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살해된 카슈끄지의 마지막 칼럼 “아랍에 가장 필요한 건 표현의 자유!”

입력 2018.10.18 (16: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살아오길 기다리며 보류한 칼럼 공개

사우디 유력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의 마지막 글이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현지시각) 자말 카슈끄지가 실종되기 직전에 쓴 칼럼을 공개했다. 그가 살아 돌아오길 바라며 보류한 칼럼이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국제 여론 편집을 담당하는 카렌 에티아는 "이 칼럼은 자말 카슈끄지가 실종 신고된 다음날 카슈끄지의 통역사와 조수로부터 받았다."라며 "카슈끄지가 돌아오면 출판하려고 보류했으나 이제 그가 살해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이제 마지막 글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편집자는 카슈끄지가 목숨을 바친 것은 분명 자유라고 강조했다.

"아랍세계에 가장 필요한 건 표현의 자유다!"


카슈끄지의 마지막 칼럼 내용의 핵심은 아랍사회 표현의 자유다.

그는 최근 프리덤하우스가 발간한 2018년 세계 자유 보고서를 보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적었다. 아랍 세계에 '자유'로 분류된 나라가 튀니지 한 곳이 뿐이라는 것이다. 요르단, 모로코, 쿠웨이트는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나라로 분류됐고, 나머지 다른 나라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슈끄지는 아랍사회는 왕실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고, 논의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대다수의 아랍인이 이 때문에 희생되고 있지만, 이 상황이 당장은 바뀔 것 같지 않아 슬프다고 전했다.

그는 아랍세계는 2011년 '아랍의 봄'이 진행되며 기자, 학자 등 대중들이 아랍 사회가 정부로부터 정보 간섭 및 검열 등에서 해방되기를 기대했지만, 기대는 무너졌고, 오히려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우디의 저명한 작가 살레 알셰히가 신문에 사우디 정부와 반대되는 칼럼을 실었다는 이유로 5년의 징역형을 살았다는 점을 예로 들며 비민주적인 사회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 결과, 아랍 정부는 정보 통제에 이어 세계 흐름과 정보를 알 수 있는 인터넷까지 적극적으로 차단했고, 언론탄압의 강도는 심각해졌다고 기술했다. 지역 기자들이 체포되고, 정부가 광고주에게 압력을 가해 특정 미디어에 광고하지 못하게 했다고 알렸다.

그는 특히, 세계 정보가 차단돼 아랍인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거론했다. 아랍인들이 아랍어로 워싱턴의 건설 프로젝트의 실제 비용을 폭로하는 기사를 읽는다면, 아랍사회에서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슈끄지는 칼럼 말미에 아랍인들은 여전히 독재정치와 가난, 열악한 교육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랍사회에도 냉전 사회에서 존재했던 '자유 유럽방송' 같은 독립적인 미디어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는 이 글이 마지막 칼럼이 되리라는 것을 직관이라도 한 듯, 그가 그동안 줄곧 외쳐온 아랍세계의 '자유'를 다시 한 번 염원했다.

아래 링크는 워싱턴포스트가 그동안 쓴 카슈끄지의 칼럼을 모아 게시한 곳이다.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global-opinions/wp/2018/10/06/read-jamal-khashoggis-columns-for-the-washington-post/?utm_term=.f5d343d405ac

"정직하고 용기 있는 기자"


카슈끄지의 지인들은 그가 자신의 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하기로 하기까지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전했다. 하지만 그를 아는 모든 사람은 "정직하고 용기 있는 기자"라고 평가했다.

진정한 언론인을 잃은 전 세계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랍 세계의 자유를 꿈꿔온 그의 헌신과 열정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돋보기] 살해된 카슈끄지의 마지막 칼럼 “아랍에 가장 필요한 건 표현의 자유!”
    • 입력 2018-10-18 16:41:17
    글로벌 돋보기
살아오길 기다리며 보류한 칼럼 공개

사우디 유력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의 마지막 글이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현지시각) 자말 카슈끄지가 실종되기 직전에 쓴 칼럼을 공개했다. 그가 살아 돌아오길 바라며 보류한 칼럼이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국제 여론 편집을 담당하는 카렌 에티아는 "이 칼럼은 자말 카슈끄지가 실종 신고된 다음날 카슈끄지의 통역사와 조수로부터 받았다."라며 "카슈끄지가 돌아오면 출판하려고 보류했으나 이제 그가 살해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이제 마지막 글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편집자는 카슈끄지가 목숨을 바친 것은 분명 자유라고 강조했다.

"아랍세계에 가장 필요한 건 표현의 자유다!"


카슈끄지의 마지막 칼럼 내용의 핵심은 아랍사회 표현의 자유다.

그는 최근 프리덤하우스가 발간한 2018년 세계 자유 보고서를 보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적었다. 아랍 세계에 '자유'로 분류된 나라가 튀니지 한 곳이 뿐이라는 것이다. 요르단, 모로코, 쿠웨이트는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나라로 분류됐고, 나머지 다른 나라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슈끄지는 아랍사회는 왕실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고, 논의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대다수의 아랍인이 이 때문에 희생되고 있지만, 이 상황이 당장은 바뀔 것 같지 않아 슬프다고 전했다.

그는 아랍세계는 2011년 '아랍의 봄'이 진행되며 기자, 학자 등 대중들이 아랍 사회가 정부로부터 정보 간섭 및 검열 등에서 해방되기를 기대했지만, 기대는 무너졌고, 오히려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우디의 저명한 작가 살레 알셰히가 신문에 사우디 정부와 반대되는 칼럼을 실었다는 이유로 5년의 징역형을 살았다는 점을 예로 들며 비민주적인 사회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 결과, 아랍 정부는 정보 통제에 이어 세계 흐름과 정보를 알 수 있는 인터넷까지 적극적으로 차단했고, 언론탄압의 강도는 심각해졌다고 기술했다. 지역 기자들이 체포되고, 정부가 광고주에게 압력을 가해 특정 미디어에 광고하지 못하게 했다고 알렸다.

그는 특히, 세계 정보가 차단돼 아랍인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거론했다. 아랍인들이 아랍어로 워싱턴의 건설 프로젝트의 실제 비용을 폭로하는 기사를 읽는다면, 아랍사회에서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슈끄지는 칼럼 말미에 아랍인들은 여전히 독재정치와 가난, 열악한 교육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아랍사회에도 냉전 사회에서 존재했던 '자유 유럽방송' 같은 독립적인 미디어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는 이 글이 마지막 칼럼이 되리라는 것을 직관이라도 한 듯, 그가 그동안 줄곧 외쳐온 아랍세계의 '자유'를 다시 한 번 염원했다.

아래 링크는 워싱턴포스트가 그동안 쓴 카슈끄지의 칼럼을 모아 게시한 곳이다.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global-opinions/wp/2018/10/06/read-jamal-khashoggis-columns-for-the-washington-post/?utm_term=.f5d343d405ac

"정직하고 용기 있는 기자"


카슈끄지의 지인들은 그가 자신의 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하기로 하기까지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전했다. 하지만 그를 아는 모든 사람은 "정직하고 용기 있는 기자"라고 평가했다.

진정한 언론인을 잃은 전 세계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랍 세계의 자유를 꿈꿔온 그의 헌신과 열정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