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방화 셔터 피해’ 9살 서홍이는 지금…간병비 등으로 생활고까지

입력 2019.12.11 (08:29) 수정 2019.12.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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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뉴스 시간을 통해 몇번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갑자기 내려온 방화 셔터에 깔려 의식을 잃은 홍서홍 소식입니다.

70여 일째 병상에 누워있는데요.

이런 사고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홍 군 부모는 생활고까지 겪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한번 만나보시죠.

[리포트]

사고가 일어난 지 70여 일째.

9살 서홍이는 아직도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20일 전쯤 재활 병동으로 옮겼지만 사람을 알아보는 상태는 아닙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아직은 별 차도가 없어요. 눈을 뜨긴 뜨는데 아직 저희를 알아보는 수준은 언제가 될지도…."]

뇌 손상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온몸이 뒤틀린다는 서홍이.

취재진이 병실을 찾은 그제 저녁에도 수시로 이런 강직 현상이 일어났는데요.

[홍서홍 군 어머니 : "잘하고 있어. 서홍아. 괜찮아. 괜찮다. 우리 서홍이 괜찮다."]

그때마다 아이의 몸을 붙잡아 진정시키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게 30여분이 지나자 겨우 진정된 서홍이.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하루하루가 힘들어요. 진짜 집에 있으면 당장이라도 서홍이한테 오고 싶은데 병실 문을 잡기가 좀 그래요. 항상 웃고 '엄마'하고 맨날 다가오고 예쁜 짓 많이 하는 애인데 저렇게 누워있으니까 자꾸 현실을 맞닥뜨리려고 하니까 힘들어요."]

청천벽력같은 사고가 일어난 건 두 달 전인 9월 30일이었습니다.

등교가 한창이던 시간, 갑자기 학교 안의 방화 셔터가 일제히 내려왔는데요.

당시 형과 등교 중이던 서홍이가 내려오던 방화 셔터 아래를 지나가려다 그만 가방이 끼이고 만 겁니다.

[박경원/학교 운영위원장 : "애는 셔터에 (가방이) 걸린 상태에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셔터는 내려오고 가방이 걸려서 나갈 수가 없어서 셔터에 눌린 상태가 된 거죠."]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 손상이 왔습니다.

사고 당시, 학교의 방화 셔터 10여 개가 동시에 내려오기 시작했는데요.

방화 셔터는 이전에도 문제가 감지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수신기 쪽에 몇 번 오류가 있었거든요. 오류가 있었는데 외부 업체 방화 셔터 관련 업체에 소방 점검을 늘 받거든요. 그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했었고…."]

그날도 계기판에서 이상 신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경찰 설명입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 그걸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어요. 다른 걸 눌러 작동이 돼서 그런 사고가 났거든요."]

경찰은 국과수 감식 등을 통해 기기 결함과 조작 실수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오작동 이런 것은 확인할 수 없어서 결론적으로는 누른 거 때문에 셔터가 내려온 것은 확실하다는 결론이 나와서 누른 사람도 조사하고 방화 책임자도 조사하고…."]

사고 이후 교육청에서는 방화 셔터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안전 교육은 물론 노후화된 곳에 대해 예산도 편성됐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작동을 하면 중간에 멈추는 게 아니니까 다 내려오는 거니까 교육청에서 그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우리 학교 같은 경우에도 방화 스크린 형태로 교체 예산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서홍이 가족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동생의 사고를 직접 목격했던 서홍의 형은 지금도 악몽에 시달린다는데요.

[홍서홍 군 어머니 : "엄마, 오늘도 악몽 꾸면 어떡하지." 그렇게 얘기하고 그냥 아직도 솔직히 좀 받아들이기 힘들어해요. 아이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문득 이게 생각이 나니까…."]

간병을 위해 서홍이 부모님은 두 달간 휴직을 했습니다.

그런데, 수입은 없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최근 아버지는 복직했는데요.

[홍서홍 군 어머니 : "두 달 동안은 서홍이와 쭉 같이 있었는데 또 그렇게 쭉 있다 보니 생활이 안 되고 그래서 일단 서홍이 아빠는 먼저 복직을 하고 저는 서홍이 간호하면서 애들 챙기면서 왔다 갔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언제 또 강직이 찾아올지 모르는 터라 잠시도 병실을 비울 수도 없어 간병인의 도움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치료비가 지급되지만 비급여 부분은 포함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비급여항목이 있습니다. 그 부분 때문에 지금 부모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죠. 내부적으로 간부회의도 하고 변호사를 통해 법리적으로 검토도 하고 있고…."]

학교에서 모은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각종 영양제와 소모품, 간병 가족의 교통비, 식비등 추가로 드는 돈이 만만치 않습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기저귀라든지 물티슈라든지 또 배관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피딩통(영양공급용기)이라든지 저런 소모품들이 많이 들어가요. 그건 (지원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두 달간이 악몽 같았다는 어머니.

[홍서홍 군 어머니 : "우리 가족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고 두 달 동안 너무 외로웠어요. 겪어야 될 사람은 우리 가족밖에 없고 뭔가 변화된 건 없고…."]

서홍이가 공부하던 2학년 교실.

서홍이의 흔적과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매일 서홍이가 다니던 복도에는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라는 친구들의 바람들이 모인 소원의 나무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의 바람처럼 서홍이가 웃는 얼굴로 다시 일어날 것을 어머니는 믿습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서홍이도 엄마,아빠 생각하고 저렇게 힘내는 거로 나는 생각하고 있어요. 일어날 거예요. 시간이 걸릴지는 몰라도…."]

내일(12일) 오후 서홍이의 학교에서는 서홍이 쾌유를 위한 자선 나눔 행사가 열립니다.

모두의 바람대로 하루빨리 서홍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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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방화 셔터 피해’ 9살 서홍이는 지금…간병비 등으로 생활고까지
    • 입력 2019-12-11 08:31:01
    • 수정2019-12-11 09: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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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뉴스 시간을 통해 몇번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갑자기 내려온 방화 셔터에 깔려 의식을 잃은 홍서홍 소식입니다.

70여 일째 병상에 누워있는데요.

이런 사고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홍 군 부모는 생활고까지 겪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한번 만나보시죠.

[리포트]

사고가 일어난 지 70여 일째.

9살 서홍이는 아직도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20일 전쯤 재활 병동으로 옮겼지만 사람을 알아보는 상태는 아닙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아직은 별 차도가 없어요. 눈을 뜨긴 뜨는데 아직 저희를 알아보는 수준은 언제가 될지도…."]

뇌 손상으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온몸이 뒤틀린다는 서홍이.

취재진이 병실을 찾은 그제 저녁에도 수시로 이런 강직 현상이 일어났는데요.

[홍서홍 군 어머니 : "잘하고 있어. 서홍아. 괜찮아. 괜찮다. 우리 서홍이 괜찮다."]

그때마다 아이의 몸을 붙잡아 진정시키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게 30여분이 지나자 겨우 진정된 서홍이.

어머니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하루하루가 힘들어요. 진짜 집에 있으면 당장이라도 서홍이한테 오고 싶은데 병실 문을 잡기가 좀 그래요. 항상 웃고 '엄마'하고 맨날 다가오고 예쁜 짓 많이 하는 애인데 저렇게 누워있으니까 자꾸 현실을 맞닥뜨리려고 하니까 힘들어요."]

청천벽력같은 사고가 일어난 건 두 달 전인 9월 30일이었습니다.

등교가 한창이던 시간, 갑자기 학교 안의 방화 셔터가 일제히 내려왔는데요.

당시 형과 등교 중이던 서홍이가 내려오던 방화 셔터 아래를 지나가려다 그만 가방이 끼이고 만 겁니다.

[박경원/학교 운영위원장 : "애는 셔터에 (가방이) 걸린 상태에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셔터는 내려오고 가방이 걸려서 나갈 수가 없어서 셔터에 눌린 상태가 된 거죠."]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 손상이 왔습니다.

사고 당시, 학교의 방화 셔터 10여 개가 동시에 내려오기 시작했는데요.

방화 셔터는 이전에도 문제가 감지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수신기 쪽에 몇 번 오류가 있었거든요. 오류가 있었는데 외부 업체 방화 셔터 관련 업체에 소방 점검을 늘 받거든요. 그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했었고…."]

그날도 계기판에서 이상 신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경찰 설명입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 그걸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어요. 다른 걸 눌러 작동이 돼서 그런 사고가 났거든요."]

경찰은 국과수 감식 등을 통해 기기 결함과 조작 실수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오작동 이런 것은 확인할 수 없어서 결론적으로는 누른 거 때문에 셔터가 내려온 것은 확실하다는 결론이 나와서 누른 사람도 조사하고 방화 책임자도 조사하고…."]

사고 이후 교육청에서는 방화 셔터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안전 교육은 물론 노후화된 곳에 대해 예산도 편성됐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작동을 하면 중간에 멈추는 게 아니니까 다 내려오는 거니까 교육청에서 그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우리 학교 같은 경우에도 방화 스크린 형태로 교체 예산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서홍이 가족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동생의 사고를 직접 목격했던 서홍의 형은 지금도 악몽에 시달린다는데요.

[홍서홍 군 어머니 : "엄마, 오늘도 악몽 꾸면 어떡하지." 그렇게 얘기하고 그냥 아직도 솔직히 좀 받아들이기 힘들어해요. 아이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문득 이게 생각이 나니까…."]

간병을 위해 서홍이 부모님은 두 달간 휴직을 했습니다.

그런데, 수입은 없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최근 아버지는 복직했는데요.

[홍서홍 군 어머니 : "두 달 동안은 서홍이와 쭉 같이 있었는데 또 그렇게 쭉 있다 보니 생활이 안 되고 그래서 일단 서홍이 아빠는 먼저 복직을 하고 저는 서홍이 간호하면서 애들 챙기면서 왔다 갔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언제 또 강직이 찾아올지 모르는 터라 잠시도 병실을 비울 수도 없어 간병인의 도움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치료비가 지급되지만 비급여 부분은 포함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비급여항목이 있습니다. 그 부분 때문에 지금 부모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죠. 내부적으로 간부회의도 하고 변호사를 통해 법리적으로 검토도 하고 있고…."]

학교에서 모은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각종 영양제와 소모품, 간병 가족의 교통비, 식비등 추가로 드는 돈이 만만치 않습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기저귀라든지 물티슈라든지 또 배관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피딩통(영양공급용기)이라든지 저런 소모품들이 많이 들어가요. 그건 (지원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두 달간이 악몽 같았다는 어머니.

[홍서홍 군 어머니 : "우리 가족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고 두 달 동안 너무 외로웠어요. 겪어야 될 사람은 우리 가족밖에 없고 뭔가 변화된 건 없고…."]

서홍이가 공부하던 2학년 교실.

서홍이의 흔적과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매일 서홍이가 다니던 복도에는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라는 친구들의 바람들이 모인 소원의 나무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의 바람처럼 서홍이가 웃는 얼굴로 다시 일어날 것을 어머니는 믿습니다.

[홍서홍 군 어머니 : "서홍이도 엄마,아빠 생각하고 저렇게 힘내는 거로 나는 생각하고 있어요. 일어날 거예요. 시간이 걸릴지는 몰라도…."]

내일(12일) 오후 서홍이의 학교에서는 서홍이 쾌유를 위한 자선 나눔 행사가 열립니다.

모두의 바람대로 하루빨리 서홍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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