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핵·미사일 ‘마이웨이’…남북 관계는?

입력 2017.05.27 (07:49) 수정 2017.05.2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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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 정부가 핵심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발표한 직후, 한이 신형 북극성-2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전 배치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대화를 위한 행동을 보이라며 기싸움을 하는 와중에 벌어진 도발이라 그 시점이 더욱 주목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핵도발로 난항을 겪어온 남북교류 사업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변화의 조짐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식의 북한 미사일 도발과 남북관계 변화의 가능성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텁니다.

<리포트>

북한이 석 달 만에 다시 쏘아올린 북극성 2형, 미국 알래스카까지 위협하는 화성 12형을 쏜 지 한주 만입니다.

북한은 북극성 2형 탄두에 단 카메라로 찍은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북한 서북지방에서 점점 멀어지더니 중국 랴오둥 반도까지 비추며 방향을 잡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또 북극성 2형의 성능 검증을 마쳤다며 이례적으로 실전 배치 계획도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2일) : “(김정은이)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무기 체계의 부대 실전 배비(배치)를 승인하셨습니다.”

북극성 2형은, SLBM 즉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기종으로, SLBM처럼 발사관에서 먼저 튀어나온 뒤 점화돼 날아갑니다.

사전에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는 고체 연료를 쓰고, 험한 지형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무한궤도형 이동발사대를 이용해 사전 탐지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북극성 2형이 대량 배치되면 도발 원점을 선제 타격한다는 우리 군의 킬 체인 구상이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터뷰>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 : “킬체인과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개념은 10여 년 전 개념 이예요. 10년 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고 기본적인 개념, 계획도 바꿔야겠죠.”

이는 유사시 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들어올 길목이 위협받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교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전문위원) : “북극성 2형의 사거리가 2,000km 정도 플러스마이너스 되거든요. 그럼 2,000km라고 하면 북한에서 일본은 완전한 사정거리에 들어갑니다. 앞으로 만일 한반도에 유사시에 문제가 생기면 미군 증원전력들이 우리 한반도로 들어오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그렇게 들어오는 증원전력들, 그리고 도달하게 될 부산항, 목포, 이런 항구들이 모두 북한의 북극성 2형의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사거리 3천 킬로미터 무수단이 괌 미군기지를, 또 이달 초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 12형은 사거리가 4,500에서 5천 킬로미터로 알래스카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습니다.

북극성-2형과 화성-12형 엔진을 묶으면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 완성도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망이 점점 더 촘촘하고 파괴력을 더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 직후, NSC 즉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소집을 지시했습니다.

이어 발표된 외교부 대변인 성명은 앞서, 화성 12형 시험 발사 때와 달리 제재도 거론하며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습니다.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군사적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인터뷰>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브레이크 없는 핵미사일 고도화에 지금 집중하고 있고 빠른 속도로 지금 고도화 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와 압박에 동참하면서 이제 포괄적인 북핵 해법을 마련해서 앞으로 북핵을 우선적으로 동결시키고 또 최종적으로 폐기시키는 그런 단계적 포괄적 해법을 마련하고 이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겠죠. 그러나 지금은 우선 그 제재와 압박에 공조를 취할 단계다.”

이번 북한의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는 새 정부가 외교안보 라인을 발표한 직후 강행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윤곽을 드러낸 외교안보 라인은군 출신이 아닌 외교관 출신 국가안보실장과 다자외교 경험이 많은 외교장관 후보자를 통해 새 정부의 철학과 전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취> “안보와 외교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북핵 위기 상황에서는 우리의 안보에서 외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김정은 정권에게 대화 제스처를 보내는 과정에서 북극성 2형이 시험 발사 돼, 더욱 관심을 끕니다.

앞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 북한의 체제 보장을 해줄테니 미국을 믿고 핵 프로그램 중단이라는 행동을 보이라는 메시지를 우리 특사를 통해 전했습니다.

<인터뷰>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에 현재의 핵미사일 위협은 임박한 위협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력을 갖고 최대의 압박을 하면서 이제 관여라는 정책 속에서 해결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네 가지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추국하지 않겠다. 예를 들면 체제 전환 또 정권 교체, 빠른 통일, 그리고 이제 무력 침공 이런 것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약속을 하고 우리를 믿고 대화를 하자.”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진지 하루 만에 북한은 유엔 주재 대표부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야 말로 먼저 행동을 보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녹취> 김인룡(유엔 주재 北 차석 대사/지난 19일) : “미국 일각에서 대화 의사 표시가 있는데, 중요한 것은 말보다 행동입니다.”

바로 다음날엔 북극성 2형 도발을 하더니, 이어 틸러슨 장관의 제안을 "유치한 기만극"이라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단 계획한대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향후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같이 행동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핵 실험 같은 경우에는 핵무기 국가가 되는 데 9.9부를 넘어섰다라고 하면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이제 9부 능선을 넘어섰는데요. 이제는 고지가 바로 저기 앞인데 조금만 더 하면 미사일도 ICBM 까지 개발이 완성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그것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죠.”

지난 24일은 이른바 5.24 조치 7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2010년 3월, 북한 잠수정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하자 정부는 같은 해 5월 24일,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는데요.

개성공단 이외의 북한 방문을 불허하고, 남북교역을 중단하며, 대북 신규 투자를 금지했습니다.

또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불허하고 대북 지원사업도 원칙적으로 보류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핵실험 등이 이어지면서 5.24 조치는 7년 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녹취> KBS 뉴스9(2008년 7월) : “금강산 특구 내 비치호텔에 묵었던 박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을 하던 박왕자 씨가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습니다.

2년 뒤, 천안함 사건까지 일어나자 정부는 5.24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녹취> 이명박(당시 대통령/2010년 5월 24일) : “나는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조치해 나가겠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에 변화 조짐이 보이는가 싶었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로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남북교류 재개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최근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5.24 조치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보며 유연하게 풀어가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곧바로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녹취> 정우택(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지난 24일) : “대북유화 일변도 조치가 취해진다면 이것은 북한 김정은에게 달러를 갖다 바치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겁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총리 후보자도 현재 상황에서 5.24 조치 해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녹취> 경대수(자유한국당 국회의원) : “5.24 조치가 유명무실하다고 해서 해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녹취> 이낙연(국무총리 후보자) : “핵실험의 계속이라던가 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적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나다.”

이 때문에 새 정부가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시작으로 남북 교류를 넓혀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북한의 추가 도발에는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인도적 지원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강경화(외교부 장관 후보자) : “인도 지원은 인간이 고통 받는 데 대해서 해야 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는 게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뒤 통일부가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 등 민간단체들로부터 접수한 북한 주민 접촉 신고들이 순차적으로 수리될 지가 주목됩니다.

실제 어제, 대북 인도지원 단체인 우리 민족 서로 돕기 운동이 신청한 대북접촉이,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승인됐습니다.

과거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가 지난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단절된 군 통신망을 재개통하는 방안도 정부가 검토 중입니다.

<인터뷰>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지금 이제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우선 정세관리 차원에서 사소한 그런 군사적 충돌도 또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끊어진 그 서해 뭐 군사 핫라인 또 판문점 연락 사무소, 이런 것을 빨리 연결을 시켜가지고 정세관리를 하자는 측면에서 그건 가장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다.”

다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계속되고 있고 동맹인 미국과 국제사회가 고강도 대북 제재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적합한 유연한 대북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남북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미 국제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혼자서 풀어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 스스로가 어떻게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풀 것인가, 나름대로 어떤 것을 결정하고 난 뒤에 이런 안을 들고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조율을 하고 또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조율하고 그런 결과를 기초로 해서 남북한 사이의 바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온 정성을, 또 외교적인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봅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위한 행동을 먼저하라고 서로에게 요구하며 기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새 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은 국제 공조를 통한 북핵 해결과 남북관계 변화를 동시에 모색하며 시행 전략을 짜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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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핵·미사일 ‘마이웨이’…남북 관계는?
    • 입력 2017-05-27 07:49:29
    • 수정2017-05-27 08:23:02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새 정부가 핵심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발표한 직후, 한이 신형 북극성-2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전 배치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대화를 위한 행동을 보이라며 기싸움을 하는 와중에 벌어진 도발이라 그 시점이 더욱 주목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핵도발로 난항을 겪어온 남북교류 사업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변화의 조짐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식의 북한 미사일 도발과 남북관계 변화의 가능성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텁니다.

<리포트>

북한이 석 달 만에 다시 쏘아올린 북극성 2형, 미국 알래스카까지 위협하는 화성 12형을 쏜 지 한주 만입니다.

북한은 북극성 2형 탄두에 단 카메라로 찍은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북한 서북지방에서 점점 멀어지더니 중국 랴오둥 반도까지 비추며 방향을 잡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또 북극성 2형의 성능 검증을 마쳤다며 이례적으로 실전 배치 계획도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2일) : “(김정은이)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2형 무기 체계의 부대 실전 배비(배치)를 승인하셨습니다.”

북극성 2형은, SLBM 즉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기종으로, SLBM처럼 발사관에서 먼저 튀어나온 뒤 점화돼 날아갑니다.

사전에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는 고체 연료를 쓰고, 험한 지형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무한궤도형 이동발사대를 이용해 사전 탐지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북극성 2형이 대량 배치되면 도발 원점을 선제 타격한다는 우리 군의 킬 체인 구상이 무력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터뷰>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 : “킬체인과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개념은 10여 년 전 개념 이예요. 10년 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고 기본적인 개념, 계획도 바꿔야겠죠.”

이는 유사시 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들어올 길목이 위협받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교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전문위원) : “북극성 2형의 사거리가 2,000km 정도 플러스마이너스 되거든요. 그럼 2,000km라고 하면 북한에서 일본은 완전한 사정거리에 들어갑니다. 앞으로 만일 한반도에 유사시에 문제가 생기면 미군 증원전력들이 우리 한반도로 들어오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그렇게 들어오는 증원전력들, 그리고 도달하게 될 부산항, 목포, 이런 항구들이 모두 북한의 북극성 2형의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사거리 3천 킬로미터 무수단이 괌 미군기지를, 또 이달 초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 12형은 사거리가 4,500에서 5천 킬로미터로 알래스카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습니다.

북극성-2형과 화성-12형 엔진을 묶으면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ICBM 완성도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망이 점점 더 촘촘하고 파괴력을 더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 직후, NSC 즉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소집을 지시했습니다.

이어 발표된 외교부 대변인 성명은 앞서, 화성 12형 시험 발사 때와 달리 제재도 거론하며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습니다.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군사적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인터뷰>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브레이크 없는 핵미사일 고도화에 지금 집중하고 있고 빠른 속도로 지금 고도화 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와 압박에 동참하면서 이제 포괄적인 북핵 해법을 마련해서 앞으로 북핵을 우선적으로 동결시키고 또 최종적으로 폐기시키는 그런 단계적 포괄적 해법을 마련하고 이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겠죠. 그러나 지금은 우선 그 제재와 압박에 공조를 취할 단계다.”

이번 북한의 북극성 2형 시험 발사는 새 정부가 외교안보 라인을 발표한 직후 강행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윤곽을 드러낸 외교안보 라인은군 출신이 아닌 외교관 출신 국가안보실장과 다자외교 경험이 많은 외교장관 후보자를 통해 새 정부의 철학과 전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취> “안보와 외교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북핵 위기 상황에서는 우리의 안보에서 외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김정은 정권에게 대화 제스처를 보내는 과정에서 북극성 2형이 시험 발사 돼, 더욱 관심을 끕니다.

앞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 북한의 체제 보장을 해줄테니 미국을 믿고 핵 프로그램 중단이라는 행동을 보이라는 메시지를 우리 특사를 통해 전했습니다.

<인터뷰>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에 현재의 핵미사일 위협은 임박한 위협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력을 갖고 최대의 압박을 하면서 이제 관여라는 정책 속에서 해결을 서두르고 있는데요.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네 가지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추국하지 않겠다. 예를 들면 체제 전환 또 정권 교체, 빠른 통일, 그리고 이제 무력 침공 이런 것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약속을 하고 우리를 믿고 대화를 하자.”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진지 하루 만에 북한은 유엔 주재 대표부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야 말로 먼저 행동을 보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녹취> 김인룡(유엔 주재 北 차석 대사/지난 19일) : “미국 일각에서 대화 의사 표시가 있는데, 중요한 것은 말보다 행동입니다.”

바로 다음날엔 북극성 2형 도발을 하더니, 이어 틸러슨 장관의 제안을 "유치한 기만극"이라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단 계획한대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향후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같이 행동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핵 실험 같은 경우에는 핵무기 국가가 되는 데 9.9부를 넘어섰다라고 하면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이제 9부 능선을 넘어섰는데요. 이제는 고지가 바로 저기 앞인데 조금만 더 하면 미사일도 ICBM 까지 개발이 완성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그것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죠.”

지난 24일은 이른바 5.24 조치 7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2010년 3월, 북한 잠수정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하자 정부는 같은 해 5월 24일, 강력한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했는데요.

개성공단 이외의 북한 방문을 불허하고, 남북교역을 중단하며, 대북 신규 투자를 금지했습니다.

또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을 불허하고 대북 지원사업도 원칙적으로 보류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핵실험 등이 이어지면서 5.24 조치는 7년 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녹취> KBS 뉴스9(2008년 7월) : “금강산 특구 내 비치호텔에 묵었던 박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을 하던 박왕자 씨가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습니다.

2년 뒤, 천안함 사건까지 일어나자 정부는 5.24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녹취> 이명박(당시 대통령/2010년 5월 24일) : “나는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조치해 나가겠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관계에 변화 조짐이 보이는가 싶었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로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남북교류 재개에 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최근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5.24 조치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보며 유연하게 풀어가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곧바로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녹취> 정우택(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지난 24일) : “대북유화 일변도 조치가 취해진다면 이것은 북한 김정은에게 달러를 갖다 바치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겁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총리 후보자도 현재 상황에서 5.24 조치 해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녹취> 경대수(자유한국당 국회의원) : “5.24 조치가 유명무실하다고 해서 해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녹취> 이낙연(국무총리 후보자) : “핵실험의 계속이라던가 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적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나다.”

이 때문에 새 정부가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시작으로 남북 교류를 넓혀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북한의 추가 도발에는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지만, 인도적 지원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강경화(외교부 장관 후보자) : “인도 지원은 인간이 고통 받는 데 대해서 해야 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는 게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뒤 통일부가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 등 민간단체들로부터 접수한 북한 주민 접촉 신고들이 순차적으로 수리될 지가 주목됩니다.

실제 어제, 대북 인도지원 단체인 우리 민족 서로 돕기 운동이 신청한 대북접촉이,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승인됐습니다.

과거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가 지난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단절된 군 통신망을 재개통하는 방안도 정부가 검토 중입니다.

<인터뷰>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지금 이제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우선 정세관리 차원에서 사소한 그런 군사적 충돌도 또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끊어진 그 서해 뭐 군사 핫라인 또 판문점 연락 사무소, 이런 것을 빨리 연결을 시켜가지고 정세관리를 하자는 측면에서 그건 가장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다.”

다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계속되고 있고 동맹인 미국과 국제사회가 고강도 대북 제재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적합한 유연한 대북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남북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미 국제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혼자서 풀어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한국 스스로가 어떻게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풀 것인가, 나름대로 어떤 것을 결정하고 난 뒤에 이런 안을 들고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조율을 하고 또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조율하고 그런 결과를 기초로 해서 남북한 사이의 바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온 정성을, 또 외교적인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봅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위한 행동을 먼저하라고 서로에게 요구하며 기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새 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은 국제 공조를 통한 북핵 해결과 남북관계 변화를 동시에 모색하며 시행 전략을 짜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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