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북극 바다…올겨울 한파까지 몰고 오나?

입력 2018.08.17 (18:01) 수정 2018.08.1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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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유례없는 북반구 폭염과 함께 북극 바다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공개한 북극 해수면 온도 자료를 보면 붉게 보이는 지역이 예년보다 기온이 높은 지역이며, 4도에서 8도 이상 웃도는 곳도 보인다. 대기와 달리 해양은 비열이 커서 온도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년보다 이렇게 수온이 높다는 것은 엄청난 열에너지가 축적돼 있음을 뜻한다.

[연관기사][뉴스9] 얼음 녹는 북극 바다…“한반도에 이상 한파 올 수도”

올여름 북극 얼음 면적, 역대 최소 기록 깨나

북극의 고수온 현상 때문에 바다 얼음, 즉 해빙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녹아 사라지고 있다. 올해는 해빙의 급격한 감소가 평소보다 이른 봄부터 시작돼 5월에는 같은 시기 대비 역대 최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0년간 평균과 비교해도 굉장히 빠른 속도이며 지금은 역대 최대로 해빙이 녹았던 2012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연도별 북극 바다 얼음의 면적 (자료 : NSIDC, 미국 설빙자료센터)연도별 북극 바다 얼음의 면적 (자료 : NSIDC, 미국 설빙자료센터)

김백민 극지연구소 북극해빙예측사업단 책임연구원은 "해수면 온도 경향을 봤을 때 적어도 9~10월까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녹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2012년 수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스웨덴 등 북유럽 지역의 고온현상이 심해 그와 접해있는 북극의 카라-바렌츠 해의 얼음이 많이 녹아 사라진 것이 문제라고 김 박사는 지적했다. 이 지역의 해빙 면적은 한반도 겨울철 날씨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의 급격한 온난화가 북반구 이상기후 주범


북극의 얼음은 햇빛의 대부분을 반사한다. 그런데 얼음이 녹으면서 그 자리에 검푸른 바다가 그대로 드러나면 더 많은 열을 흡수해 수온이 높아지고 대기까지 그 에너지가 전달된다. 그 결과 비정상적인 기압 배치가 만들어지고 북극 상공을 도는 제트기류의 흐름이 변화하면서 북반구에 이상기후를 불러온다.

기후학자들은 북극에서 촉발된 에너지의 변화가 한반도를 포함된 중위도 지역의 날씨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이를 주시하고 있다. 올여름 한반도의 폭염이 올해 초부터 나타난 북극의 급작스런 변화 탓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9월까지 이어지는 북극의 여름까지의 변화는 한반도 날씨에 연관성이 매우 큰 것으로 밝혀져 있다. 카라-바렌츠 해의 해빙이 많이 녹으면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상공으로 전파돼 이 지역을 중심으로 공기가 정체하는 '우랄 블로킹' 현상이 생기고, 한반도에는 고기압과 저기압의 파동 형태로 한파가 밀려오기 때문에 기후학자들은 지금의 북극 상태를 어느 때보다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

북극 해빙 집중 조사 중인 '아라온 호'

강성호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강성호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현재 북극해에는 대한민국의 쇄빙선 '아라온 호'가 머물며 조사를 수행 중이다. 한반도 폭염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북극해의 환경 변화를 살피기 위해 7월 19일 인천항을 출발했다. 현재는 북위 80도 동시베리아 해역에 머물고 있는데 최근 얼음이 더 빠른 속도로 녹아 사라지고 있다고 현지의 강성호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했다. 예전 같으면 거대한 해빙 위에 헬기도 착륙시키고 캠핑도 하며 연구를 했지만, 지금은 얼음 두께가 얇아져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는 북극의 해빙, 특히 카라-바렌츠 해의 얼음이 9월을 넘어서도 계속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한반도에 이상기후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극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한기를 몰고 와 올겨울 이상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김백민 박사는 말했다.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한파라는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올 한해에 발생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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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펄 끓는 북극 바다…올겨울 한파까지 몰고 오나?
    • 입력 2018-08-17 18:01:10
    • 수정2018-08-17 22:11:25
    취재K
올여름 유례없는 북반구 폭염과 함께 북극 바다 역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공개한 북극 해수면 온도 자료를 보면 붉게 보이는 지역이 예년보다 기온이 높은 지역이며, 4도에서 8도 이상 웃도는 곳도 보인다. 대기와 달리 해양은 비열이 커서 온도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년보다 이렇게 수온이 높다는 것은 엄청난 열에너지가 축적돼 있음을 뜻한다.

[연관기사][뉴스9] 얼음 녹는 북극 바다…“한반도에 이상 한파 올 수도”

올여름 북극 얼음 면적, 역대 최소 기록 깨나

북극의 고수온 현상 때문에 바다 얼음, 즉 해빙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녹아 사라지고 있다. 올해는 해빙의 급격한 감소가 평소보다 이른 봄부터 시작돼 5월에는 같은 시기 대비 역대 최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0년간 평균과 비교해도 굉장히 빠른 속도이며 지금은 역대 최대로 해빙이 녹았던 2012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연도별 북극 바다 얼음의 면적 (자료 : NSIDC, 미국 설빙자료센터)
김백민 극지연구소 북극해빙예측사업단 책임연구원은 "해수면 온도 경향을 봤을 때 적어도 9~10월까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녹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2012년 수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스웨덴 등 북유럽 지역의 고온현상이 심해 그와 접해있는 북극의 카라-바렌츠 해의 얼음이 많이 녹아 사라진 것이 문제라고 김 박사는 지적했다. 이 지역의 해빙 면적은 한반도 겨울철 날씨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학계에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의 급격한 온난화가 북반구 이상기후 주범


북극의 얼음은 햇빛의 대부분을 반사한다. 그런데 얼음이 녹으면서 그 자리에 검푸른 바다가 그대로 드러나면 더 많은 열을 흡수해 수온이 높아지고 대기까지 그 에너지가 전달된다. 그 결과 비정상적인 기압 배치가 만들어지고 북극 상공을 도는 제트기류의 흐름이 변화하면서 북반구에 이상기후를 불러온다.

기후학자들은 북극에서 촉발된 에너지의 변화가 한반도를 포함된 중위도 지역의 날씨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이를 주시하고 있다. 올여름 한반도의 폭염이 올해 초부터 나타난 북극의 급작스런 변화 탓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9월까지 이어지는 북극의 여름까지의 변화는 한반도 날씨에 연관성이 매우 큰 것으로 밝혀져 있다. 카라-바렌츠 해의 해빙이 많이 녹으면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상공으로 전파돼 이 지역을 중심으로 공기가 정체하는 '우랄 블로킹' 현상이 생기고, 한반도에는 고기압과 저기압의 파동 형태로 한파가 밀려오기 때문에 기후학자들은 지금의 북극 상태를 어느 때보다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

북극 해빙 집중 조사 중인 '아라온 호'

강성호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현재 북극해에는 대한민국의 쇄빙선 '아라온 호'가 머물며 조사를 수행 중이다. 한반도 폭염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북극해의 환경 변화를 살피기 위해 7월 19일 인천항을 출발했다. 현재는 북위 80도 동시베리아 해역에 머물고 있는데 최근 얼음이 더 빠른 속도로 녹아 사라지고 있다고 현지의 강성호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했다. 예전 같으면 거대한 해빙 위에 헬기도 착륙시키고 캠핑도 하며 연구를 했지만, 지금은 얼음 두께가 얇아져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는 북극의 해빙, 특히 카라-바렌츠 해의 얼음이 9월을 넘어서도 계속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한반도에 이상기후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극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한기를 몰고 와 올겨울 이상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김백민 박사는 말했다.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한파라는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올 한해에 발생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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