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열수 교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도 넘은 중 ‘사드 보복’…‘미국 역할’ 설득 필요” ①

입력 2017.03.0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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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3월 2일(목요일)
□ 출연자 : 김열수 교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도 넘은 중 ‘사드 보복’…‘미국 역할’ 설득 필요”

[윤준호] 국방부와 롯데가 그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를 5월 이전에 마무리 짓기로 합의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중국의 반발이 더욱 격해지고 있는데요. 우리 기업들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는가 하면 북한을 지렛대 삼아서 우리를 압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김열수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 교수님과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열수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열수] 네, 저는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김열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윤준호] 네, 반갑습니다. 사드 부지 계약이 체결되면서 중국의 협박성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데요. 지금 중국의 반발은 어느 정도라도 봐야 할까요?

[김열수] 중국의 반발이 사실상 도를 넘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이 보복을 암시하는 듯한 그런 발언을 하고 난 뒤에 관영 언론들이 강력한 보복 조치의 필요성과, 심지어 어떻게 보복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방법론까지 제시를 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롯데 그룹에 대한 보복 조치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롯데 그룹 중국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중국이 무차별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도를 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준단교 이야기도 나오고 불매운동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주목되는 것이 이달 15일이 중국이 정한 ‘소비자의 날’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소비자의 날’에 방영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 기업, 특히 롯데를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요. 이게 어떤 내용인가요?

[김열수] 이것은 올해만이 아니라 매년 3월 15일을 ‘소비자의 날’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주로 외국 기업들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이날 방영합니다. 특히 CCTV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315완후이‘라고 하는 그런 프로그램인데요.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에서 외국 기업들 문제점이 고발되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번 찍히게 되면 그 국가 경제는 폭락하고 매출은 급감하거든요. 소위 말하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KFC, 폭스바겐 등의 기업들이 여기에 찍혀서 굉장히 혼이 났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같은 경우 3월 15일을 ’소비자의 날‘로 벼르고 있는 것은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같은 데의 소비자 불만을 집중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롯데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그런 얘기라고 봐야 합니다.

[윤준호] 최근 한국 드라마 등에 대한 규제도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한령 때문에 많은 드라마들이 방영이 금지되거나 공연이 차단되거나 했는데요. 이번에 ‘도깨비’까지도 자취를 감췄다고 합니다. 최근 한한령 경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김열수] 한류 금지령이라고 하는 것은 중국 자체의 예능 프로그램을 육성하는 것하고는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고요. 한류가 이렇게 커지면 커질수록 동아시아의 문화 위협이 있기 때문에 한류의 제재해야 되겠다는 이런 생각을 중국 스스로가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한한령도 뚫었다는 ‘도깨비’도 자취를 감췄다는 건데요.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한국의 드라마 같은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이 아니고 온라인까지 제한을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전방위적으로 한한령이 실제로 시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지난달에 회담을 갖고 사드 보복 철회를 요청했었는데 이게 지금 중국이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김열수] 네, 그렇다고 봐야죠. 지난 2월 18일날 G20 장관 회담이 있었는데요. 이때 양자 외무부 장관 회담을 했습니다. 그래서 윤병세 외무부 장관은 자위적 방위 조치의 필요성 때문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고 이것 때문에 사드 보복 조치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여기에 대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했고 중국이 취하고 있는 이런 것은 당국 차원이 아니고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얘기를 했습니다. 결국 양자 간 이루어진 이 회담은 서로의 의견만 개진하는 평행선을 달리는 회담이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이런 보복 조치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더 나아지고 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합니다.

[윤준호] 우리 외교부에서는 이러한 외교적 노력과 병행해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을 가지고 세계 무역기구 WTO에 제소하겠다는 얘기도 하고 있는데요. 이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김열수] 사실 문화, 경제 분야의 보복성 조치가 WTO 조항에 위반이 된다고 하면 여기에 대해서 법적 검토를 해서 제소를 하겠다는 거거든요. 이런 사례는 있었습니다. 2010년도에 일본하고 중국 사이 센가쿠 열도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이때 중국이 취한 조치 중 하나가 첨단 제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광물질인 희토류를 수출 금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은 이거를 가지고 WTO에 제소했고 일본이 제소한 것이 이긴 거죠.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을 하겠다는 거고 제가 볼 때는 이런 것들과 병행해서 몇 가지를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윤준호] 어떤 부분에서요?

[김열수] 미국과 서방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중국이 취하고 있는 이런 보복 조치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 국제 여론전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국을 설득하는 그런 노력을 보여야 될 필요성도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는 중장기적이기는 하지만 한국이 사실상 수출입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하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일방적으로 너무 의존하고 있는 그런 상태거든요. 긴 호흡을 가지고 이런 것들에 대한 수출입의 다변화 문제를 심층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것이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날 수 있는 중국의 보복 조치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조금 더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윤준호] 세부적으로 한번 조금 더 나눠서 방금 말씀하신 부분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드에 대해서 우리와 미국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적 조치이지 중국의 안보 위협이 아니라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은 없겠습니까?

[김열수] 그 간격을 좁힐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중국이 얼마큼 한국의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느냐의 여부라고 봅니다. 사실 한국이 중국에 대해서 몇 번에 걸쳐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자위적 방위 조치라고 하는 것은 간단하게 얘기한 것이지만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얼마나 고도화되어 있는지는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지금 한국,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믿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자기네들이 핵 그리고 미사일 발사를 하고 난 뒤의 사진을 적게는 9장, 많게는 20장까지 일부러 공개를 했지 않습니까? 이 정도의 위협이 현실화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은 한국의 안보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안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여태껏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러했다, 지금 현재 핵미사일 위협이 이 정도로 왔다’라고 하면 한국이 지금 여기에 대해서 중국의 논리를 따라줄 필요도 있지만 중국은 사실상 북한이 하는 행위에 대해서 계속 뒷문을 열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안보에 대해서는 완전히 눈을 감고 자신들의 안보 위협에는 조금밖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 해서 그걸 한국에 시비를 걸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 만일에 중국이 앞으로 패권국가가 되면 얼마큼 굶주린 호랑이와 굶주린 사자의 모습으로 주변 국가를 대할지를 지금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윤준호] 심지어는 중국의 관영 언론인 ‘글로벌타임즈’는 만약에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경북 성주 사드 배치 지역의 중국의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말을 해도 너무한 말 아닙니까?

[김열수] 중국의 군사 전문가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즈’에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사실상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영 매체에 이런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실어준다고 하는 중국의 태도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는 사실 중국에서 성주를 대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성주 국민들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 것이, 성주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요격이 가능합니다. 제가 패트리어트3가 배치돼 있는 독일의 주민을 만나서 얘기를 해 본 적이 있는데, 자기네들은 패트리어트3가 배치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안심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의 핵심은 거기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날아오는 미사일이 요격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건데요. 이러한 중국 전문가의 말을 ‘글로벌타임즈’에 냈다는 건 실제로 성주군이 중국군의 타격 목표가 된다고 하는 그런 의미보다는 어디에 초점이 가 있냐면, 성주 군민들로 하여금 ‘사드 배치 반대에 데모를 하라’는 것을 조장하기 위해서 이런 글을 실었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윤준호] 김 교수님, 그렇지만 이 부분을 조금 더 살펴보면, 성주에 있는 포대가 어디 포대입니까? 미국에서 옮겨온 사드 포대 아닙니까? 다시 말해서 미군 부대거든요. 미군에 대해 직접적으로 공격한다는 얘기이고 또한 주한 미군의 안위와도 관련이 되는데요. 때문에 미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앞서도 말씀하셨잖아요. 미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되는 것 아닙니까?

[김열수] 당연하죠.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을 드렸다시피 지금 맥 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하고 우리 김관진 안보실장하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사드 배치 등 이 문제에 대해 중국을 설득해 나가는 노력을 하자고 얘기를 했지만 제가 볼 때는 이 정도 선에서는 좀 부족하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때는 미국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미국이 훨씬 나설 수 있도록 우리 안보보좌관을 비롯해서 외교부는 외교부 차원에서 미국을 설득해내고 미국은 다시 중국한테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얘기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윤준호] 이번에 중국이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초청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계속 냉랭했었습니다. 특히나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로 더 안 좋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사드 부지 확정 그리고 배치에 대해서 국방부하고 롯데하고 계약을 맺자마자 불러들였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도를 뭔가 과시하고자 하는 것 아닙니까?

[김열수] 제가 볼 때는 의도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북극성 2형’을 발사하고 그다음 날 바로 김정남을 암살한 것이 북한 정권이 기획했다고 하는 것이 점점 더 드러나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북한이 궁지에 몰리고 있는데 궁지에 몰리고 있는 이 북한이 북한 핵을 포기하고 김정은 정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국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리길성 외무성 부상을 불러들였거든요. 물론 여기에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논의해야 될 여러 가지 북중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석탄 수출입 금지한 것에 대한 문제, 김정남 암살과 관련된 문제, 북한의 핵미사일로 요약된 WMD 문제 등을 가지고 얘기를 할 수 있지만 그거보다 사드 문제만 관련해서 보면 오히려 북중 관계를 과시하면서 한국에 사드 배치하는 것에 대한 것에서 북한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지금 중국이 보여주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교수님께서 보시기에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나서는 것이 최선의 길일 수 있겠습니까?

[김열수] 사실상 쉽지 않은 길이라고 봅니다.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우리 안보 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계속 시비를 거는 것은 사실상 도를 많이 넘어섰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중국 스스로가 굉장히 이중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고 보는데요.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려고 하느냐면,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 섬을 많이 만들었지 않습니까? 중국은 이 섬들에 대해서 미사일 시설들을 건설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서방 국가들이 반발하고 잘못됐다고 얘기하니까 중국 홍레이 대변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은 자체 방어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 필요한 만큼의 국가 방어 시설을 배치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중국은 불법적인 섬들에 이런 미사일을 갖다 놓는 데 대해서 권리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한국 안보에 대해서 우리가 필요한 무기 체계를 갖다 놓는 데 여기에 대해서 갑론을박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중심을 잡고 이런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전체 국민들의 여론을 통일해 나가면서 중국에 대응해 나가고 미국을 설득하고 국제적인 여론전을 펼쳐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준호] 우리가 그동안 수교 이후 정치, 경제적으로 너무 과도하게 중국에 치우쳐 있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번이 향후 대중 관계의 어떤 시금석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열수]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김열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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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열수 교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도 넘은 중 ‘사드 보복’…‘미국 역할’ 설득 필요” ①
    • 입력 2017-03-02 10:36:06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3월 2일(목요일)
□ 출연자 : 김열수 교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도 넘은 중 ‘사드 보복’…‘미국 역할’ 설득 필요”

[윤준호] 국방부와 롯데가 그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를 5월 이전에 마무리 짓기로 합의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중국의 반발이 더욱 격해지고 있는데요. 우리 기업들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는가 하면 북한을 지렛대 삼아서 우리를 압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김열수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김 교수님과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열수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열수] 네, 저는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김열수입니다. 반갑습니다.

[윤준호] 네, 반갑습니다. 사드 부지 계약이 체결되면서 중국의 협박성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데요. 지금 중국의 반발은 어느 정도라도 봐야 할까요?

[김열수] 중국의 반발이 사실상 도를 넘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이 보복을 암시하는 듯한 그런 발언을 하고 난 뒤에 관영 언론들이 강력한 보복 조치의 필요성과, 심지어 어떻게 보복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방법론까지 제시를 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롯데 그룹에 대한 보복 조치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롯데 그룹 중국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중국이 무차별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도를 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준단교 이야기도 나오고 불매운동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주목되는 것이 이달 15일이 중국이 정한 ‘소비자의 날’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소비자의 날’에 방영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 기업, 특히 롯데를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요. 이게 어떤 내용인가요?

[김열수] 이것은 올해만이 아니라 매년 3월 15일을 ‘소비자의 날’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주로 외국 기업들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이날 방영합니다. 특히 CCTV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이 ‘315완후이‘라고 하는 그런 프로그램인데요.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에서 외국 기업들 문제점이 고발되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번 찍히게 되면 그 국가 경제는 폭락하고 매출은 급감하거든요. 소위 말하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KFC, 폭스바겐 등의 기업들이 여기에 찍혀서 굉장히 혼이 났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같은 경우 3월 15일을 ’소비자의 날‘로 벼르고 있는 것은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같은 데의 소비자 불만을 집중적으로 반영함으로써 롯데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그런 얘기라고 봐야 합니다.

[윤준호] 최근 한국 드라마 등에 대한 규제도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한령 때문에 많은 드라마들이 방영이 금지되거나 공연이 차단되거나 했는데요. 이번에 ‘도깨비’까지도 자취를 감췄다고 합니다. 최근 한한령 경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김열수] 한류 금지령이라고 하는 것은 중국 자체의 예능 프로그램을 육성하는 것하고는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고요. 한류가 이렇게 커지면 커질수록 동아시아의 문화 위협이 있기 때문에 한류의 제재해야 되겠다는 이런 생각을 중국 스스로가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한한령도 뚫었다는 ‘도깨비’도 자취를 감췄다는 건데요.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한국의 드라마 같은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이 아니고 온라인까지 제한을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전방위적으로 한한령이 실제로 시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지난달에 회담을 갖고 사드 보복 철회를 요청했었는데 이게 지금 중국이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김열수] 네, 그렇다고 봐야죠. 지난 2월 18일날 G20 장관 회담이 있었는데요. 이때 양자 외무부 장관 회담을 했습니다. 그래서 윤병세 외무부 장관은 자위적 방위 조치의 필요성 때문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고 이것 때문에 사드 보복 조치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여기에 대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했고 중국이 취하고 있는 이런 것은 당국 차원이 아니고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얘기를 했습니다. 결국 양자 간 이루어진 이 회담은 서로의 의견만 개진하는 평행선을 달리는 회담이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이런 보복 조치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더 나아지고 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합니다.

[윤준호] 우리 외교부에서는 이러한 외교적 노력과 병행해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을 가지고 세계 무역기구 WTO에 제소하겠다는 얘기도 하고 있는데요. 이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김열수] 사실 문화, 경제 분야의 보복성 조치가 WTO 조항에 위반이 된다고 하면 여기에 대해서 법적 검토를 해서 제소를 하겠다는 거거든요. 이런 사례는 있었습니다. 2010년도에 일본하고 중국 사이 센가쿠 열도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습니다. 이때 중국이 취한 조치 중 하나가 첨단 제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광물질인 희토류를 수출 금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은 이거를 가지고 WTO에 제소했고 일본이 제소한 것이 이긴 거죠.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을 하겠다는 거고 제가 볼 때는 이런 것들과 병행해서 몇 가지를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윤준호] 어떤 부분에서요?

[김열수] 미국과 서방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중국이 취하고 있는 이런 보복 조치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 국제 여론전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국을 설득하는 그런 노력을 보여야 될 필요성도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는 중장기적이기는 하지만 한국이 사실상 수출입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하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일방적으로 너무 의존하고 있는 그런 상태거든요. 긴 호흡을 가지고 이런 것들에 대한 수출입의 다변화 문제를 심층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것이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날 수 있는 중국의 보복 조치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조금 더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윤준호] 세부적으로 한번 조금 더 나눠서 방금 말씀하신 부분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드에 대해서 우리와 미국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적 조치이지 중국의 안보 위협이 아니라고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은 없겠습니까?

[김열수] 그 간격을 좁힐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중국이 얼마큼 한국의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느냐의 여부라고 봅니다. 사실 한국이 중국에 대해서 몇 번에 걸쳐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자위적 방위 조치라고 하는 것은 간단하게 얘기한 것이지만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얼마나 고도화되어 있는지는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지금 한국,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믿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자기네들이 핵 그리고 미사일 발사를 하고 난 뒤의 사진을 적게는 9장, 많게는 20장까지 일부러 공개를 했지 않습니까? 이 정도의 위협이 현실화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은 한국의 안보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안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여태껏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러했다, 지금 현재 핵미사일 위협이 이 정도로 왔다’라고 하면 한국이 지금 여기에 대해서 중국의 논리를 따라줄 필요도 있지만 중국은 사실상 북한이 하는 행위에 대해서 계속 뒷문을 열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안보에 대해서는 완전히 눈을 감고 자신들의 안보 위협에는 조금밖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 해서 그걸 한국에 시비를 걸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 만일에 중국이 앞으로 패권국가가 되면 얼마큼 굶주린 호랑이와 굶주린 사자의 모습으로 주변 국가를 대할지를 지금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윤준호] 심지어는 중국의 관영 언론인 ‘글로벌타임즈’는 만약에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경북 성주 사드 배치 지역의 중국의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말을 해도 너무한 말 아닙니까?

[김열수] 중국의 군사 전문가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즈’에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사실상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영 매체에 이런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실어준다고 하는 중국의 태도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때는 사실 중국에서 성주를 대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성주 국민들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 것이, 성주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요격이 가능합니다. 제가 패트리어트3가 배치돼 있는 독일의 주민을 만나서 얘기를 해 본 적이 있는데, 자기네들은 패트리어트3가 배치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안심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의 핵심은 거기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날아오는 미사일이 요격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건데요. 이러한 중국 전문가의 말을 ‘글로벌타임즈’에 냈다는 건 실제로 성주군이 중국군의 타격 목표가 된다고 하는 그런 의미보다는 어디에 초점이 가 있냐면, 성주 군민들로 하여금 ‘사드 배치 반대에 데모를 하라’는 것을 조장하기 위해서 이런 글을 실었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윤준호] 김 교수님, 그렇지만 이 부분을 조금 더 살펴보면, 성주에 있는 포대가 어디 포대입니까? 미국에서 옮겨온 사드 포대 아닙니까? 다시 말해서 미군 부대거든요. 미군에 대해 직접적으로 공격한다는 얘기이고 또한 주한 미군의 안위와도 관련이 되는데요. 때문에 미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앞서도 말씀하셨잖아요. 미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되는 것 아닙니까?

[김열수] 당연하죠.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을 드렸다시피 지금 맥 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하고 우리 김관진 안보실장하고 전화 통화를 하면서 사드 배치 등 이 문제에 대해 중국을 설득해 나가는 노력을 하자고 얘기를 했지만 제가 볼 때는 이 정도 선에서는 좀 부족하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때는 미국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미국이 훨씬 나설 수 있도록 우리 안보보좌관을 비롯해서 외교부는 외교부 차원에서 미국을 설득해내고 미국은 다시 중국한테 이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얘기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윤준호] 이번에 중국이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초청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김정은 집권 이후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계속 냉랭했었습니다. 특히나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로 더 안 좋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사드 부지 확정 그리고 배치에 대해서 국방부하고 롯데하고 계약을 맺자마자 불러들였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도를 뭔가 과시하고자 하는 것 아닙니까?

[김열수] 제가 볼 때는 의도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북극성 2형’을 발사하고 그다음 날 바로 김정남을 암살한 것이 북한 정권이 기획했다고 하는 것이 점점 더 드러나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북한이 궁지에 몰리고 있는데 궁지에 몰리고 있는 이 북한이 북한 핵을 포기하고 김정은 정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국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리길성 외무성 부상을 불러들였거든요. 물론 여기에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논의해야 될 여러 가지 북중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석탄 수출입 금지한 것에 대한 문제, 김정남 암살과 관련된 문제, 북한의 핵미사일로 요약된 WMD 문제 등을 가지고 얘기를 할 수 있지만 그거보다 사드 문제만 관련해서 보면 오히려 북중 관계를 과시하면서 한국에 사드 배치하는 것에 대한 것에서 북한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지금 중국이 보여주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교수님께서 보시기에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나서는 것이 최선의 길일 수 있겠습니까?

[김열수] 사실상 쉽지 않은 길이라고 봅니다.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사실 우리 안보 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계속 시비를 거는 것은 사실상 도를 많이 넘어섰다고 보는 것입니다. 또 중국 스스로가 굉장히 이중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고 보는데요.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려고 하느냐면,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 섬을 많이 만들었지 않습니까? 중국은 이 섬들에 대해서 미사일 시설들을 건설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서방 국가들이 반발하고 잘못됐다고 얘기하니까 중국 홍레이 대변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국은 자체 방어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 필요한 만큼의 국가 방어 시설을 배치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중국은 불법적인 섬들에 이런 미사일을 갖다 놓는 데 대해서 권리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한국 안보에 대해서 우리가 필요한 무기 체계를 갖다 놓는 데 여기에 대해서 갑론을박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중심을 잡고 이런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전체 국민들의 여론을 통일해 나가면서 중국에 대응해 나가고 미국을 설득하고 국제적인 여론전을 펼쳐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준호] 우리가 그동안 수교 이후 정치, 경제적으로 너무 과도하게 중국에 치우쳐 있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번이 향후 대중 관계의 어떤 시금석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열수]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김열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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