춰준 내용도 비망록에 담겼습니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의 인사청탁이 잘 이뤄지지 않자 "MB와 인연 끊고 다시 세상살이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괴롭다. 옷값만 얼마냐"고 적기도 했습니다.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따로 확보한 이 전 회장의 메모지에는 이 전 대통령의 맏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에게 모두 14억 5000만 원을 건넨 정황도 담겨 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이상주 변호사에게 금전 지원을 했음에도 자신의 인사 문제를 도와주지 않는다며 화를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비망록에서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없는 친구다. 소송해서라도 내가 준 8억원 청구 소송할 것이다"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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