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랩 [크랩] “너 귀하게 컸지?” 등짝 맞고 눈칫밥 먹는 ‘식소수자’들

입력 2019.09.10 (17:03) 수정 2019.09.10 (17:47)

'눈으로도 맛있게 먹겠다!' 먹방이 유행인 시대.

한 끼를 먹더라도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게 대세인 요즘, 먹을 수 없는 음식이 있다면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그런데 그 불편함이 음식 알레르기로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한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 겁니다.

식품 과민증으로 인해 식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그중 글루텐 불내증은 밀, 호밀, 보리 등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인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인데요. 증상은 위장장애나 두통 그리고 면역체계 이상으로 피부질환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갑각류 알레르기는 심한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사망까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학생인 송 성례 씨가 밀가루로 만든 빵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무글루텐(Free) 빵과 식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가게는 '장발장' 빵집으로도 유명합니다. 영업시간 종료 후 도둑이 침입했는데 돈을 훔치지 않고 빵을 무려 4시간 동안 먹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도둑이 그렇게 맛있게 먹은 빵이 뭔지 '도둑 픽(Pick)'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평소보다 손님은 3배 이상 늘었지만 송 대표는 "이분들은 글루텐프리 빵인지도 모르고 도둑이 너무 맛있어서 먹었다고 하니까 기대를 하고 오신 거죠. 사실 우리 집 빵은 건강을 위해 이것저것 빠진 맛인데 혹시나 실망하면 어떡하지?" 라며 또 다른 걱정이 생겼습니다. "또 빠른 품절로 그 빵이 정말 필요한 식소수자분들이 오셨을 때는 빵이 없는 거죠. 뭔가 너무 감사한 마음도 너무 크고 하지만 걱정도 많이 했었어요."라고 말합니다.

사실 송 대표도 선천적으로 글루텐 불내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녀는 "빵집을 좀 더 키우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싶어요. 제가 잘되어야 경쟁 업체도 더 많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야 제가 빵을 만들지 않아도 저같이 식품 제한이 있으신 분들이 가실 곳이 많은 거죠. 서울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자신의 목표를 밝혔습니다.

채소 소믈리에라는 전문 자격도 있습니다.

채소 소믈리에는 채소와 과일의 맛과 본연의 가치를 학습하고 전달해주는 전문가로 활동합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채소 소믈리에 김니노씨는 " 채소 소믈리에로서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이 채소만 드셔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채소의 매력과 특징을 알고 먹게 도와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항상 같은 음식과 채소만 먹다 보면 질리기 때문에 채식을 예쁘고 건강하고 맛있게 먹도록 식소수자분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편식하지 말라고 등짝 맞으며 밥숟갈을 떠먹었던 우리는 먹지 못하는 음식이 있다고 말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여전히 다수의 식소수자들이 남들에게 불편을 줄까 봐 혹은 오해를 살까 봐 본인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말하지 못하고 식당 한구석에서 눈칫밥을 먹는다고 합니다.

식소수자들이 식당에서 먹지 못하는 음식을 빼달라고 요구하면 귀찮아하며 "그거 빼면 뭐 먹냐? 어렸을 때 부모님이 편식할 때 교육을 잘 못 해서 그렇다"는 황당한 말을 하거나 회식 자리에서도 "어릴 때 너무 곱게 자라서 그래. 흙도 좀 먹고 그랬어야지. 모르고 먹으면 괜찮을 거 같은데 먹어도 어차피 죽지는 않는 거잖아? 그러면 먹어!" 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식품 제한이 있는 분들을 위해 빵과 식품을 만드는 송성례 제과점 대표와 채소를 건강하고 맛있게 먹게 도와주는 채소 소믈리에 김니노씨를 크랩팀이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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