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주4·3 생존수형인 형사보상 결정 환영

입력 2019.08.22 (18:29) 수정 2019.08.22 (19:17)

제주4·3 생존 수형인 18명이 청구한 형사보상에 대해 법원이 어제(21일) 보상 결정을 내린 가운데 수형인들과 유족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4·3 도민연대는 오늘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4·3 생존 수형인과 유족, 변호인단과 함께 이번 형사보상 결정에 대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87살 양근방 할아버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는데 이런 좋은 날이 올 줄 몰랐다"면서 "70년 지난 한이 오늘에야 풀어지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또 병원에 입원해 참석하지 못한 97살 정기성 할아버지의 아들 정경문 씨는 이번 보상에 대해 "4·3 영령들을 대신해 염치없이 받는 것"이라며, "역사의 교훈을 준엄하게 받아들여 민주주의가 견고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소송을 맡은 임재성 변호사는 모든 수형인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4·3 특별법 개정으로 군사재판을 무효화해 적절한 배·보상이 이뤄지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이번 결정이 특별법 개정의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양동윤 4·3 도민연대 대표는 "4·3 당시 초법적인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법적인 사죄를 결정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결정이 앞으로 4·3 해결의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4·3 도민연대 등은 이르면 다음달 국가를 상대로 한 배상청구에 나서는 한편, 조만간 다른 생존 수형인 8명에 대한 재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양근방 할아버지 등 18명은 제주 4·3 때인 1948년부터 이듬해 사이 내란죄 등의 누명을 쓰고 징역 1년에서 최대 20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 할아버지 등은 2017년 4월 제주지방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으며, 올해 1월 재판부는 "공소 사실이 특정되지 않고 당시 군법회의가 절차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무죄인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또 이 같은 판결에 따라 올해 2월 제주지방법원에 형사보상을 청구했으며, 재판부는 어제 "4·3 사건의 역사적 의의와 형사보상법의 취지 등을 고려해 대부분 청구한 금액을 거의 그대로 인용했다"면서 청구 내용을 대부분 인정해 53억 4천여 만 원의 형사보상을 결정했습니다.

제주 4·3 당시 군법회의란 이름의 군사재판으로 공소장이나 판결문조차 없이 전국의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거나 숨진 수형인은 2천 5백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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