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운 경비원 ‘국회의원 행사’에 동원…갑질 논란

입력 2019.04.23 (06:47) 수정 2019.04.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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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의 한 아파트의 입주민 대표가 지역 국회의원 행사에 밤샘 근무를 마친 경비원들을 동원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정된 가족 모임 대신 행사장에 불려 나간 한 경비원의 사연은 가족의 호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최근 이 아파트 곳곳에 경비원에 대한 갑질을 고발하는 호소문이 내붙었습니다.

경비원의 자녀라고 밝힌 작성자는 아버지를 비롯한 경비원들이 쉬는 날 국회의원의 연설장에 불려나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지시를 거절할 수 없었던 아버지가 자식들이 마련한 가족 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며칠 전부터 국회의원 간담회인가 있다고 해서 할 일 없으면 참석해 달라고 반장님한테... (얘기를 들었어요)."]

실제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난 9일 오후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이 광주에서 연 주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24시간 근무를 마친 뒤 휴무에 들어간 8명 가운데 병원에 간 1명을 뺀 전원입니다.

김 의원의 친동생과 친구 사이인 입주민 대표가 경비반장을 통해 참석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경비 반장/음성변조 : "전화로 (입주민 대표에게서 요청을) 받았어요. 그런 행사가 있는데 특별한 일 없으면 협조 좀 해주십사(라고요)."]

이에 대해 입주민 대표는 경비원들에게 참석을 강제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부담을 준 것은 잘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입주민들마저 경비원들의 생존권을 쥐고 흔든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윤영대/아파트 주민 : "쉬는 날 아침에 교대해가지고 집에서 있다가 다시 호출하니까 나온거거든요. 대표적인 갑질이죠."]

김 의원 측은 경비원들에게 직접 참여를 요청한 적은 없으며 아파트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의원실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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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새운 경비원 ‘국회의원 행사’에 동원…갑질 논란
    • 입력 2019-04-23 06:47:54
    • 수정2019-04-23 07:11:13
    뉴스광장 1부
[앵커]

광주의 한 아파트의 입주민 대표가 지역 국회의원 행사에 밤샘 근무를 마친 경비원들을 동원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정된 가족 모임 대신 행사장에 불려 나간 한 경비원의 사연은 가족의 호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최근 이 아파트 곳곳에 경비원에 대한 갑질을 고발하는 호소문이 내붙었습니다.

경비원의 자녀라고 밝힌 작성자는 아버지를 비롯한 경비원들이 쉬는 날 국회의원의 연설장에 불려나갔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지시를 거절할 수 없었던 아버지가 자식들이 마련한 가족 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며칠 전부터 국회의원 간담회인가 있다고 해서 할 일 없으면 참석해 달라고 반장님한테... (얘기를 들었어요)."]

실제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난 9일 오후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이 광주에서 연 주민과의 대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24시간 근무를 마친 뒤 휴무에 들어간 8명 가운데 병원에 간 1명을 뺀 전원입니다.

김 의원의 친동생과 친구 사이인 입주민 대표가 경비반장을 통해 참석을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경비 반장/음성변조 : "전화로 (입주민 대표에게서 요청을) 받았어요. 그런 행사가 있는데 특별한 일 없으면 협조 좀 해주십사(라고요)."]

이에 대해 입주민 대표는 경비원들에게 참석을 강제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부담을 준 것은 잘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입주민들마저 경비원들의 생존권을 쥐고 흔든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윤영대/아파트 주민 : "쉬는 날 아침에 교대해가지고 집에서 있다가 다시 호출하니까 나온거거든요. 대표적인 갑질이죠."]

김 의원 측은 경비원들에게 직접 참여를 요청한 적은 없으며 아파트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의원실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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