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최순실 육성 공개에 ‘박근혜 사면’ 주장 멈칫

입력 2019.05.27 (10:42) 수정 2019.05.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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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취록 공개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복권 주장하던 세력 당혹해 하는 표정
- 취임사, 중국 국빈방문 때 최순실 ‘워딩’ 그대로 연설. “최, 감각 있더라” 농담까지
- 정호성은 ‘정과장’ 호칭, 박 前대통령에게는 “낫또 드세요” 무시. 일상적 권력관계
-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게 없다” 발언도 최순실 입에서 먼저 등장. 누가 대통령인지...
- 음성 공개에 정치적 이해타산 전혀 없어. 보도가치로만 판단했고 반응 뜨거워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5월 27일(월) 7:35~7:58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유지만 기자 (시사저널)



▷ 김경래 : 오늘 1부에서는 지난 17일에 처음 공개되어서 계속 뭐랄까요. 이게 화제가 됐다고 표현하기가 좀 서글픈 이야기인데 이게 들으신 분들은 다들 좀 황당하다, 좀 서글픈 느낌도 있어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이 정도였나? 이런 반응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시사저널에서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나눴던 대화 녹취 파일의 상당히 긴 분량을 전격적으로 공개했죠. 그동안 뭐 내용들은 사실 재판 과정에서 조금씩조금씩 나오기는 했었는데 이렇게 긴 녹취 파일이 원본 그대로 공개가 된 건 처음이었습니다. 덕분에 당시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어떤 관계였는지를 대략 우리가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음성을 공개한 시사저널 유지만 기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유지만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이 파일을. 그거부터 여쭤봐야겠네요. 기자니까 먼저 보도하기 전에 듣지 않았겠습니까? 그렇죠?

▶ 유지만 : 네, 네.

▷ 김경래 : 쭉 들어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 유지만 : 저희 시사저널에서 이거를 3개월 전쯤에 자료를 싹 입수한 다음에.

▷ 김경래 : 그랬어요?

▶ 유지만 : 분석 작업을 시작했는데 취재를 하던 중에 녹취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사실 놀라웠죠. 놀랍기는 했죠, 목소리가 담겨 있는 실제 녹취니까. 그런데 이제 두 번째는 아까도 말씀하신 거와 같이 좀 서글프더라고요. 많이 좀 슬펐습니다. 이게 뭐 보도 가치는 있어서 저희가 보도를 하기는 합니다만 굉장히 좀 슬픈 일이다라는 생각이 내내 떠나지는 않더라고요.

▷ 김경래 : 아마 독자나 인터넷 이용자들의 반응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유지만 : 네, 대부분 반응은 비슷하셨고요. 뭐 저희가 이메일 같은 것도 많이 받아봤는데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셨고 약간 다르다면 최근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복권을 주장하는 보수 세력.

▷ 김경래 : 있죠, 그런 목소리가.

▶ 유지만 : 그쪽에서는 좀 당혹해하시는 표정도 있었습니다.

▷ 김경래 : 그런 측면이 있겠네요.

▶ 유지만 : 최근에 특히 사면에 대한 요구가 조금씩 올라오는 상황이었거든요.

▷ 김경래 : 녹취록이 첫 번째 공개한 게 한 90분 분량이고요. 두 번째 공개한 게 한 30분 맞나요?

▶ 유지만 : 네, 30분 정도 됩니다.

▷ 김경래 : 그러면 합하면 2시간이라서 다 들려드리기는 그렇고 저희들이 주요 내용들을 일단 편집했는데 첫 번째는 가장 많이 회자가 됐던 게 취임사 부분이었어요. 취임사를 실제로 최순실 씨가 거의 다 주도해서 작성 지시를 내렸다 이런 내용인데 잠깐만 들어보고 이야기 나눠볼까요?


[녹취 파일]

▶ 최순실 : 이런 게 어떻게 취임사에 있다는 게 말이 돼요? 이거는 내가 보기에 이거는 하나도 써먹을 게 없는 것 같아. 경제 부흥 그다음에 두 번째 국민 행복, 세 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

▶ 박근혜 :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그리고 문화 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 최순실 : 나는 그 경제 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산업이라고 생각한다.

▶ 박근혜 : 창조 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습니다.

▶ 최순실 : 빌 게이츠같이 한 개인이 나라의 그 저기 그 경제에 대한 프리미엄을 굉장히 올렸듯이.

▶ 박근혜 : 이제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 김경래 : 이게 들어보면 이게 최순실 씨가 이야기한 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사를 지금 편집한 거예요, 제작진에서. 실제로 최순실 씨가 이거 누구한테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게?

▶ 유지만 : 지금 편집을 잘하셔서 비교가 잘되는데 사실 이게 5월 17일에 공개한 첫 번째 녹음 파일에 담겨 있는 건데요. 5월 17일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의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상황은 어떤 상황이냐 하면 최순실 씨,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정호성 비서관 3명이 배석을 해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고요. 당시 인수위원회에서 올라온 취임사 초안을 가지고 최순실 씨가 여기 담겨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 모든 건 다 쓸모가 없다, 이런 내용들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다라면서 그거를 뜯어고치는 내용이거든요. 정호성 비서관이 받아 적고 최순실 씨가 주로 지시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요. 들어서 아시겠지만 당시 취임사를 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세운 4대 국정기조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경제 부흥이었고 두 번째가 국민 행복, 세 번째가 문화 융성이고 네 번째가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었거든요. 그중에 정확히 여기서 두 가지가 등장을 합니다. 1번과 2번인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이 등장을 하고요. 그리고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산업이라는 단어도 그대로 등장을 하고 그다음에 빌게이츠를 비유한 한 개인이 나라를 먹여살린다는 취지의 내용도 등장을 하고요. 거의 뭐 그대로 반영됐다고 봐야겠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인수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들고 온 취임사가 마음에 안 든다 이러면서 최순실 씨가 이렇게 이렇게 해라라고 지시했는데 그게 실제로.

▶ 유지만 : 다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 김경래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읽었다, 그대로. 아니, 그런데 그거를 들으면 저는 그렇게 농담 삼아, 농반진반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니, 최순실 씨 가만 보니까 아니, 이거 무슨 전방위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 아니냐.

▶ 유지만 : 심지어 그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저희가 녹음 파일을 다 공개한 다음에 참 농담 같은 이야기이기는 한데 최순실 씨가 감각이 있더라 이런 평가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정무적인 감각이 이게 뭐 생각보다 굉장하더라라는 어떤 진짜 말씀하신 대로 농반진반인데.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이 자리는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었죠. 그렇죠? 취임사를 하기 전에 정호성 비서관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 사적으로 만난 자리였는데 어디인지는 파악됐나요?

▶ 유지만 : 어디인지 정확히는 파악되지는 않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 유지만 : 사적으로 3명만 만났고요. 정호성 비서관의 녹음 파일은 그러니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 안종범 수석의 업무 수첩 그다음에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와 함께 특검에서 3대 증거다라고 했던 파일이기도 합니다.

▷ 김경래 : 그렇군요.

▶ 유지만 : 그래서 당시에 검찰 내부에서 이 내용을 조금만 들으면 촛불이 횃불이 될 거다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거든요.

▷ 김경래 : 이 녹취가 어느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어떤 파괴력, 남들이 들을 때 어떤 식으로 들릴지에 대해서 또 다들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네요.

▶ 유지만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당시에, 그러니까 취임 전부터 최순실 씨가 국정에 이렇게 과도하게, 과도한 것도 아니죠. 왜냐하면 공식적으로 개입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개입을 하는 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뭐 다들 알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다음 음성 잠깐만 들어보죠. 이거 짧은 거니까 듣고 다시 이야기해볼까요?


[녹취 파일]

▶ 최순실 : 제가 보기에는 취임날에는 너무 잔잔한 이야기들보다 큰 틀을 이뤄 가지고 팍팍 꽂히는 이야기로 내가 이런 걸 어떻게 만들어가고 국민한테 어떻게 해야겠다는 그런 게 되게 굉장히 강한 메시지가 나가야지 이거는 지금 너무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 정 과장님, 이렇게 늘어지는 걸 취임사에는 한 줄도 넣지 마.

▶ 정호성 : 네.

▶ 최순실 : 그렇게 지금같이 깨알같이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야지 뭐 이렇게 립서비스 같은 말 있잖아, 응? 그런 걸 넣으면 안 된다고.


▷ 김경래 : 그러니까 취임사가 이런 형식적인 거 넣지 말고 뭔가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라. 말인즉슨 다 맞는 이야기네요, 또 들어보면.

▶ 유지만 : 네, 네,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제 중요한 건,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최순실 씨가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을 할까.

▶ 유지만 : 사실상 최순실 씨가 하는 걸 그대로 놔둡니다. 그러니까 뭐 사실 이 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건 박근혜 대통령, 당시 당선인이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본인의 철학과 본인의 의사가 담겨야 합니다, 취임사에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여기서 최순실 씨가 하는 이야기에 어떠한 반론도 제기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고요. 방금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정호성 비서관도 정 과장이라는 단어를 쓰거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왜 정 과장이라고 그래요?

▶ 유지만 : 그러니까 이게 그냥 통칭해 온 단어인 것 같아요.

▷ 김경래 : 그동안, 그동안 불렀던.

▶ 유지만 : 네, 맥락으로 봤을 때는.

▷ 김경래 : 처음 본 사이가 아니죠.

▶ 유지만 : 네, 그러니까 이 대화 자체, 그러니까 이 대화의 내용, 아주 세부적인 내용보다 이 대화의 분위기를 봤을 때는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가 하는 그런 행동이 이미 익숙해진 상태인 거고 정호성 비서관조차도 정 과장이라는 단어도 익숙하고 그리고 이 녹음을 한 이유도 당시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지시사항을 그대로 기억하기 위해 녹음을 했다는 취지로 정호성 비서관이 증언을 했거든요.

▷ 김경래 :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 유지만 :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죠. 그러니까 나름의 정성을 보인 거죠, 안종범 수석의 수첩처럼. 그런데 그랬다는 건 이미 이 모든 그쪽 사람들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익숙하다고밖에는 볼 수 없는 거겠죠.

▷ 김경래 : 정호성 비서관한테는 최순실 씨가 보면 굉장히 하대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뭐 회사에서 보면 임원이 말단 사원이라든가 한 대리나 과장 정도.

▶ 유지만 : 네, 그 정도로.

▷ 김경래 : 에게 지시하는 듯한 느낌이고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차마 하대는 안 하는데 좀 무시하는 느낌이 있어요.

▶ 유지만 : 그런 내용은 곳곳에 등장을 합니다, 사실.

▷ 김경래 : 그 이야기 잠깐만 들어볼까요?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뭔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면 뭐 이거나 먹고 있으세요 이런 느낌이었어요. 잠깐만 들어보죠.


[녹취 파일]

▶ 박근혜 : 이게, 이게 기왓장이, 기왓장이 이제 이게, 이것도 기와고 이것도 기와고 그래요. 그래서 좀 촌스러운 거죠. 상징적으로 만들어야지 너무 똑같이 하려고 그러니까 이상해졌잖아요.

▶ 최순실 : 나또 드세요.

▶ 박근혜 : 네?

▶ 최순실 : 나또, 나또.

▶ 박근혜 : 나또.


▷ 김경래 : 그런데 이게 지금 처음에 기왓장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야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 목소리죠?

▶ 유지만 : 맞습니다. 취임식을 준비하면서.

▷ 김경래 : 그런데 기왓장 이야기는 뭐예요, 그게?

▶ 유지만 : 거기에 기와를 상징화해서 쓰는 부분이 있는데 녹취를 보시면 중간에 그 취임식을 준비하는 김 팀장이라는 분에게 연결을 해서 취임식 재단을 어떻게 만들고 이런 부분들을 상의하는 내용이 잠깐 있는데요. 거기서 그 기와가 박근혜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이야기는 다른 녹취에서도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게 굉장히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단어들을 많이 써요. 좀 촌스럽다, 이상하다. 그렇게 명쾌하지 못하죠. 여기서도 마찬가지인데 이것도 기와고 이것도 기와고 좀 촌스럽고 상징적으로 만들어야지. 이게 뭐가 명확하지 않지 않습니까?

▷ 김경래 : 평상시에도 말투가 그랬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 유지만 : 네, 다른 녹취를 봐도 거기에서도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제 최순실 씨가 갑자기 난데없이 나또를 드세요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 김경래 : 나또가 일본에서 만드는 그 청국장 같은 거잖아요.

▶ 유지만 : 네, 그렇죠.

▷ 김경래 : 몸에 좋다고 많이 알려진. 그런데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먹으면서 들어라.

▶ 유지만 : 저희도 그렇게 받아들였고요. 사실 이게 기사에는 저희가 중요하게 담지는 않았는데.

▷ 김경래 : 이게 많이 화제가 됐어요.

▶ 유지만 : 네, 화제가 굉장히 되더라고요.

▷ 김경래 : 과일을 많이 드세요. 나또 드세요.

▶ 유지만 : 나또 드세요, 과일 드세요 뭐 이런.

▷ 김경래 : 저는 처음에 누가 저한테 나또 드세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뭔 소리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 조용히 해라 이런 뜻이더만요? 이게 보통 그렇게 많이 알려졌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어떤 기사에는 그렇게 표현이 되어 있었습니다. 영업사원이다. 최순실 씨가 기획을 하고 얼굴 마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5년 동안 혹은 그 이전부터 활동을 해 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뭐 일정 부분 좀 과장이 있지 않았냐라고 또 보통 사람들은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거를 보니까 또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유지만 : 저희도 이거를 들으면서 이제 거의 확신을 하게 된 게 이게 비선실세, 국정농단이라는 사건 이게 최순실 씨가 위험한 이유가 이분은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있지 않지 않습니까? 그래서 감시를 받을 수 없는 자리에서 최고 국정 운영자인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위험한 거거든요. 이 메커니즘을 아는 누군가가 만약에 외부에서 감시받지 않은 상태에서 최순실 씨의 마음을 살 수 있다면 본인의 이권을 마음껏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이 녹음 파일 그리고 뭐 지난주에 공개한 2차 녹음 파일도 마찬가지지만 최순실 씨가 사실상의 영향력을 매우 강하게 행사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가장 충격적인 부분 중에 하나는 이게 좀 길어서 이거는 듣지는 않을 텐데 그런 말을 최순실 씨가 합니다. 대통령, 뭔가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뭔가 일이, 정치가 잘 진행이 안 된다는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이게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라는 단어를 써요.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스스로 대통령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유지만 : 그러니까 사실상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혹은 국민을 볼모로 잡는다 이런 단어들을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로 재임 기간에도 많이 썼거든요. 국회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메시지를 많이 던졌는데 그 메시지가 사실상 최순실 씨 입에서 먼저 나왔던 게 녹음 파일에 좀 나오니까요. 예를 들면 지금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때도 합의해서 하라고 했는데 국민들에게 도움이 안 될 일만 하고 있다 이런 식의 워딩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많이 썼고 그게 신문에도 많이 인용이 됐던 코멘트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그 내용이 그대로 최순실 씨의 입에서 먼저 나오는 거죠,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 김경래 : 그러니까 실제로 지금 아까. 죄송합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건 취임식 직전에, 그러니까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했던 대화라면 두 번째 공개한 건 취임식 이후의 상황도 있는 거죠?

▶ 유지만 : 그러니까 두 번째 공개한 파일은 주로 취임 이후를 저희가 공개한 거고요. 나눠서 공개한 겁니다.

▷ 김경래 : 그러면 실제로 취임사뿐만 아니라 국정 대부분의, 물론 연설문 수정하고 이런 것들은 이미 다 나온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목소리로도 들어보니까 국정에 개입한 정황들이 뚜렷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네요.

▶ 유지만 : 그렇죠.

▷ 김경래 : 그 정황을 일단 대표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에 국빈 방문했을 때 있지 않습니까? 그때 칭화대에서 한 연설 굉장히 화제가 됐었어요. 중국 말로 이렇게 해서요. 이게 몇개국어를 하는 우리 대통령 이런 느낌으로 보도도 많이 됐고요. 그 대목, 최순실 씨와의 대화 잠깐만 들어볼까요?


[녹취 파일]

▶ 정호성 : 네, 선생님.

▶ 최순실 : 맨 마지막에도 중국어로 하나 해야 할 것 같은데요.

▶ 정호성 : 맨 마지막에요?

▶ 최순실 : 응.

▶ 정호성 : 그런데 이대로 가다가 갑자기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조금...

▶ 최순실 : 아니, 마지막으로 저기 중국과 한국의 미래를 끌고 갈 젊은이들이 앞으로 더 넓은 확대와 가까워진 나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기원한다 그러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끝내라고.

▶ 박근혜 : (통역) 앞으로도 여러분의 생각과 열정이 중국의 밝은 내일을 열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 김경래 : 너무 시키는 대로 그대로 했군요. 이번에 공개된 파일이 재판, 지금 최순실 씨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중이지 않습니까?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영향을 미칠까요? 어떻게 보세요.

▶ 유지만 : 이게 2017년에 1심 법정에서 한번 공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내용의 일부가.

▷ 김경래 : 일부 짧게짧게요.

▶ 유지만 : 네, 당시에는 법원이 증거로 채택을 했었고요. 그리고 서두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이게 국정농단 사태의 3대 증거 중에 하나다라고 특검이 자신 있게 내민 카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계속 이거는 뭐 어느 정도 인정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 김경래 : 일부에서는 아까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관련된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주장이. 그런 것도 그렇고 그래서 이 녹취 파일을 공개한 거에 정치적인 어떤 뭔가 음모, 배후가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쪽, 현 정부 지칭해서 시사저널 뒤에 뭐가 있지 않느냐라는 의심을 갖고 있는 쪽도 일부는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대해서 한말씀 하신다면요?

▶ 유지만 : 저희가 공개를 한 다음에 공식적인 루트는 아니지만 그쪽에서 많이 들은 내용인데요. 저희가 명확하게 이 출처가 어디다라고 말씀을 전혀 드릴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저희는 취재가 되어서 그 진위여부를 확인한 후에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보도했을 뿐이지 어떤 정치적인 세력이나 어떤 이해타산을 가지고 보도하지는 않습니다.

▷ 김경래 : 이게 그런데 약간 좀 뭐랄까요. 좀 서글픈 내용들이잖아요. 반응이 어떠리라고 예상하셨습니까, 처음에 공개할 때.

▶ 유지만 : 처음에는 이 국정농단의 아주 생생한 현장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취지로 시작을 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뜨거워서 저희도 좀 놀라기는 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요. 저도 이게 좀 지난 일이다, 이미 재판을 받고 있고 그래서 녹취록 자체가 사람들이 관심이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 유지만 : 네,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육성과 최순실 씨의 육성이 있고 세세 관계를 보면 그동안 특검이나 검찰 쪽에서 주장했던 것들이 사실로 확인되는 부분들이 이 녹취로 인해 사실로 확인되기 때문에 좀 더 놀라신 것 같아요, 많이.

▷ 김경래 : 놀란 건 그렇죠. 이게 뭐랄까요. 상상 속에서는 그래도 보도나 이런 부분들이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겠지 했는데 아, 진짜였구나 이런 건데 유지만 기자께서는 들으시면서 가장 뭐랄까요. 딱 처음 들었을 때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어떤 부분이었어요? 기억나는 부분. 야, 이거는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부분.

▶ 유지만 : 저는 정호성 비서관이 선생님, 선생님 하는 부분.

▷ 김경래 : 최순실 씨한테 호칭을요?

▶ 유지만 : 네, 호칭을 그렇게 하는 부분이.

▷ 김경래 : 선생님?

▶ 유지만 : 그러니까 내용들은 취임사에 관여했다 이런 것들은 의혹이 이미 제기된 부분들이라 이제 좀 자세한 내용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선생님이라고 불러왔구나, 최순실 씨는 선생님이었구나 이거를 들으면서 좀 놀라웠습니다.

▷ 김경래 : 저는 개인적으로는 최순실 씨가 저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부분들 있잖아요, 대통령 앞에서.

▶ 유지만 : 그 부분도 놀랐죠.

▷ 김경래 : 참 여러 가지 생각해 볼 지점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크고요.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시사저널 유지만 기자였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파일을 공개한 기자입니다. 고맙습니다.

▶ 유지만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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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최순실 육성 공개에 ‘박근혜 사면’ 주장 멈칫
    • 입력 2019-05-27 10:42:47
    • 수정2019-05-27 10:48:09
    최강시사
- 녹취록 공개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복권 주장하던 세력 당혹해 하는 표정
- 취임사, 중국 국빈방문 때 최순실 ‘워딩’ 그대로 연설. “최, 감각 있더라” 농담까지
- 정호성은 ‘정과장’ 호칭, 박 前대통령에게는 “낫또 드세요” 무시. 일상적 권력관계
-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게 없다” 발언도 최순실 입에서 먼저 등장. 누가 대통령인지...
- 음성 공개에 정치적 이해타산 전혀 없어. 보도가치로만 판단했고 반응 뜨거워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5월 27일(월) 7:35~7:58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유지만 기자 (시사저널)



▷ 김경래 : 오늘 1부에서는 지난 17일에 처음 공개되어서 계속 뭐랄까요. 이게 화제가 됐다고 표현하기가 좀 서글픈 이야기인데 이게 들으신 분들은 다들 좀 황당하다, 좀 서글픈 느낌도 있어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이 정도였나? 이런 반응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시사저널에서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등과 나눴던 대화 녹취 파일의 상당히 긴 분량을 전격적으로 공개했죠. 그동안 뭐 내용들은 사실 재판 과정에서 조금씩조금씩 나오기는 했었는데 이렇게 긴 녹취 파일이 원본 그대로 공개가 된 건 처음이었습니다. 덕분에 당시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어떤 관계였는지를 대략 우리가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음성을 공개한 시사저널 유지만 기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유지만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이 파일을. 그거부터 여쭤봐야겠네요. 기자니까 먼저 보도하기 전에 듣지 않았겠습니까? 그렇죠?

▶ 유지만 : 네, 네.

▷ 김경래 : 쭉 들어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 유지만 : 저희 시사저널에서 이거를 3개월 전쯤에 자료를 싹 입수한 다음에.

▷ 김경래 : 그랬어요?

▶ 유지만 : 분석 작업을 시작했는데 취재를 하던 중에 녹취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사실 놀라웠죠. 놀랍기는 했죠, 목소리가 담겨 있는 실제 녹취니까. 그런데 이제 두 번째는 아까도 말씀하신 거와 같이 좀 서글프더라고요. 많이 좀 슬펐습니다. 이게 뭐 보도 가치는 있어서 저희가 보도를 하기는 합니다만 굉장히 좀 슬픈 일이다라는 생각이 내내 떠나지는 않더라고요.

▷ 김경래 : 아마 독자나 인터넷 이용자들의 반응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유지만 : 네, 대부분 반응은 비슷하셨고요. 뭐 저희가 이메일 같은 것도 많이 받아봤는데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셨고 약간 다르다면 최근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복권을 주장하는 보수 세력.

▷ 김경래 : 있죠, 그런 목소리가.

▶ 유지만 : 그쪽에서는 좀 당혹해하시는 표정도 있었습니다.

▷ 김경래 : 그런 측면이 있겠네요.

▶ 유지만 : 최근에 특히 사면에 대한 요구가 조금씩 올라오는 상황이었거든요.

▷ 김경래 : 녹취록이 첫 번째 공개한 게 한 90분 분량이고요. 두 번째 공개한 게 한 30분 맞나요?

▶ 유지만 : 네, 30분 정도 됩니다.

▷ 김경래 : 그러면 합하면 2시간이라서 다 들려드리기는 그렇고 저희들이 주요 내용들을 일단 편집했는데 첫 번째는 가장 많이 회자가 됐던 게 취임사 부분이었어요. 취임사를 실제로 최순실 씨가 거의 다 주도해서 작성 지시를 내렸다 이런 내용인데 잠깐만 들어보고 이야기 나눠볼까요?


[녹취 파일]

▶ 최순실 : 이런 게 어떻게 취임사에 있다는 게 말이 돼요? 이거는 내가 보기에 이거는 하나도 써먹을 게 없는 것 같아. 경제 부흥 그다음에 두 번째 국민 행복, 세 번째 대한민국의 자긍심.

▶ 박근혜 :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그리고 문화 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 최순실 : 나는 그 경제 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를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산업이라고 생각한다.

▶ 박근혜 : 창조 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습니다.

▶ 최순실 : 빌 게이츠같이 한 개인이 나라의 그 저기 그 경제에 대한 프리미엄을 굉장히 올렸듯이.

▶ 박근혜 : 이제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 김경래 : 이게 들어보면 이게 최순실 씨가 이야기한 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사를 지금 편집한 거예요, 제작진에서. 실제로 최순실 씨가 이거 누구한테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게?

▶ 유지만 : 지금 편집을 잘하셔서 비교가 잘되는데 사실 이게 5월 17일에 공개한 첫 번째 녹음 파일에 담겨 있는 건데요. 5월 17일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의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상황은 어떤 상황이냐 하면 최순실 씨,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정호성 비서관 3명이 배석을 해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고요. 당시 인수위원회에서 올라온 취임사 초안을 가지고 최순실 씨가 여기 담겨 있지는 않습니다만 이 모든 건 다 쓸모가 없다, 이런 내용들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다라면서 그거를 뜯어고치는 내용이거든요. 정호성 비서관이 받아 적고 최순실 씨가 주로 지시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요. 들어서 아시겠지만 당시 취임사를 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세운 4대 국정기조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경제 부흥이었고 두 번째가 국민 행복, 세 번째가 문화 융성이고 네 번째가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었거든요. 그중에 정확히 여기서 두 가지가 등장을 합니다. 1번과 2번인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이 등장을 하고요. 그리고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IT산업이라는 단어도 그대로 등장을 하고 그다음에 빌게이츠를 비유한 한 개인이 나라를 먹여살린다는 취지의 내용도 등장을 하고요. 거의 뭐 그대로 반영됐다고 봐야겠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인수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들고 온 취임사가 마음에 안 든다 이러면서 최순실 씨가 이렇게 이렇게 해라라고 지시했는데 그게 실제로.

▶ 유지만 : 다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 김경래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읽었다, 그대로. 아니, 그런데 그거를 들으면 저는 그렇게 농담 삼아, 농반진반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니, 최순실 씨 가만 보니까 아니, 이거 무슨 전방위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 아니냐.

▶ 유지만 : 심지어 그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저희가 녹음 파일을 다 공개한 다음에 참 농담 같은 이야기이기는 한데 최순실 씨가 감각이 있더라 이런 평가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정무적인 감각이 이게 뭐 생각보다 굉장하더라라는 어떤 진짜 말씀하신 대로 농반진반인데.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죠? 이 자리는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었죠. 그렇죠? 취임사를 하기 전에 정호성 비서관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 사적으로 만난 자리였는데 어디인지는 파악됐나요?

▶ 유지만 : 어디인지 정확히는 파악되지는 않습니다.

▷ 김경래 : 그래요?

▶ 유지만 : 사적으로 3명만 만났고요. 정호성 비서관의 녹음 파일은 그러니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 안종범 수석의 업무 수첩 그다음에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와 함께 특검에서 3대 증거다라고 했던 파일이기도 합니다.

▷ 김경래 : 그렇군요.

▶ 유지만 : 그래서 당시에 검찰 내부에서 이 내용을 조금만 들으면 촛불이 횃불이 될 거다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거든요.

▷ 김경래 : 이 녹취가 어느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어떤 파괴력, 남들이 들을 때 어떤 식으로 들릴지에 대해서 또 다들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네요.

▶ 유지만 : 그렇습니다.

▷ 김경래 : 당시에, 그러니까 취임 전부터 최순실 씨가 국정에 이렇게 과도하게, 과도한 것도 아니죠. 왜냐하면 공식적으로 개입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개입을 하는 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뭐 다들 알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다음 음성 잠깐만 들어보죠. 이거 짧은 거니까 듣고 다시 이야기해볼까요?


[녹취 파일]

▶ 최순실 : 제가 보기에는 취임날에는 너무 잔잔한 이야기들보다 큰 틀을 이뤄 가지고 팍팍 꽂히는 이야기로 내가 이런 걸 어떻게 만들어가고 국민한테 어떻게 해야겠다는 그런 게 되게 굉장히 강한 메시지가 나가야지 이거는 지금 너무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 정 과장님, 이렇게 늘어지는 걸 취임사에는 한 줄도 넣지 마.

▶ 정호성 : 네.

▶ 최순실 : 그렇게 지금같이 깨알같이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야지 뭐 이렇게 립서비스 같은 말 있잖아, 응? 그런 걸 넣으면 안 된다고.


▷ 김경래 : 그러니까 취임사가 이런 형식적인 거 넣지 말고 뭔가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라. 말인즉슨 다 맞는 이야기네요, 또 들어보면.

▶ 유지만 : 네, 네,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제 중요한 건,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최순실 씨가 이렇게 이야기를 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을 할까.

▶ 유지만 : 사실상 최순실 씨가 하는 걸 그대로 놔둡니다. 그러니까 뭐 사실 이 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건 박근혜 대통령, 당시 당선인이었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본인의 철학과 본인의 의사가 담겨야 합니다, 취임사에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여기서 최순실 씨가 하는 이야기에 어떠한 반론도 제기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고요. 방금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정호성 비서관도 정 과장이라는 단어를 쓰거든요.

▷ 김경래 : 그러니까 왜 정 과장이라고 그래요?

▶ 유지만 : 그러니까 이게 그냥 통칭해 온 단어인 것 같아요.

▷ 김경래 : 그동안, 그동안 불렀던.

▶ 유지만 : 네, 맥락으로 봤을 때는.

▷ 김경래 : 처음 본 사이가 아니죠.

▶ 유지만 : 네, 그러니까 이 대화 자체, 그러니까 이 대화의 내용, 아주 세부적인 내용보다 이 대화의 분위기를 봤을 때는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가 하는 그런 행동이 이미 익숙해진 상태인 거고 정호성 비서관조차도 정 과장이라는 단어도 익숙하고 그리고 이 녹음을 한 이유도 당시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지시사항을 그대로 기억하기 위해 녹음을 했다는 취지로 정호성 비서관이 증언을 했거든요.

▷ 김경래 :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 유지만 :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죠. 그러니까 나름의 정성을 보인 거죠, 안종범 수석의 수첩처럼. 그런데 그랬다는 건 이미 이 모든 그쪽 사람들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익숙하다고밖에는 볼 수 없는 거겠죠.

▷ 김경래 : 정호성 비서관한테는 최순실 씨가 보면 굉장히 하대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뭐 회사에서 보면 임원이 말단 사원이라든가 한 대리나 과장 정도.

▶ 유지만 : 네, 그 정도로.

▷ 김경래 : 에게 지시하는 듯한 느낌이고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차마 하대는 안 하는데 좀 무시하는 느낌이 있어요.

▶ 유지만 : 그런 내용은 곳곳에 등장을 합니다, 사실.

▷ 김경래 : 그 이야기 잠깐만 들어볼까요?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뭔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면 뭐 이거나 먹고 있으세요 이런 느낌이었어요. 잠깐만 들어보죠.


[녹취 파일]

▶ 박근혜 : 이게, 이게 기왓장이, 기왓장이 이제 이게, 이것도 기와고 이것도 기와고 그래요. 그래서 좀 촌스러운 거죠. 상징적으로 만들어야지 너무 똑같이 하려고 그러니까 이상해졌잖아요.

▶ 최순실 : 나또 드세요.

▶ 박근혜 : 네?

▶ 최순실 : 나또, 나또.

▶ 박근혜 : 나또.


▷ 김경래 : 그런데 이게 지금 처음에 기왓장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야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 목소리죠?

▶ 유지만 : 맞습니다. 취임식을 준비하면서.

▷ 김경래 : 그런데 기왓장 이야기는 뭐예요, 그게?

▶ 유지만 : 거기에 기와를 상징화해서 쓰는 부분이 있는데 녹취를 보시면 중간에 그 취임식을 준비하는 김 팀장이라는 분에게 연결을 해서 취임식 재단을 어떻게 만들고 이런 부분들을 상의하는 내용이 잠깐 있는데요. 거기서 그 기와가 박근혜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이야기는 다른 녹취에서도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게 굉장히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단어들을 많이 써요. 좀 촌스럽다, 이상하다. 그렇게 명쾌하지 못하죠. 여기서도 마찬가지인데 이것도 기와고 이것도 기와고 좀 촌스럽고 상징적으로 만들어야지. 이게 뭐가 명확하지 않지 않습니까?

▷ 김경래 : 평상시에도 말투가 그랬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 유지만 : 네, 다른 녹취를 봐도 거기에서도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제 최순실 씨가 갑자기 난데없이 나또를 드세요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 김경래 : 나또가 일본에서 만드는 그 청국장 같은 거잖아요.

▶ 유지만 : 네, 그렇죠.

▷ 김경래 : 몸에 좋다고 많이 알려진. 그런데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먹으면서 들어라.

▶ 유지만 : 저희도 그렇게 받아들였고요. 사실 이게 기사에는 저희가 중요하게 담지는 않았는데.

▷ 김경래 : 이게 많이 화제가 됐어요.

▶ 유지만 : 네, 화제가 굉장히 되더라고요.

▷ 김경래 : 과일을 많이 드세요. 나또 드세요.

▶ 유지만 : 나또 드세요, 과일 드세요 뭐 이런.

▷ 김경래 : 저는 처음에 누가 저한테 나또 드세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뭔 소리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 조용히 해라 이런 뜻이더만요? 이게 보통 그렇게 많이 알려졌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어떤 기사에는 그렇게 표현이 되어 있었습니다. 영업사원이다. 최순실 씨가 기획을 하고 얼굴 마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5년 동안 혹은 그 이전부터 활동을 해 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뭐 일정 부분 좀 과장이 있지 않았냐라고 또 보통 사람들은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거를 보니까 또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유지만 : 저희도 이거를 들으면서 이제 거의 확신을 하게 된 게 이게 비선실세, 국정농단이라는 사건 이게 최순실 씨가 위험한 이유가 이분은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있지 않지 않습니까? 그래서 감시를 받을 수 없는 자리에서 최고 국정 운영자인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위험한 거거든요. 이 메커니즘을 아는 누군가가 만약에 외부에서 감시받지 않은 상태에서 최순실 씨의 마음을 살 수 있다면 본인의 이권을 마음껏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이 녹음 파일 그리고 뭐 지난주에 공개한 2차 녹음 파일도 마찬가지지만 최순실 씨가 사실상의 영향력을 매우 강하게 행사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김경래 : 가장 충격적인 부분 중에 하나는 이게 좀 길어서 이거는 듣지는 않을 텐데 그런 말을 최순실 씨가 합니다. 대통령, 뭔가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뭔가 일이, 정치가 잘 진행이 안 된다는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이게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라는 단어를 써요.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스스로 대통령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유지만 : 그러니까 사실상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혹은 국민을 볼모로 잡는다 이런 단어들을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로 재임 기간에도 많이 썼거든요. 국회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메시지를 많이 던졌는데 그 메시지가 사실상 최순실 씨 입에서 먼저 나왔던 게 녹음 파일에 좀 나오니까요. 예를 들면 지금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때도 합의해서 하라고 했는데 국민들에게 도움이 안 될 일만 하고 있다 이런 식의 워딩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많이 썼고 그게 신문에도 많이 인용이 됐던 코멘트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그 내용이 그대로 최순실 씨의 입에서 먼저 나오는 거죠,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 김경래 : 그러니까 실제로 지금 아까. 죄송합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건 취임식 직전에, 그러니까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했던 대화라면 두 번째 공개한 건 취임식 이후의 상황도 있는 거죠?

▶ 유지만 : 그러니까 두 번째 공개한 파일은 주로 취임 이후를 저희가 공개한 거고요. 나눠서 공개한 겁니다.

▷ 김경래 : 그러면 실제로 취임사뿐만 아니라 국정 대부분의, 물론 연설문 수정하고 이런 것들은 이미 다 나온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목소리로도 들어보니까 국정에 개입한 정황들이 뚜렷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네요.

▶ 유지만 : 그렇죠.

▷ 김경래 : 그 정황을 일단 대표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에 국빈 방문했을 때 있지 않습니까? 그때 칭화대에서 한 연설 굉장히 화제가 됐었어요. 중국 말로 이렇게 해서요. 이게 몇개국어를 하는 우리 대통령 이런 느낌으로 보도도 많이 됐고요. 그 대목, 최순실 씨와의 대화 잠깐만 들어볼까요?


[녹취 파일]

▶ 정호성 : 네, 선생님.

▶ 최순실 : 맨 마지막에도 중국어로 하나 해야 할 것 같은데요.

▶ 정호성 : 맨 마지막에요?

▶ 최순실 : 응.

▶ 정호성 : 그런데 이대로 가다가 갑자기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조금...

▶ 최순실 : 아니, 마지막으로 저기 중국과 한국의 미래를 끌고 갈 젊은이들이 앞으로 더 넓은 확대와 가까워진 나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기원한다 그러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끝내라고.

▶ 박근혜 : (통역) 앞으로도 여러분의 생각과 열정이 중국의 밝은 내일을 열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 김경래 : 너무 시키는 대로 그대로 했군요. 이번에 공개된 파일이 재판, 지금 최순실 씨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중이지 않습니까?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영향을 미칠까요? 어떻게 보세요.

▶ 유지만 : 이게 2017년에 1심 법정에서 한번 공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 내용의 일부가.

▷ 김경래 : 일부 짧게짧게요.

▶ 유지만 : 네, 당시에는 법원이 증거로 채택을 했었고요. 그리고 서두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이게 국정농단 사태의 3대 증거 중에 하나다라고 특검이 자신 있게 내민 카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계속 이거는 뭐 어느 정도 인정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 김경래 : 일부에서는 아까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관련된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주장이. 그런 것도 그렇고 그래서 이 녹취 파일을 공개한 거에 정치적인 어떤 뭔가 음모, 배후가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쪽, 현 정부 지칭해서 시사저널 뒤에 뭐가 있지 않느냐라는 의심을 갖고 있는 쪽도 일부는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대해서 한말씀 하신다면요?

▶ 유지만 : 저희가 공개를 한 다음에 공식적인 루트는 아니지만 그쪽에서 많이 들은 내용인데요. 저희가 명확하게 이 출처가 어디다라고 말씀을 전혀 드릴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저희는 취재가 되어서 그 진위여부를 확인한 후에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보도했을 뿐이지 어떤 정치적인 세력이나 어떤 이해타산을 가지고 보도하지는 않습니다.

▷ 김경래 : 이게 그런데 약간 좀 뭐랄까요. 좀 서글픈 내용들이잖아요. 반응이 어떠리라고 예상하셨습니까, 처음에 공개할 때.

▶ 유지만 : 처음에는 이 국정농단의 아주 생생한 현장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취지로 시작을 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뜨거워서 저희도 좀 놀라기는 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요. 저도 이게 좀 지난 일이다, 이미 재판을 받고 있고 그래서 녹취록 자체가 사람들이 관심이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 유지만 : 네,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육성과 최순실 씨의 육성이 있고 세세 관계를 보면 그동안 특검이나 검찰 쪽에서 주장했던 것들이 사실로 확인되는 부분들이 이 녹취로 인해 사실로 확인되기 때문에 좀 더 놀라신 것 같아요, 많이.

▷ 김경래 : 놀란 건 그렇죠. 이게 뭐랄까요. 상상 속에서는 그래도 보도나 이런 부분들이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겠지 했는데 아, 진짜였구나 이런 건데 유지만 기자께서는 들으시면서 가장 뭐랄까요. 딱 처음 들었을 때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어떤 부분이었어요? 기억나는 부분. 야, 이거는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부분.

▶ 유지만 : 저는 정호성 비서관이 선생님, 선생님 하는 부분.

▷ 김경래 : 최순실 씨한테 호칭을요?

▶ 유지만 : 네, 호칭을 그렇게 하는 부분이.

▷ 김경래 : 선생님?

▶ 유지만 : 그러니까 내용들은 취임사에 관여했다 이런 것들은 의혹이 이미 제기된 부분들이라 이제 좀 자세한 내용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선생님이라고 불러왔구나, 최순실 씨는 선생님이었구나 이거를 들으면서 좀 놀라웠습니다.

▷ 김경래 : 저는 개인적으로는 최순실 씨가 저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부분들 있잖아요, 대통령 앞에서.

▶ 유지만 : 그 부분도 놀랐죠.

▷ 김경래 : 참 여러 가지 생각해 볼 지점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크고요.

▶ 유지만 : 맞습니다.

▷ 김경래 : 시사저널 유지만 기자였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파일을 공개한 기자입니다. 고맙습니다.

▶ 유지만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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