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폭행에 억대 범죄 수익…‘박사방’ 일당 14명 검거

입력 2020.03.20 (11:41) 수정 2020.03.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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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한 뒤, 이를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일당의 범행 실체가 공개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오늘(20일)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의 계열인 '박사방'을 운영해온 20대 조 모 씨가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유포해 억대 범죄수익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n번방 사건'이란 다수의 여성을 협박해 얻은 성 착취물과 신상정보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포한 사건으로, 대화방마다 고유의 번호가 붙여져 n번방 사건이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조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박사방'이란 이름의 대화방을 별도로 운영해왔습니다.

■일부 피해자 성폭행…공범엔 지자체 공익요원도

경찰 수사를 종합하면, 조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아르바이트를 미끼 삼아 여성들을 모집했습니다. 이후 여성들을 회유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했습니다.

조 씨는 이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부르며, 자신의 범행에 가담하도록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피해자 중 일부는 음란물을 유포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씨의 범행으로 피해를 본 여성은 현재까지 74명으로 확인됐으며,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습니다.

조 씨는 확보한 성 착취물을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했습니다. 이른바 '박사방'으로 불린 이 대화방은 금액에 따라 3단계로 구분했으며, 20만 원대, 70만 원대, 150만 원대의 입장료를 내야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조 씨는 계좌 추적 등을 염려해 가상화폐로 입장료를 지불받았습니다.

조 씨는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공범도 모집했습니다. 모집된 공범들 가운데는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피해 여성들과 '박사방'의 유료 회원들의 신상을 알아내 유포했습니다. 공범 중 일부는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평소 자신의 신상을 치밀하게 숨겨온 조 씨는 공범들에게도 신원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사' 일당 14명 검거…용의자 신상공개 청원 이틀 만에 25만 명

경찰은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뒤 국제 공조 수사와 가상화폐 추적 등을 통해 '박사방' 관련자 14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조 씨를 포함한 5명은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검거 당시 조 씨는 "박사의 범행에 가담하긴 했지만, 박사는 아니다"라며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자신이 박사임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조 씨의 자택 등에서 현금 약 1억 3천만 원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모든 범죄수익에 대해서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하고 국세청에 통보할 방침입니다.

한편 그제(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에는 오늘(2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26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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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성년 성폭행에 억대 범죄 수익…‘박사방’ 일당 14명 검거
    • 입력 2020-03-20 11:41:54
    • 수정2020-03-20 11:47:23
    취재K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한 뒤, 이를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일당의 범행 실체가 공개됐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오늘(20일)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의 계열인 '박사방'을 운영해온 20대 조 모 씨가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유포해 억대 범죄수익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n번방 사건'이란 다수의 여성을 협박해 얻은 성 착취물과 신상정보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유포한 사건으로, 대화방마다 고유의 번호가 붙여져 n번방 사건이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조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박사방'이란 이름의 대화방을 별도로 운영해왔습니다.

■일부 피해자 성폭행…공범엔 지자체 공익요원도

경찰 수사를 종합하면, 조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아르바이트를 미끼 삼아 여성들을 모집했습니다. 이후 여성들을 회유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했습니다.

조 씨는 이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부르며, 자신의 범행에 가담하도록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피해자 중 일부는 음란물을 유포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씨의 범행으로 피해를 본 여성은 현재까지 74명으로 확인됐으며,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습니다.

조 씨는 확보한 성 착취물을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했습니다. 이른바 '박사방'으로 불린 이 대화방은 금액에 따라 3단계로 구분했으며, 20만 원대, 70만 원대, 150만 원대의 입장료를 내야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조 씨는 계좌 추적 등을 염려해 가상화폐로 입장료를 지불받았습니다.

조 씨는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공범도 모집했습니다. 모집된 공범들 가운데는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피해 여성들과 '박사방'의 유료 회원들의 신상을 알아내 유포했습니다. 공범 중 일부는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평소 자신의 신상을 치밀하게 숨겨온 조 씨는 공범들에게도 신원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사' 일당 14명 검거…용의자 신상공개 청원 이틀 만에 25만 명

경찰은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뒤 국제 공조 수사와 가상화폐 추적 등을 통해 '박사방' 관련자 14명을 검거했습니다. 이 중 조 씨를 포함한 5명은 현재 구속된 상태입니다.

검거 당시 조 씨는 "박사의 범행에 가담하긴 했지만, 박사는 아니다"라며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자신이 박사임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조 씨의 자택 등에서 현금 약 1억 3천만 원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모든 범죄수익에 대해서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하고 국세청에 통보할 방침입니다.

한편 그제(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청원에는 오늘(2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26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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