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싸우자”…이언주 찾은 황교안·홍문종

입력 2019.07.23 (07: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선거제·공수처법 개혁안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 탈당 이후 이렇다 할 행보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 의원을 향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꾸준히 거론됐던 자유한국당으로의 입당 여부였습니다. 탈당 이후 3개월만, 저서 <나는 왜 싸우는가>를 홍보하기 위해 연 출판기념회. 800명 규모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앞은 책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식 시작 전부터 긴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회의실 좌석을 가득 채우고도 양옆 통로에 자리를 잡은 사람도 더러 보였습니다. 재선의 무소속 의원의 맨파워가 이렇게나 컸던 걸까요?

'나는 왜 싸우는가' 대신, '같이 싸우자?'

이언주 의원 출판기념회 연단 앞을 취재진이 가득 메웠다.이언주 의원 출판기념회 연단 앞을 취재진이 가득 메웠다.

출판기념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연단 앞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취재진이 줄지어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10여 명의 한국당 의원, 각계 보수진영 인사들의 대거 참석이 예정된 게 이윱니다. 사회를 맡은 박종진 전 앵커도 "대선 출정식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졌습니다.

기념회 시작과 동시에 등장한 황교안 대표는 맨 앞줄, 이언주 의원 바로 옆에 앉았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언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언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이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연수원에서 2년 교육받을 때 제가 사법연수원 교수였어요. 그 당시 연수생이 600명이었는데, 딱 띄는 사람 두어 명 중 하나가 이언주 의원이었어요.”

이 의원과의 개인적 친밀함을 강조하며 축사를 시작한 황 대표는 "말 해야 할 때 말할 줄 아는 자유 우파, 투쟁할 때 투쟁할 줄 아는 자유 우파가 누구냐"며 이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도록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고, "자유 우파의 목소리가 막혀버린 이때, 이언주 TV가 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데, 많이 응원해달라"며 이 의원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한국당이 최선을 다해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들이 정말 갈망하던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이언주 의원과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이 성원해달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같은 당 소속도 아닌데, 꼬박꼬박 "우리 이언주 의원"이라고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꾸준히 제기돼 온 이 의원의 한국당 입당설에 한국당 대표의 칭찬, 격려 일색 축사까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이라는 최대 과제를 안고 있는 황 대표가 이 의원의 입당을 시작으로 반문 연대 정계 개편, 보수 대통합을 시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언주 같이 가자, 한국당의 이심전심?


뒤늦게 출판기념회를 찾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항해 단호히 싸우려면 '반문연대'라는 큰 틀 아래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 오신 분들이 주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주요 인물인 이 의원과도 큰 틀 아래서 함께 싸울 그 날이 금방 올 거로 생각한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습니다.

30분 넘게 자리를 지키다 떠나는 나 원내대표에게 이 의원의 한국당 입당이 가시화된 거냐고 물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면서 "항상 우파는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그 중심에 자유한국당이 있다"며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지도부 외에도 한국당 의원 10여 명이 참석해, 축사만도 한 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백승주 의원은 "대한민국 파괴 세력이랑 싸우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과 같이 싸워야 한다. 이 의원님 잘 싸우자"고 했고, 김영우 의원은 "이 의원이 책을 여러 권 써야 한다. 책 한 권 쓸 때마다 초당적으로 모이지 않냐"며 "책을 2권, 3권 써서 보수 중도까지 포용하는 큰 그릇이 되면 큰 싸움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언주 입당 밤낮으로 기도…우리공화당도 러브콜?

이 의원에게 입당 시그널을 보낸 건 한국당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한국당을 탈당하고 우리공화당의 공동대표가 된 홍문종 의원은 출판기념회를 찾아 오랜만에 한국당 의원들과 마주했습니다.

지난달 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지난달 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홍 대표는 축사에서 "이언주 의원을 우리공화당으로 모시려고 밤낮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보수를 세우는 데는 우리공화당이 최고이고, 우리공화당의 지도자가 이언주가 되면 당이 보수 우파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라며 이 의원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언주 의원의 출판기념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이 의원은 책 제목을 언급하며 "(제목은) '나는 왜 싸우는가'이지만,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왜 싸워야 하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이 의원 출판회에 참석한 '보수' 인사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싸우는 이유뿐만 아니라, '대통합', 그러니까 '누구와 함께 손잡고 싸울 것인가'가 아니었을까요? 이 의원을 시작으로 아직은 가시화하지 않은 '보수 대통합'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같이 싸우자”…이언주 찾은 황교안·홍문종
    • 입력 2019-07-23 07:00:20
    취재K
지난 4월, 선거제·공수처법 개혁안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 탈당 이후 이렇다 할 행보로 주목받지 못했던 이 의원을 향한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꾸준히 거론됐던 자유한국당으로의 입당 여부였습니다. 탈당 이후 3개월만, 저서 <나는 왜 싸우는가>를 홍보하기 위해 연 출판기념회. 800명 규모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앞은 책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식 시작 전부터 긴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회의실 좌석을 가득 채우고도 양옆 통로에 자리를 잡은 사람도 더러 보였습니다. 재선의 무소속 의원의 맨파워가 이렇게나 컸던 걸까요?

'나는 왜 싸우는가' 대신, '같이 싸우자?'

이언주 의원 출판기념회 연단 앞을 취재진이 가득 메웠다.
출판기념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연단 앞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취재진이 줄지어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10여 명의 한국당 의원, 각계 보수진영 인사들의 대거 참석이 예정된 게 이윱니다. 사회를 맡은 박종진 전 앵커도 "대선 출정식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졌습니다.

기념회 시작과 동시에 등장한 황교안 대표는 맨 앞줄, 이언주 의원 바로 옆에 앉았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언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이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연수원에서 2년 교육받을 때 제가 사법연수원 교수였어요. 그 당시 연수생이 600명이었는데, 딱 띄는 사람 두어 명 중 하나가 이언주 의원이었어요.”

이 의원과의 개인적 친밀함을 강조하며 축사를 시작한 황 대표는 "말 해야 할 때 말할 줄 아는 자유 우파, 투쟁할 때 투쟁할 줄 아는 자유 우파가 누구냐"며 이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도록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고, "자유 우파의 목소리가 막혀버린 이때, 이언주 TV가 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데, 많이 응원해달라"며 이 의원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한국당이 최선을 다해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들이 정말 갈망하던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이언주 의원과 함께할 수 있도록 많이 성원해달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같은 당 소속도 아닌데, 꼬박꼬박 "우리 이언주 의원"이라고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꾸준히 제기돼 온 이 의원의 한국당 입당설에 한국당 대표의 칭찬, 격려 일색 축사까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이라는 최대 과제를 안고 있는 황 대표가 이 의원의 입당을 시작으로 반문 연대 정계 개편, 보수 대통합을 시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언주 같이 가자, 한국당의 이심전심?


뒤늦게 출판기념회를 찾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항해 단호히 싸우려면 '반문연대'라는 큰 틀 아래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 오신 분들이 주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주요 인물인 이 의원과도 큰 틀 아래서 함께 싸울 그 날이 금방 올 거로 생각한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습니다.

30분 넘게 자리를 지키다 떠나는 나 원내대표에게 이 의원의 한국당 입당이 가시화된 거냐고 물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면서 "항상 우파는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그 중심에 자유한국당이 있다"며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지도부 외에도 한국당 의원 10여 명이 참석해, 축사만도 한 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백승주 의원은 "대한민국 파괴 세력이랑 싸우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과 같이 싸워야 한다. 이 의원님 잘 싸우자"고 했고, 김영우 의원은 "이 의원이 책을 여러 권 써야 한다. 책 한 권 쓸 때마다 초당적으로 모이지 않냐"며 "책을 2권, 3권 써서 보수 중도까지 포용하는 큰 그릇이 되면 큰 싸움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언주 입당 밤낮으로 기도…우리공화당도 러브콜?

이 의원에게 입당 시그널을 보낸 건 한국당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한국당을 탈당하고 우리공화당의 공동대표가 된 홍문종 의원은 출판기념회를 찾아 오랜만에 한국당 의원들과 마주했습니다.

지난달 한국당을 탈당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홍 대표는 축사에서 "이언주 의원을 우리공화당으로 모시려고 밤낮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보수를 세우는 데는 우리공화당이 최고이고, 우리공화당의 지도자가 이언주가 되면 당이 보수 우파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라며 이 의원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언주 의원의 출판기념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이 의원은 책 제목을 언급하며 "(제목은) '나는 왜 싸우는가'이지만,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왜 싸워야 하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이 의원 출판회에 참석한 '보수' 인사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싸우는 이유뿐만 아니라, '대통합', 그러니까 '누구와 함께 손잡고 싸울 것인가'가 아니었을까요? 이 의원을 시작으로 아직은 가시화하지 않은 '보수 대통합'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