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中, 코로나19 환자 안락사 추진…유언비어 근원은?

입력 2020.02.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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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언론은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한 이른바 '인포데믹'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중국에 대한 유언비어도 그 가운데 일부입니다.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입니다. '중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법원에 2만 명 이상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를 죽여도 된다는 승인을 구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처럼 보이는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글을 올린 사람은 이 사진과 함께 타갈로그어로 '진짜 안락사네요'라고 썼습니다.


사실인지, AFP 통신이 확인했습니다. AFP통신은 중국 국영 인터넷 정보 센터에서 '중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내용을 찾아봤지만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대법원격인 최고인민법원 사이트에서 예정된 청문회 일정도 살펴봤으나 역시 관련 내용이 없다는 게 AFP의 설명입니다. 또 WHO는 코로나19에 대한 일일보고서를 발간 중인데, 보고서 속에도 중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참고: https://www.who.int/emergencies/diseases/novel-coronavirus-2019/situation-reports)

하지만 중국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WHO는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를 죽이려는 계획'이라는 기사가 어디서 처음 보도된 건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들여다보면 CITY NEWS 라는 로고가 보입니다. 이 로고를 사용하는 건 ab-tc.com이라는 한 인터넷 매체입니다. 같은 제목, 같은 사진의 글도 있습니다. (현재는 삭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를 자세히 보니, 기자의 이름이 없습니다. '지역 특파원'이라고만 적혀있을 뿐입니다. 중국을 Chhina로 표현하는 등 오기도 눈에 띕니다.


다른 기사도 살펴봤습니다.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목의 기사도 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Prince Andrew'를 검색해봤지만 마지막 기사는 2월 10일, 앤드루 왕자가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재단에서 제명됐다는 내용입니다. 영국 왕실에서도 어떤 공식적인 발표를 내놓은 바가 없습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의 대학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캐나다 오타와 경찰이 인육을 판매하는 클럽을 발견해 폐쇄시켰다'는 등의 허위 정보가 가득합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들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사이트라는 방증입니다.
이런 사이트 뿐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진 뉴스'들을 별 의심이나 검증 없이 퍼나르는 사람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포데믹'의 숙주가 돼버린 겁니다.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화난 이공대학 생물과학 교수인 샤오보타오는 지난 6일 'The possible origins of 2019-nCoV coronavirus'라는 글에서 '코로나19'가 우한의 실험실 두 곳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저자 스스로도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A4 4장 분량의 해당 글을 살펴본 결과, 실험박쥐로 인한 오염사고의 근거는 2017년이었습니다. 일부 참고문헌과 자료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글에서 지목된 연구소도 언급된 오염환자는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담항설(街談巷說) 즉 뜬소문이 계속되는 건, 중국의 정보 통제와 폐쇄 탓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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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中, 코로나19 환자 안락사 추진…유언비어 근원은?
    • 입력 2020-02-17 15:06:25
    팩트체크K
전 세계 언론은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한 이른바 '인포데믹'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중국에 대한 유언비어도 그 가운데 일부입니다.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입니다. '중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법원에 2만 명 이상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를 죽여도 된다는 승인을 구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처럼 보이는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글을 올린 사람은 이 사진과 함께 타갈로그어로 '진짜 안락사네요'라고 썼습니다.


사실인지, AFP 통신이 확인했습니다. AFP통신은 중국 국영 인터넷 정보 센터에서 '중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내용을 찾아봤지만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대법원격인 최고인민법원 사이트에서 예정된 청문회 일정도 살펴봤으나 역시 관련 내용이 없다는 게 AFP의 설명입니다. 또 WHO는 코로나19에 대한 일일보고서를 발간 중인데, 보고서 속에도 중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참고: https://www.who.int/emergencies/diseases/novel-coronavirus-2019/situation-reports)

하지만 중국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WHO는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를 죽이려는 계획'이라는 기사가 어디서 처음 보도된 건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들여다보면 CITY NEWS 라는 로고가 보입니다. 이 로고를 사용하는 건 ab-tc.com이라는 한 인터넷 매체입니다. 같은 제목, 같은 사진의 글도 있습니다. (현재는 삭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를 자세히 보니, 기자의 이름이 없습니다. '지역 특파원'이라고만 적혀있을 뿐입니다. 중국을 Chhina로 표현하는 등 오기도 눈에 띕니다.


다른 기사도 살펴봤습니다.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목의 기사도 있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Prince Andrew'를 검색해봤지만 마지막 기사는 2월 10일, 앤드루 왕자가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재단에서 제명됐다는 내용입니다. 영국 왕실에서도 어떤 공식적인 발표를 내놓은 바가 없습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의 대학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캐나다 오타와 경찰이 인육을 판매하는 클럽을 발견해 폐쇄시켰다'는 등의 허위 정보가 가득합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들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사이트라는 방증입니다.
이런 사이트 뿐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진 뉴스'들을 별 의심이나 검증 없이 퍼나르는 사람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포데믹'의 숙주가 돼버린 겁니다.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화난 이공대학 생물과학 교수인 샤오보타오는 지난 6일 'The possible origins of 2019-nCoV coronavirus'라는 글에서 '코로나19'가 우한의 실험실 두 곳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저자 스스로도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A4 4장 분량의 해당 글을 살펴본 결과, 실험박쥐로 인한 오염사고의 근거는 2017년이었습니다. 일부 참고문헌과 자료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글에서 지목된 연구소도 언급된 오염환자는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담항설(街談巷說) 즉 뜬소문이 계속되는 건, 중국의 정보 통제와 폐쇄 탓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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