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한국인 입국 금지로, 보수 우파에 추파 던진 아베 정권”

입력 2020.03.09 (16:13) 수정 2020.03.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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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대단히 소극적...이에 대한 비판과 불안 굉장히 커
-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방역이 명분이지만,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어
- 입국 금지 조치로 아베 정권 지지하는 보수 우파에 적극적으로 추파 던지는 것
- 정치적인 스케줄 맘대로 조정할 수 있는 특별조치법 시행하려는 의도도 엿보여
- 일본에서 코로나19 검사 쉽지 않아... 한국의 조치가 훨씬 더 신뢰 간다는 여론도
- 국민들의 불안감 잠재우기 위해서 중국과 한국에 강력한 외교 조치 취한 것
- 도쿄올림픽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 그러나 국내에서 부정적인 여론 높아
- 도쿄올림픽은 아베 정권의 최대 승부처, 코로나19 대응 소극적인 것도 이와 관련
- 아베 지지율 30% 상상하기 힘든 수치, 아베 위기감 느껴 여러 가지 무리수 두는 것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3월 9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서정민 교수(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교)



▷ 오태훈 : 시사본부 월요일에는 우리나라 둘러싼 치열한 외교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분석하는 코너, 외교전쟁이 있습니다. 한데 오늘부터 한국과 일본 간에 이루어지고 있던 무비자 입국이 중단됐습니다. 이 조치는 일본이 먼저 취했는데 이 이야기를 좀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교의 서정민 교수를 연결해 좀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서정민 : 안녕하십니까? 도쿄입니다.

▷ 오태훈 : 지난 6일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사실상 입국금지 조치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실제 시행은 오늘부터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서정민 : 그렇죠.

▷ 오태훈 : 상당히 강력한 조치인데 이번에 일본이 취한 조치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 서정민 : 우선 대단히 유감스럽고 우려를 가지고 있고요.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이 역시 한일 간의 현실적인 관계를 볼 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까, 일시적인 정책이 아닐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일시적이라고 하면 대략 언제쯤으로 전망하세요?

▶ 서정민 : 지금 일본 정부가 밝히기는 3월 31일까지, 3월 말까지를 기한으로 일단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사태 추이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연장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죠.

▷ 오태훈 : 우리나라 확진자 숫자는 상당히 높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교해 봐서는. 하지만 발빠르게 확진자를 찾아가는 모양새일 수도 있고요. 갑자기 일본이 이렇게 우리나라에 대해서 조치를 취한 것은 왜 그렇다고 보세요?

▶ 서정민 : 우선 제 생각으로는요. 물론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대단히 소극적이었다. 그리고 아베 정권의 대응이 대단히 늦었다는 비판과 불안이 굉장히 증폭됐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것을 방역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 이런 조치를 취하는 쪽에는 그런 단순한 방역 강화보다는 조금 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지 않나 이렇게 현지에서도 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방역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깔려 있다는 건 어떻게 우리가 이해를 해야 할까요?

▶ 서정민 : 이게 이제 조금 배경을 이해해야겠는데요. 지금 아베 정권이 제일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일본 정부 아닙니까? 이러한 지지 기반을 크게 둘로 나눠볼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소위 말하면 보수 우파 진영이고요. 또 한쪽은 일본 경제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과 일본의 관계 그리고 한국과 중국의 관계, 미국의 관계 이 세 나라의 관계를 볼 때 우선 우파 정권은 미국과의 관계는 대단히 전통적으로 중시합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경우에는 대단히 정서적으로 서로 싫어하는 이런 정서가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계는 중국과 한국의 경우는 대단히 실리적으로 중요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아베 정권은 대단히 등거리 정책을 써왔죠. 그런데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경제적 관계성이 밀접하기 때문에 함부로 안티 정책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 시진핑이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이게 보류가 됐어요. 보류가 되면서 중국과 한국을 함께 묶어서 입국금지를 시키는, 방역을 명분으로요. 이런 과정에서 아베 정권 지지를 하고 있는 보수 우파에 대한 적극적 추파를 던지고 있다 이렇게 비판적으로 볼 수가 있고요. 또 하나 좀 굉장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는데 이러한 조치가 한국 때리기 방식으로 사회의 불안을 조금 조성하고 그다음에 특별조치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본 내에. 이 특별조치법은 물론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 있는 법이거든요. 벌써 이 법을 가동하기 위해서 야당 측과 대화를 시작했어요, 아베 총리가.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냐 하면 단순히 방역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일본의 전체적인 정치 스케줄을 보류시킬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긴급조치거든요. 이러한 빌미를 한국과의 갈등을 심화시키면서 창출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이렇게 좀 의심해볼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혐한이라든가 이런 것들. 앞서서도 보수 우파 쪽에 적극적인 추파를 던진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정치적으로 자신의 지지도나 지지율을 견고히 하기 위해서 이 작업을 했다고 보시는 거네요?

▶ 서정민 : 그렇죠. 그러니까 그거는 겉으로 드러나는 건 방역 문제를 하고 있지만 시사분석가들이 볼 때는 충분히 그럴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 이렇게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지금의 이 조치를 발판으로 해서 긴급조치법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 긴급조치법이 취해지면 어떤 걸 또 이용할 거라고 전망하시는 겁니까?

▶ 서정민 : 예를 들면 평상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지금 홋카이도 지역에 이 긴급조치법이 일정 정도 발동됐거든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모임을 제안한다든가 여러 가지 스케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 전체를 정부가 관여할 수 있습니다. 민간의 여러 가지 형태의 일들을 말이죠. 그런데 이것을 조금 더 심화시키면 이제 곧 일본도 올림픽을 앞두고 그다음에 이어서 선거도 있고요. 또 총리의 임기도 7월로 돼 있거든요. 이러한 스케줄을 얼마든지 유연하게 정치적 판단에 의해서 조절할 수 있다는 이런 의심을 하게 되는 그러한 시점이죠.

▷ 오태훈 : 일본이 이런 조치를 취했고 우리 정부는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우리도 오늘부터 일본인에 대해서 무비자 입국 중단시켰고 발급된 비자 효력도 정지시켰는데 이 조치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서정민 : 저는 일단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고요. 이것은 한국으로서 취할 수밖에 없는 조치였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일본에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 특히 본다면 결국 외교는 또 명분과 함께 실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부분을 놓고 한국 정부는 물밑 간의 대화나 조율은 계속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지금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어떤 거예요?

▶ 서정민 : 우선 우리가 잘 알다시피 한국은 적극적인 자세로 여기에 임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그동안 굉장히 소극적이었습니다. 우선 검사자 수만 해도 단순비교가 안 될 정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한국의 확진자가 몇 명, 일본의 확진자가 몇 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런 상황이니까. 사회적 불안은 조금 더 심화되고 있어요, 그동안 검사를 하기가 어려웠고. 지난 금요일부터인가요? 검사를 보험에 의해서 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만 그동안 일본은 검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확진자 수는 턱없이 적지만 사회 전체로 퍼져 있는 불안감 이거는 뭐 한국보다 오히려 더하면 더하다 이런 것이고요. 한편에서는 일부 의견입니다만 한국 정부의 조치라든가 적극적인 확인 절차가 훨씬 더 신뢰가 간다는 여론도 일고 있는 상황이죠.

▷ 오태훈 : 보수 우파는 그렇다고 치지만 일반적인 일본 사람들의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지금 어떻게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 서정민 : 그러니까 대단히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감이 발생하고 있죠. 그래서 오히려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대외적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가기 위해서 아베 정권은 중국과 한국에 대한 대단히 강력한 외교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 이렇게 분석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지난해 7월에 갑자기 백색국가라든가 무역 조치를 일본이 취했는데 결국에는 가서는 그것이 또 자기들에게는 악재로 다가온 것도 있었는데 좀 이거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교 서정민 교수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최근 외교 현안에 대해서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올해 7월 24일부터 도쿄올림픽 시작됩니다. 지금 연기, 취소 가능성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또 무관중 경기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일본이 상당히 공들였던 도쿄올림픽이거든요. 일본 내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어떤 분위기입니까?

▶ 서정민 : 우선 공식적인 입장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것을 공식화시키고 있고요. 그다음에 최종 결정은 아무리 늦어도 5월 말에는 확정을 하겠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지에서 느끼는 느낌은 대단히 좀 부정적이에요. 과연 이대로 예정대로, 일정대로 개최가 가능하겠느냐라는 여론이 지금 상당히 형성되고 있거든요. 사실 이 올림픽은 아베 정권의 최대 승부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아베 정권이 공적으로 늘 내세우는 아베노믹스라는 경제가 그만큼 유효했다는 것과 그다음에 2011년이죠.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일본의 심각한 위기를 이제 우리가 다 복구했다는 걸 세계 만방에 좀 확인시키고 싶은 그런 페스티벌로 이걸 계획했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 오는 일본의 정치사회의 충격이라는 것은 엄청나기 때문에 아베 정권은 어떻게 하든지 이거를 끌고 가보려는 노력이었고 그래서 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책도 대단히 소극적이었던 측면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코로나19의 대책에는 도쿄올림픽을 부담 없게끔 아니면 장해가 되지 않게끔, 방해가 되지 않게끔 하겠다는 것이 연동돼 있네요?

▶ 서정민 : 그렇죠. 당연히 그렇게 연동돼 있고 그래서 오히려 좀 대응이 늦었다고도 볼 수 있고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크루즈선에 대한 처리 방식 같은 것들이 대단히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한일 관계에 남아 있는 숙제가 또 있습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GSOMIA) 이게 지난해 11월 22일 우리가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해서 유예를 해놓은 상황이거든요.

▶ 서정민 : 네, 그렇죠.

▷ 오태훈 : 벌써 이게 유예 결정을 한 지도 한 100여 일이 넘었는데 이후에 좀 진전된 논의가 있었습니까?

▶ 서정민 : 전혀 진전이 없는 걸로 보이고요. 그다음에 그 상태로 서로 외교적 현안 문제에 지금 몰두돼 있는데 저는 지소미아(GSOMIA)에 관해서 전문적 식견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없습니다만 결국 이 종료 문제를 우리가 종료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라든가 목표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후의 것까지 함께 포함해서 우리 한국 정부나 한국 외교 라인에서는 조금 더 심층적으로 이걸 봤으면 좋겠고요. 어디까지나 저는 지금 아베 정권 이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우호적으로 회복되리라고는 그렇게 기대하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차기 정권을 목전에 두고 한일 관계의 건강한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지소미아(GSOMIA)를 조금 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은 저 개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일본 쪽에서는 지소미아(GSOMIA)에 대해서 지금 뭐라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서정민 : 전혀 요즘은 미디어에도 나오지 않고 언급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 오태훈 : 차기 정권까지도 지금 말씀해 주셨는데 지금 아베의 지지율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상황입니까?

▶ 서정민 : 뭐 30%대로 지금 낮아져서 정권 자체가 상당히, 일본에서 아베 정권이 30%대라는 건 거의 상상할 수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위기감을 느끼게 되겠죠. 그래서 아주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평론이 나올 정도로 지금 상당히 초조한 그런 상황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이번에 뉴욕타임스조차도 도쿄발 기사를 게재했는데 '정치 미꾸라지 아베, 코로나 역풍은 못 피해' 이런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고 하는데.

▶ 서정민 : 저도 봤습니다.

▷ 오태훈 :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공고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게 그러면 이렇게 30%대로 무너지는 것은 결국에는 코로나 때문이라는 것의 방증이 아닐까 싶거든요.

▶ 서정민 : 그렇죠. 상당히 관련이 있고요. 그동안 코로나 이전에도 아베 정권이 여러 가지 스캔들에 싸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경제적인 측면,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는 측면 여러 가지로 그것을 커버해 왔는데 결국 이 코로나 문제는 일본인들이 조금 객관적으로 보기보다는 바로 실제로 자기에게 닥치는 위험 같은 거거든요. 과연 이 정권이, 이 정부가 우리를,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가라는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히 이것은 정권 지지율에 연동됐다 이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아베의 임기가 언제까지예요?

▶ 서정민 : 임기라는 것보다는 이번 7월에 예를 들면 집권당 총재가 그대로 수상이 되는 거니까 올해 중반에 다시 재선이 되느냐 아니면 거기서 물러나느냐 하는 갈림길이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 이 여파가 상당히 좀 큰 아베에게는 영향을 주겠네요.

▶ 서정민 : 그런데 이번 기회에 제가 꼭 하나 좀 여러분들에게 간단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 오태훈 : 시간이 없어서 짧게만.

▶ 서정민 : 지금 일본 정부가, 일본 사회가 한국을 비난하는 여러 가지 빌미로 몇몇 신문들의 이런 논조가 굉장히 염려됩니다.

▷ 오태훈 : 시간이 없어서. 알겠습니다.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정민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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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한국인 입국 금지로, 보수 우파에 추파 던진 아베 정권”
    • 입력 2020-03-09 16:13:07
    • 수정2020-03-09 16:31:52
    최영일의 시사본부
-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대단히 소극적...이에 대한 비판과 불안 굉장히 커
-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방역이 명분이지만,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어
- 입국 금지 조치로 아베 정권 지지하는 보수 우파에 적극적으로 추파 던지는 것
- 정치적인 스케줄 맘대로 조정할 수 있는 특별조치법 시행하려는 의도도 엿보여
- 일본에서 코로나19 검사 쉽지 않아... 한국의 조치가 훨씬 더 신뢰 간다는 여론도
- 국민들의 불안감 잠재우기 위해서 중국과 한국에 강력한 외교 조치 취한 것
- 도쿄올림픽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 그러나 국내에서 부정적인 여론 높아
- 도쿄올림픽은 아베 정권의 최대 승부처, 코로나19 대응 소극적인 것도 이와 관련
- 아베 지지율 30% 상상하기 힘든 수치, 아베 위기감 느껴 여러 가지 무리수 두는 것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3월 9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서정민 교수(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교)



▷ 오태훈 : 시사본부 월요일에는 우리나라 둘러싼 치열한 외교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분석하는 코너, 외교전쟁이 있습니다. 한데 오늘부터 한국과 일본 간에 이루어지고 있던 무비자 입국이 중단됐습니다. 이 조치는 일본이 먼저 취했는데 이 이야기를 좀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교의 서정민 교수를 연결해 좀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서정민 : 안녕하십니까? 도쿄입니다.

▷ 오태훈 : 지난 6일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사실상 입국금지 조치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실제 시행은 오늘부터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서정민 : 그렇죠.

▷ 오태훈 : 상당히 강력한 조치인데 이번에 일본이 취한 조치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 서정민 : 우선 대단히 유감스럽고 우려를 가지고 있고요. 그러나 한편으로 이것이 역시 한일 간의 현실적인 관계를 볼 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까, 일시적인 정책이 아닐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일시적이라고 하면 대략 언제쯤으로 전망하세요?

▶ 서정민 : 지금 일본 정부가 밝히기는 3월 31일까지, 3월 말까지를 기한으로 일단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사태 추이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연장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죠.

▷ 오태훈 : 우리나라 확진자 숫자는 상당히 높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교해 봐서는. 하지만 발빠르게 확진자를 찾아가는 모양새일 수도 있고요. 갑자기 일본이 이렇게 우리나라에 대해서 조치를 취한 것은 왜 그렇다고 보세요?

▶ 서정민 : 우선 제 생각으로는요. 물론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대단히 소극적이었다. 그리고 아베 정권의 대응이 대단히 늦었다는 비판과 불안이 굉장히 증폭됐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것을 방역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 이런 조치를 취하는 쪽에는 그런 단순한 방역 강화보다는 조금 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지 않나 이렇게 현지에서도 보고 있습니다.

▷ 오태훈 : 방역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깔려 있다는 건 어떻게 우리가 이해를 해야 할까요?

▶ 서정민 : 이게 이제 조금 배경을 이해해야겠는데요. 지금 아베 정권이 제일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일본 정부 아닙니까? 이러한 지지 기반을 크게 둘로 나눠볼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소위 말하면 보수 우파 진영이고요. 또 한쪽은 일본 경제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과 일본의 관계 그리고 한국과 중국의 관계, 미국의 관계 이 세 나라의 관계를 볼 때 우선 우파 정권은 미국과의 관계는 대단히 전통적으로 중시합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경우에는 대단히 정서적으로 서로 싫어하는 이런 정서가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계는 중국과 한국의 경우는 대단히 실리적으로 중요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아베 정권은 대단히 등거리 정책을 써왔죠. 그런데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경제적 관계성이 밀접하기 때문에 함부로 안티 정책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 시진핑이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이게 보류가 됐어요. 보류가 되면서 중국과 한국을 함께 묶어서 입국금지를 시키는, 방역을 명분으로요. 이런 과정에서 아베 정권 지지를 하고 있는 보수 우파에 대한 적극적 추파를 던지고 있다 이렇게 비판적으로 볼 수가 있고요. 또 하나 좀 굉장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는데 이러한 조치가 한국 때리기 방식으로 사회의 불안을 조금 조성하고 그다음에 특별조치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본 내에. 이 특별조치법은 물론 긴급사태를 선언할 수 있는 법이거든요. 벌써 이 법을 가동하기 위해서 야당 측과 대화를 시작했어요, 아베 총리가.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냐 하면 단순히 방역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일본의 전체적인 정치 스케줄을 보류시킬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긴급조치거든요. 이러한 빌미를 한국과의 갈등을 심화시키면서 창출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이렇게 좀 의심해볼 수가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혐한이라든가 이런 것들. 앞서서도 보수 우파 쪽에 적극적인 추파를 던진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정치적으로 자신의 지지도나 지지율을 견고히 하기 위해서 이 작업을 했다고 보시는 거네요?

▶ 서정민 : 그렇죠. 그러니까 그거는 겉으로 드러나는 건 방역 문제를 하고 있지만 시사분석가들이 볼 때는 충분히 그럴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 이렇게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지금의 이 조치를 발판으로 해서 긴급조치법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 긴급조치법이 취해지면 어떤 걸 또 이용할 거라고 전망하시는 겁니까?

▶ 서정민 : 예를 들면 평상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지금 홋카이도 지역에 이 긴급조치법이 일정 정도 발동됐거든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모임을 제안한다든가 여러 가지 스케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 전체를 정부가 관여할 수 있습니다. 민간의 여러 가지 형태의 일들을 말이죠. 그런데 이것을 조금 더 심화시키면 이제 곧 일본도 올림픽을 앞두고 그다음에 이어서 선거도 있고요. 또 총리의 임기도 7월로 돼 있거든요. 이러한 스케줄을 얼마든지 유연하게 정치적 판단에 의해서 조절할 수 있다는 이런 의심을 하게 되는 그러한 시점이죠.

▷ 오태훈 : 일본이 이런 조치를 취했고 우리 정부는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우리도 오늘부터 일본인에 대해서 무비자 입국 중단시켰고 발급된 비자 효력도 정지시켰는데 이 조치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서정민 : 저는 일단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고요. 이것은 한국으로서 취할 수밖에 없는 조치였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일본에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 특히 본다면 결국 외교는 또 명분과 함께 실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부분을 놓고 한국 정부는 물밑 간의 대화나 조율은 계속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지금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어떤 거예요?

▶ 서정민 : 우선 우리가 잘 알다시피 한국은 적극적인 자세로 여기에 임하고 있고 일본 정부는 그동안 굉장히 소극적이었습니다. 우선 검사자 수만 해도 단순비교가 안 될 정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한국의 확진자가 몇 명, 일본의 확진자가 몇 명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런 상황이니까. 사회적 불안은 조금 더 심화되고 있어요, 그동안 검사를 하기가 어려웠고. 지난 금요일부터인가요? 검사를 보험에 의해서 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만 그동안 일본은 검사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확진자 수는 턱없이 적지만 사회 전체로 퍼져 있는 불안감 이거는 뭐 한국보다 오히려 더하면 더하다 이런 것이고요. 한편에서는 일부 의견입니다만 한국 정부의 조치라든가 적극적인 확인 절차가 훨씬 더 신뢰가 간다는 여론도 일고 있는 상황이죠.

▷ 오태훈 : 보수 우파는 그렇다고 치지만 일반적인 일본 사람들의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지금 어떻게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 서정민 : 그러니까 대단히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감이 발생하고 있죠. 그래서 오히려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대외적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가기 위해서 아베 정권은 중국과 한국에 대한 대단히 강력한 외교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 이렇게 분석하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지난해 7월에 갑자기 백색국가라든가 무역 조치를 일본이 취했는데 결국에는 가서는 그것이 또 자기들에게는 악재로 다가온 것도 있었는데 좀 이거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교 서정민 교수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최근 외교 현안에 대해서 말씀 나누고 있는데요. 올해 7월 24일부터 도쿄올림픽 시작됩니다. 지금 연기, 취소 가능성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또 무관중 경기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일본이 상당히 공들였던 도쿄올림픽이거든요. 일본 내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어떤 분위기입니까?

▶ 서정민 : 우선 공식적인 입장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것을 공식화시키고 있고요. 그다음에 최종 결정은 아무리 늦어도 5월 말에는 확정을 하겠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지에서 느끼는 느낌은 대단히 좀 부정적이에요. 과연 이대로 예정대로, 일정대로 개최가 가능하겠느냐라는 여론이 지금 상당히 형성되고 있거든요. 사실 이 올림픽은 아베 정권의 최대 승부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아베 정권이 공적으로 늘 내세우는 아베노믹스라는 경제가 그만큼 유효했다는 것과 그다음에 2011년이죠.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일본의 심각한 위기를 이제 우리가 다 복구했다는 걸 세계 만방에 좀 확인시키고 싶은 그런 페스티벌로 이걸 계획했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 오는 일본의 정치사회의 충격이라는 것은 엄청나기 때문에 아베 정권은 어떻게 하든지 이거를 끌고 가보려는 노력이었고 그래서 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책도 대단히 소극적이었던 측면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코로나19의 대책에는 도쿄올림픽을 부담 없게끔 아니면 장해가 되지 않게끔, 방해가 되지 않게끔 하겠다는 것이 연동돼 있네요?

▶ 서정민 : 그렇죠. 당연히 그렇게 연동돼 있고 그래서 오히려 좀 대응이 늦었다고도 볼 수 있고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크루즈선에 대한 처리 방식 같은 것들이 대단히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한일 관계에 남아 있는 숙제가 또 있습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GSOMIA) 이게 지난해 11월 22일 우리가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해서 유예를 해놓은 상황이거든요.

▶ 서정민 : 네, 그렇죠.

▷ 오태훈 : 벌써 이게 유예 결정을 한 지도 한 100여 일이 넘었는데 이후에 좀 진전된 논의가 있었습니까?

▶ 서정민 : 전혀 진전이 없는 걸로 보이고요. 그다음에 그 상태로 서로 외교적 현안 문제에 지금 몰두돼 있는데 저는 지소미아(GSOMIA)에 관해서 전문적 식견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없습니다만 결국 이 종료 문제를 우리가 종료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라든가 목표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후의 것까지 함께 포함해서 우리 한국 정부나 한국 외교 라인에서는 조금 더 심층적으로 이걸 봤으면 좋겠고요. 어디까지나 저는 지금 아베 정권 이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우호적으로 회복되리라고는 그렇게 기대하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차기 정권을 목전에 두고 한일 관계의 건강한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 지소미아(GSOMIA)를 조금 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은 저 개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오태훈 : 일본 쪽에서는 지소미아(GSOMIA)에 대해서 지금 뭐라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서정민 : 전혀 요즘은 미디어에도 나오지 않고 언급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 오태훈 : 차기 정권까지도 지금 말씀해 주셨는데 지금 아베의 지지율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상황입니까?

▶ 서정민 : 뭐 30%대로 지금 낮아져서 정권 자체가 상당히, 일본에서 아베 정권이 30%대라는 건 거의 상상할 수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위기감을 느끼게 되겠죠. 그래서 아주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평론이 나올 정도로 지금 상당히 초조한 그런 상황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이번에 뉴욕타임스조차도 도쿄발 기사를 게재했는데 '정치 미꾸라지 아베, 코로나 역풍은 못 피해' 이런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고 하는데.

▶ 서정민 : 저도 봤습니다.

▷ 오태훈 :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공고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게 그러면 이렇게 30%대로 무너지는 것은 결국에는 코로나 때문이라는 것의 방증이 아닐까 싶거든요.

▶ 서정민 : 그렇죠. 상당히 관련이 있고요. 그동안 코로나 이전에도 아베 정권이 여러 가지 스캔들에 싸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경제적인 측면,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는 측면 여러 가지로 그것을 커버해 왔는데 결국 이 코로나 문제는 일본인들이 조금 객관적으로 보기보다는 바로 실제로 자기에게 닥치는 위험 같은 거거든요. 과연 이 정권이, 이 정부가 우리를,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가라는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히 이것은 정권 지지율에 연동됐다 이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오태훈 : 아베의 임기가 언제까지예요?

▶ 서정민 : 임기라는 것보다는 이번 7월에 예를 들면 집권당 총재가 그대로 수상이 되는 거니까 올해 중반에 다시 재선이 되느냐 아니면 거기서 물러나느냐 하는 갈림길이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 이 여파가 상당히 좀 큰 아베에게는 영향을 주겠네요.

▶ 서정민 : 그런데 이번 기회에 제가 꼭 하나 좀 여러분들에게 간단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 오태훈 : 시간이 없어서 짧게만.

▶ 서정민 : 지금 일본 정부가, 일본 사회가 한국을 비난하는 여러 가지 빌미로 몇몇 신문들의 이런 논조가 굉장히 염려됩니다.

▷ 오태훈 : 시간이 없어서. 알겠습니다. 다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정민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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