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랩]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반지하…원래는 ○○ 대비용?

입력 2019.11.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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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을 보면 주인공 기택의 반지하가 나옵니다.

볕이 드는 시간이 하루 30분에 불과하고, 비가 오면 침수되는 반지하는 기택 가족이 머무는 집입니다. 2015년 기준, 대한민국에는 약 86만 명이 반지하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반지하는 '사람이 살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반지하엔 어떻게 사람이 살게 됐을까요?

반지하의 탄생 배경을 건축법으로 되짚어봤습니다.

1962년 제정된 건축법에선 지하에 거실 설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거실은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방으로 당시 건축법은 지하에 사람 사는 것을 금지한 거죠.


하지만 60년대 후반 김신조 사태를 비롯한 무장공비의 침투가 잦아지며, 정부는 1970년 건축법을 개정해 지하층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합니다.


바로 벙커나 방공호로 이용하기 위해서죠. 이 법에 따라 1970년 이후 지어진 단독·다세대 주택들은 모두 지하층을 지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거실 설치 금지 규정이 있어, 지하층에 사람이 거주할 수는 없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대한민국의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합니다. 경제성장과 함께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고, 1955년 약 100만 명이었던 서울의 인구는 1983년 약 920만 명으로 30년 사이 10배 가까이 증가합니다.

늘어난 인구에 비해 살 곳이 모자랐던 서울, 지하층은 암암리에 임대되기 시작합니다.

전쟁에 대비해 모든 건물에 지어졌던 지하층은 정부의 주택 공급 대안이 됩니다. 결국, 1975년 정부는 거실 설치 금지 조항을 조건부 설치 조항으로 개정합니다.

이후 지하층에 거주하는 인구는 급격히 증가합니다. 1984년 정부는 열악한 지하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하층의 지표면 산정 기준을 2/3에서 1/2로 완화합니다. 좀 더 지표면 위로 지하층을 지을 수 있게 된 거죠. 반은 지하에 반은 지상에 지하층을 지을 수 있게 되며 '반지하'라는 말이 생깁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조사된 반지하 인구는 약 86만 명. 대부분의 반지하가 국토부에서 정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데요. 전쟁을 대비해 우후죽순 지어졌던 반지하, 이제는 사람이 사는 만큼 사람 사는 곳임을 잊으면 안 되겠죠?

#크랩은 영상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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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6 18: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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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을 보면 주인공 기택의 반지하가 나옵니다.

볕이 드는 시간이 하루 30분에 불과하고, 비가 오면 침수되는 반지하는 기택 가족이 머무는 집입니다. 2015년 기준, 대한민국에는 약 86만 명이 반지하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반지하는 '사람이 살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반지하엔 어떻게 사람이 살게 됐을까요?

반지하의 탄생 배경을 건축법으로 되짚어봤습니다.

1962년 제정된 건축법에선 지하에 거실 설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거실은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방으로 당시 건축법은 지하에 사람 사는 것을 금지한 거죠.


하지만 60년대 후반 김신조 사태를 비롯한 무장공비의 침투가 잦아지며, 정부는 1970년 건축법을 개정해 지하층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합니다.


바로 벙커나 방공호로 이용하기 위해서죠. 이 법에 따라 1970년 이후 지어진 단독·다세대 주택들은 모두 지하층을 지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거실 설치 금지 규정이 있어, 지하층에 사람이 거주할 수는 없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대한민국의 경제는 급속도로 성장합니다. 경제성장과 함께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고, 1955년 약 100만 명이었던 서울의 인구는 1983년 약 920만 명으로 30년 사이 10배 가까이 증가합니다.

늘어난 인구에 비해 살 곳이 모자랐던 서울, 지하층은 암암리에 임대되기 시작합니다.

전쟁에 대비해 모든 건물에 지어졌던 지하층은 정부의 주택 공급 대안이 됩니다. 결국, 1975년 정부는 거실 설치 금지 조항을 조건부 설치 조항으로 개정합니다.

이후 지하층에 거주하는 인구는 급격히 증가합니다. 1984년 정부는 열악한 지하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하층의 지표면 산정 기준을 2/3에서 1/2로 완화합니다. 좀 더 지표면 위로 지하층을 지을 수 있게 된 거죠. 반은 지하에 반은 지상에 지하층을 지을 수 있게 되며 '반지하'라는 말이 생깁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조사된 반지하 인구는 약 86만 명. 대부분의 반지하가 국토부에서 정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데요. 전쟁을 대비해 우후죽순 지어졌던 반지하, 이제는 사람이 사는 만큼 사람 사는 곳임을 잊으면 안 되겠죠?

#크랩은 영상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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