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부터 내라며 10시간 시신 방치…유족 두 번 울린 요양병원

입력 2018.12.12 (21:29) 수정 2018.12.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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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은 요양병원에서 지내다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이 많은데요.

한 요양병원에서 숨진 환자의 가족에게, 시신을 인도받으려면 진료비부터 정산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 병원측과 유족이 이 문제로 실랑이를 하는 10시간 동안, 시신은 일반 환자들과 같은 공간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요양병원에서 외삼촌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은 사광주씨.

병원에 도착한 서 씨에게 경비원은 쪽지를 내밀었습니다.

마지막 달 진료비라며 170여 만원이 적혀 있었습니다.

돈부터 내야 시신을 넘겨줄 수 있다는 겁니다.

[사광주/요양병원 사망 환자 유가족 : "냉동고 이런데에 보관할 수 있냐. 월요일에 오면. 그랬더니 이 아저씨가 없대요. '그러면 지금 그 시신이 어디 있는 거냐' 그랬더니 그냥 일반 병실에 같이 있다고."]

경찰까지 출동한 끝에 유족이 시신을 인도받은 시각은 저녁 9시쯤.

고인은 눈도 감지 못한 채 병실 한 구석에 10시간 넘게 누워 있었습니다.

[사광주/요양병원 사망 환자 유가족 : "다른 환자들의 보호자들이 알면 정말 얼마나 그럴까. 환자들은 또 얼마나 무섭고 황당했을까."]

요양병원 환자들의 경우, 조의금을 받아 병원비를 정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쪽지 영수증을 내밀며 돈부터 내라는 병원 측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사광주/요양병원 사망 환자 유가족 :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하는 게 아닌가...이런 병원인 줄 알았다면 절대로 여기다 모시지 않겠다..."]

병원 측은 주말이다보니 직원이 없어 비용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고인이 있던 곳은 '안치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안치실'은 병실 구석에 커튼을 친 게 전부였습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망했을 때 어떻게 처리를 하냐, 묻는다든지 그런 기록이라든지 그런 게 있을 텐데 (요양병원은) 그런 기준은 없어요."]

지난해 노인 요양병원이나 요양 시설에서 숨진 사람은 9만 7천여명.

전체 사망자 3명중 한명 꼴입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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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돈부터 내라며 10시간 시신 방치…유족 두 번 울린 요양병원
    • 입력 2018-12-12 21:32:06
    • 수정2018-12-13 10: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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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은 요양병원에서 지내다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이 많은데요.

한 요양병원에서 숨진 환자의 가족에게, 시신을 인도받으려면 진료비부터 정산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 병원측과 유족이 이 문제로 실랑이를 하는 10시간 동안, 시신은 일반 환자들과 같은 공간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요양병원에서 외삼촌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은 사광주씨.

병원에 도착한 서 씨에게 경비원은 쪽지를 내밀었습니다.

마지막 달 진료비라며 170여 만원이 적혀 있었습니다.

돈부터 내야 시신을 넘겨줄 수 있다는 겁니다.

[사광주/요양병원 사망 환자 유가족 : "냉동고 이런데에 보관할 수 있냐. 월요일에 오면. 그랬더니 이 아저씨가 없대요. '그러면 지금 그 시신이 어디 있는 거냐' 그랬더니 그냥 일반 병실에 같이 있다고."]

경찰까지 출동한 끝에 유족이 시신을 인도받은 시각은 저녁 9시쯤.

고인은 눈도 감지 못한 채 병실 한 구석에 10시간 넘게 누워 있었습니다.

[사광주/요양병원 사망 환자 유가족 : "다른 환자들의 보호자들이 알면 정말 얼마나 그럴까. 환자들은 또 얼마나 무섭고 황당했을까."]

요양병원 환자들의 경우, 조의금을 받아 병원비를 정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쪽지 영수증을 내밀며 돈부터 내라는 병원 측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사광주/요양병원 사망 환자 유가족 :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하는 게 아닌가...이런 병원인 줄 알았다면 절대로 여기다 모시지 않겠다..."]

병원 측은 주말이다보니 직원이 없어 비용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고인이 있던 곳은 '안치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안치실'은 병실 구석에 커튼을 친 게 전부였습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망했을 때 어떻게 처리를 하냐, 묻는다든지 그런 기록이라든지 그런 게 있을 텐데 (요양병원은) 그런 기준은 없어요."]

지난해 노인 요양병원이나 요양 시설에서 숨진 사람은 9만 7천여명.

전체 사망자 3명중 한명 꼴입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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