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드 배치 비난 공세 지속…“北 핵·미사일 개발 명분 제공”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개시에 대한 러시아의 비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7일(현지시간) "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는 북한에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할 무게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 시스템이 오히려 핵·미사일 프로그램 추진을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것(사드 시스템)이 해당 지역과 한국, 미국의 새 행정부에 필요한 일인가에 대한 질문에 미국도 한국도 이성적 해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북한과의 무의미한 협박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에 배치될 사드 시스템이 러시아와 중국 등 주변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하고 결국 역내 안정성을 해친다는 주장도 폈다.

코사체프는 "북한이 최근 다른 나라가 여러 대응 행동들을 취하도록 하는 각종 명분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설명이 이해는 되지만, 역내에는 다른 국가들도 있으며 미사일이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전개와 같은 전략적 문제는 순수하게 양자 차원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분야의) 어떠한 변화도 직접적으로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나라의 안보를 건드리기 때문에 마치 이 문제가 순전히 남북한 간의 문제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드는 미국 글로벌 MD 요소에 관한 문제이며 국제적 전략 안정성을 건드리는 문제"라면서 "일부 전략 요소에서의 우위 선점이 미국의 안보를 강화해 주지 않으며 오히려 전 세계에 위험을 증대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코사체프 위원장은 러시아 영토 인근에 러시아를 '주적(主敵) 1호'로 지칭하는 국가(미국)의 MD 시스템이 출현하는 데 대해 대칭적 혹은 비대칭적 군사대응은 불가피하다면서 앞으로 러시아가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군비통제국 국장 미하일 울리야노프도 이날 "러시아는 군사 계획과 대외활동에서 미국 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한 미국의 행동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군사·외교적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상·하원 외교·국방 위원회 지도부도 사드를 미국 글로벌 MD 시스템의 일부라고 규정하고 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가 역내 전략 균형을 훼손하고 러시아의 이익을 침해하는 만큼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는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국과 공조해 구체적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