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무직원에 “소 귀표 달아라”…조합장 갑질 논란

입력 2018.08.17 (06:24) 수정 2018.08.1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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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의 한 축협에서 남성 직원에게도 쉽지 않은 '송아지 귓표 달기' 같은 위험한 업무 등을 여성 직원들에게 배치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 모두 노조 집행부인데 노조 측은 명백한 노동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좁은 축사 안에서 소와 송아지들이 날뜁니다.

놓치기를 여러 차례.

가까스로 송아지를 붙잡은 후에야, 겨우 양쪽 귀에 번호표를 붙입니다.

건장한 남성 직원도 하기 쉽지 않은 이 일을 여성 직원이 하고 있습니다.

이 직원은 지난달만 해도 축협 사무직원이었습니다.

방역 화물차가 멈추고, 또 멈춰 섭니다.

자꾸 꺼지는 시동, 갈피를 못 잡는 운전대.

이 여성 직원은 1종 면허를 갖고 있지만 2종 승용차만 운전해온 터라 화물차 운전이 미숙한데도 방역 기사로 발령났습니다.

["어떡해요. (다시 1단 넣고...)"]

이렇게 위험천만한 업무에 발령된 이 여성들 모두, 공교롭게도 해당 축협 노조 집행부.

노조 측은 이 같은 인사가 단체교섭 거부를 이유로 지난 5월 조합장을 고용노동청에 고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민경신/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음성지부장 : "실제로 이 인사 이동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해 한 인사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이에 대해 해당 축협 조합장은 배정 업무가 절대 위험하지 않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양성 평등 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인사라고 주장하며 노조 측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조철희/충북 음성축협 조합장 :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건 조합원을 위해 일한다고 각서 받고 들어왔던 부분이고요.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건 자기들 편안한 자리만 있으려고..."]

노조 측은 사무직 여성을 축사 등 현장 직종에 즉시 발령낸 건 해당 축협 발족 이래 처음이라며 부당한 인사가 바로 잡힐 때까지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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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사무직원에 “소 귀표 달아라”…조합장 갑질 논란
    • 입력 2018-08-17 06:26:56
    • 수정2018-08-17 07: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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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의 한 축협에서 남성 직원에게도 쉽지 않은 '송아지 귓표 달기' 같은 위험한 업무 등을 여성 직원들에게 배치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여성들 모두 노조 집행부인데 노조 측은 명백한 노동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좁은 축사 안에서 소와 송아지들이 날뜁니다.

놓치기를 여러 차례.

가까스로 송아지를 붙잡은 후에야, 겨우 양쪽 귀에 번호표를 붙입니다.

건장한 남성 직원도 하기 쉽지 않은 이 일을 여성 직원이 하고 있습니다.

이 직원은 지난달만 해도 축협 사무직원이었습니다.

방역 화물차가 멈추고, 또 멈춰 섭니다.

자꾸 꺼지는 시동, 갈피를 못 잡는 운전대.

이 여성 직원은 1종 면허를 갖고 있지만 2종 승용차만 운전해온 터라 화물차 운전이 미숙한데도 방역 기사로 발령났습니다.

["어떡해요. (다시 1단 넣고...)"]

이렇게 위험천만한 업무에 발령된 이 여성들 모두, 공교롭게도 해당 축협 노조 집행부.

노조 측은 이 같은 인사가 단체교섭 거부를 이유로 지난 5월 조합장을 고용노동청에 고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민경신/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음성지부장 : "실제로 이 인사 이동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해 한 인사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이에 대해 해당 축협 조합장은 배정 업무가 절대 위험하지 않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양성 평등 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인사라고 주장하며 노조 측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조철희/충북 음성축협 조합장 :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건 조합원을 위해 일한다고 각서 받고 들어왔던 부분이고요.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건 자기들 편안한 자리만 있으려고..."]

노조 측은 사무직 여성을 축사 등 현장 직종에 즉시 발령낸 건 해당 축협 발족 이래 처음이라며 부당한 인사가 바로 잡힐 때까지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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