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코로나 원흉 ‘야생동물 밀거래’ 현장포착…“자연의 복수”

입력 2020.03.11 (06:00)

수정 2020.03.11 (06:11)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팬데믹' 수순을 밟고 있는 코로나19. 치명적인 바이러스 창궐의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것은 '야생동물 유래설'입니다. 야생 박쥐 등이 병에 걸린 채 잡혔고,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뒤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사스(SARS)를 일으킨 사향고양이까지 버젓이 팔고 있던 우한시 화난 수산시장의 메뉴판이 인터넷에 공개됐고, 시장에서 뱀, 너구리, 사슴 등 동물들이 팔리고 있는 영상도 보도됐습니다.

"사스를 겪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며 중국의 야생동물 식용 문화에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내 야생동물 상점 (출처 : 트위터/@60Mins)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내 야생동물 상점 (출처 : 트위터/@60Mins)

■ "전염병의 근원인 야생동물을 거래하지 말자"..과연?

코로나19 이후 중국 당국은 야생동물 거래와 식용을 금지하고 야생동물 농장 수만 곳을 폐쇄했습니다. 또 모든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돼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약 4천 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뤄진 통렬한 반성입니다. 과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호주의 TV 시사 프로그램인 '60분'은 아직 버젓이 영업 중인 야생동물 시장을 촬영한 영상을 지난 9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취재진은 태국 방콕의 짜뚜짝 시장을 찾았습니다. 취재 결과 각종 야생동물이 불법적으로 거래·도축되는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내 야생동물 상점 (출처 : 트위터/@60Mins)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내 야생동물 상점 (출처 : 트위터/@60Mins)

■ 야생동물 밀거래 시장은 '고문실'..신종 바이러스 탄생 최적 환경

시장의 으슥한 곳을 찾자 갖가지 야생동물들을 파는 가게들이 나타났습니다. 고양잇과의 동물은 물론 뱀과 원숭이 등 온갖 동물들을 파는 상점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커다란 도마뱀도 있었는데 식용으로 파냐는 질문에 "150달러만 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상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동물들은 몸을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철·유리제 우리에 갇혀 있었습니다. 또 한 가게에서 서로 다른 종의 동물 우리를 2~3층으로 쌓아 전시해놓은 상태였습니다.

'60분' 취재진은 다양한 야생동물이 한데 모인 시장의 상태를 "고문실이나 모든 것들을 한데 섞어놓은 불결한 실험실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종 감염이 쉽게 일어나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취재진은 이어 "거의 모든 신종 전염병은 야생동물에 있던 바이러스 때문에 일어난다"며 "이런 시장과 같은 환경에서 인간에게 전염된다"고 꼬집었습니다.

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내 야생동물 상점 (출처 : 트위터/@60Mins)태국 방콕 짜뚜짝 시장 내 야생동물 상점 (출처 : 트위터/@60Mins)

■'마약상' 닮은 야생동물 밀거래.. "범죄 조직이 운영"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야생동물 거래를 근절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60분'측은 "코로나19 창궐 뒤 중국은 20,000곳 넘는 야생동물 시장을 폐쇄했다. 하지만 범죄 조직이 운영하는 시장이 아시아 전역에서 몰래 운영 중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환경 및 인권 조사관 스티븐 갈스터(Steven Galster)는 야생동물 거래를 "마약상과 같다. 한 곳에서 팔기 어려워지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분석했습니다.

그는 "중국에 있는 시장만 닫을 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다른 나라에 있는 야생동물 시장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19가 더 퍼지거나, 재발할 수 있다"는 언급입니다.

식용 목적 박쥐 도축 장면 (출처 : 트위터/@60Mins)식용 목적 박쥐 도축 장면 (출처 : 트위터/@60Mins)

■야생동물 먹는 중국인들.."몇 달 뒤면 다시 먹게 될 것"

야생동물 거래의 중심, 중국의 상황도 바뀌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뒤 중국 당국이 야생동물 식용을 불법화했지만, 거래를 끝내기는 쉽지 않다고 현지시간 6일 보도했습니다.

큰 이유 중 하나는 야생동물을 다양한 목적으로 소비하는 중국의 뿌리 깊은 문화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후베이성 남쪽 광시좡족자치구에 사는 24살 대학생 애니 황은 "정기적으로 가족들과 야생동물 음식을 파는 식당에 방문한다"고 CNN에 말했습니다. 그는 "멧돼지와 공작 같은 야생동물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은 또 "야생동물은 비싸다. 누군가에게 야생동물을 대접하는 것은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당국의 야생동물 거래 금지에 대해 "몇 달 동안 줄어들 수 있겠지만, 몇 달 뒤 사람들은 분명 돌아올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중국 광저우 야생동물 시장 (출처 : CNN)중국 광저우 야생동물 시장 (출처 : CNN)

■ 730억 달러 규모 야생동물 거래 시장..없앨 수 있나?

야생동물 거래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는 점도 근절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중국공정원이 2007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야생동물 거래 규모는 730억 달러 이상에, 100만 명 이상이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베이징사범대학교와 중국 야생동물보호협회의 2012년 연구에서도 중국의 주요 도시 시민 중 33%가 야생동물을 음식, 약품, 의류 용도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13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전통 의학에서 야생동물 재료가 빈번하게 쓰인다는 점도 완전 근절을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이라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 유력 숙주 동물 ‘천산갑’코로나19 유력 숙주 동물 ‘천산갑’

■ "코로나19는 자연의 복수"

중국 정부도 당초 야생동물 거래 전면 금지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상태입니다.

지난 5일 신화통신은 중국 농업농촌부가 "거북류와 개구리류는 양식 및 식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동물은 수생동물에 해당한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야생동물 거래·식용 금지안을 통과시킨 지 열흘 만에 강경했던 태도를 다소 푼 모습입니다.

스티븐 갈스터 조사관은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동물이자 코로나19의 유력한 숙주로 지목된 천산갑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런 말 하기 싫지만 자기 보호수단은 몸을 둥글게 마는 것뿐인 천산갑이, 환경보호론자들이 자기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천산갑이 반격을 가한 것이다. (코로나19는) 자연의 복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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