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충남 태안은 그야말로 기름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자원 봉사자까지 나서 방제 작업을 돕고 있지만 곳곳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
이제 사고가 일어난지 엿새째를 맞고 있는데 복구가 더딘 이유가 뭡니까?
<리포트>
기름 피해를 입은 해안이 160km를 넘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난 것이 가장 큰 이윱니다.
여기에 복구 지휘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효율적인 방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복구 현장에는 역한 기름 냄새까지 진동해 주민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 속에 기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기름띠는 끝내 충남에서 가장 큰 양식 단지인 가로림만까지 들이닥쳤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폐현수막 해안을 닦아봅니다.
최고조에 달한 밀물이 남쪽 안면도까지 위협하자 어민들은 바다에 나가 그물 대신 흡착포를 던졌습니다.
<인터뷰> 문승국(충남 태안군 몽산포어촌계장) : "최후 방어선이 이 지역이라 여기서 뚫리면 우리 지역까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전 어촌계원이 생업을 포기하고 작업하러 나왔습니다."
어민들을 돕기 위한 봉사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어제 하루 만 7천여 명이 흡착포로 기름을 닦아내고 양동이로 기름을 떠냈습니다.
<인터뷰> 최임걸 대표(충청하나은행) : "피해 규모가 엄청납니다. 국민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위험한 갯바위에서는 환경 전문 부대원들이 땀을 흘렸습니다.
<인터뷰> 김형명 중령(117환경대대) : "첫 임무로 이곳에 와서 주민들을 위한다는 사명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제 작업을 위한 지휘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녹취> 자원봉사자들 : "일단 부분적으로 단체가 왔으면 대표자가 오면 빨리 자재를 줘야 하는데 그걸 자꾸 안 주는거야."
공무원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기 때문인데요.
유명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가 배치되다보니 자원봉사자가 한 명도 투입되지 못한 해안도 있습니다.
<녹취> 만리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 "(인력 배치는 (태안)군에서는 안하나요?) 군에서는 안해요. 이장님한테 물어봐요. 아주 골 아퍼..."
외딴 섬의 사정은 더욱 딱합니다.
태안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하는 가의도.
기름 범벅이 된 해산물을 바라보던 어민은 눈물을 흐릅니다.
<인터뷰> 고구옥(가의도 주민) : "이게 우리네 생계 유지하는 건데 이게 다 절단 났는데 어떻게 눈물이 안나요. 섬 주민들은 이제 뭐 먹고 살아요. 꿈에도 기름이 넘실거려요."
하지만 본격적인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주민 80여 명 가운데 90%가 예순 살을 넘긴 노인인데다 하루에 두 번밖에 없는 배편에 자원봉사자들도 섬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희연(가의도 주민) : "보다시피 여기 다 노인들 아니에요. 집에서 쉬어야 할 노인들인데 이렇게 됐으니 쉴 수가 있나요."
여기에 기름띠가 닥친 해안마다 역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는데요.
바다의 유출된 원유 가운데 휘발성 성분이 공기 속으로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그 양만 해도 유출된 원유량의 30%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기름 냄새가 바닷가에서 2-3km 떨어진 곳까지 퍼져 주민들은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병자(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 "냄새가 하도 지독해서 아주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점심도 조금 먹었어요."
이 기름냄새는 벤젠, 톨루엔 등 원유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호흡기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현 교수(세종대 지구환경공학과) : "정제되지 않고 바로 다 유출되는 바람에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부차적으로 사람의 건강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을 것으로 염려됩니다."
당장은 방제가 급하지만 보상받는 일도 어민들에겐 큰 걱정거립니다.
양식장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방제 작업에 여념이 없는 어민들에겐 사진을 찍고 규정대로 증거를 보존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이충경(의항리 어촌계장) : "(보상) 준비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죠. 체계가 안 잡혀 있고 갑자기 닥친 일이라..."
소라와 굴을 따서 생계를 이어온 영세 어민들은 더욱 난감합니다.
보상을 청구하려면 최근 3년간 수산물 거래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로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데 증거 서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995년 씨 프린스호 사고 당시에도 보상 청구액 735억 5천만 원 가운데 실제 보상액은 203억 원에 그쳤습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기름에 악취와 보상문제까지,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충남 태안은 그야말로 기름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자원 봉사자까지 나서 방제 작업을 돕고 있지만 곳곳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
이제 사고가 일어난지 엿새째를 맞고 있는데 복구가 더딘 이유가 뭡니까?
<리포트>
기름 피해를 입은 해안이 160km를 넘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난 것이 가장 큰 이윱니다.
여기에 복구 지휘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효율적인 방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복구 현장에는 역한 기름 냄새까지 진동해 주민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 속에 기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기름띠는 끝내 충남에서 가장 큰 양식 단지인 가로림만까지 들이닥쳤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폐현수막 해안을 닦아봅니다.
최고조에 달한 밀물이 남쪽 안면도까지 위협하자 어민들은 바다에 나가 그물 대신 흡착포를 던졌습니다.
<인터뷰> 문승국(충남 태안군 몽산포어촌계장) : "최후 방어선이 이 지역이라 여기서 뚫리면 우리 지역까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전 어촌계원이 생업을 포기하고 작업하러 나왔습니다."
어민들을 돕기 위한 봉사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어제 하루 만 7천여 명이 흡착포로 기름을 닦아내고 양동이로 기름을 떠냈습니다.
<인터뷰> 최임걸 대표(충청하나은행) : "피해 규모가 엄청납니다. 국민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위험한 갯바위에서는 환경 전문 부대원들이 땀을 흘렸습니다.
<인터뷰> 김형명 중령(117환경대대) : "첫 임무로 이곳에 와서 주민들을 위한다는 사명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제 작업을 위한 지휘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녹취> 자원봉사자들 : "일단 부분적으로 단체가 왔으면 대표자가 오면 빨리 자재를 줘야 하는데 그걸 자꾸 안 주는거야."
공무원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기 때문인데요.
유명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가 배치되다보니 자원봉사자가 한 명도 투입되지 못한 해안도 있습니다.
<녹취> 만리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 "(인력 배치는 (태안)군에서는 안하나요?) 군에서는 안해요. 이장님한테 물어봐요. 아주 골 아퍼..."
외딴 섬의 사정은 더욱 딱합니다.
태안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하는 가의도.
기름 범벅이 된 해산물을 바라보던 어민은 눈물을 흐릅니다.
<인터뷰> 고구옥(가의도 주민) : "이게 우리네 생계 유지하는 건데 이게 다 절단 났는데 어떻게 눈물이 안나요. 섬 주민들은 이제 뭐 먹고 살아요. 꿈에도 기름이 넘실거려요."
하지만 본격적인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주민 80여 명 가운데 90%가 예순 살을 넘긴 노인인데다 하루에 두 번밖에 없는 배편에 자원봉사자들도 섬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희연(가의도 주민) : "보다시피 여기 다 노인들 아니에요. 집에서 쉬어야 할 노인들인데 이렇게 됐으니 쉴 수가 있나요."
여기에 기름띠가 닥친 해안마다 역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는데요.
바다의 유출된 원유 가운데 휘발성 성분이 공기 속으로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그 양만 해도 유출된 원유량의 30%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기름 냄새가 바닷가에서 2-3km 떨어진 곳까지 퍼져 주민들은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병자(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 "냄새가 하도 지독해서 아주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점심도 조금 먹었어요."
이 기름냄새는 벤젠, 톨루엔 등 원유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호흡기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현 교수(세종대 지구환경공학과) : "정제되지 않고 바로 다 유출되는 바람에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부차적으로 사람의 건강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을 것으로 염려됩니다."
당장은 방제가 급하지만 보상받는 일도 어민들에겐 큰 걱정거립니다.
양식장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방제 작업에 여념이 없는 어민들에겐 사진을 찍고 규정대로 증거를 보존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이충경(의항리 어촌계장) : "(보상) 준비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죠. 체계가 안 잡혀 있고 갑자기 닥친 일이라..."
소라와 굴을 따서 생계를 이어온 영세 어민들은 더욱 난감합니다.
보상을 청구하려면 최근 3년간 수산물 거래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로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데 증거 서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995년 씨 프린스호 사고 당시에도 보상 청구액 735억 5천만 원 가운데 실제 보상액은 203억 원에 그쳤습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기름에 악취와 보상문제까지,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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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임 포커스] ‘기름과의 사투’…복구 총력
-
- 입력 2007-12-12 08:11:08
<앵커 멘트>
충남 태안은 그야말로 기름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자원 봉사자까지 나서 방제 작업을 돕고 있지만 곳곳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
이제 사고가 일어난지 엿새째를 맞고 있는데 복구가 더딘 이유가 뭡니까?
<리포트>
기름 피해를 입은 해안이 160km를 넘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난 것이 가장 큰 이윱니다.
여기에 복구 지휘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효율적인 방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복구 현장에는 역한 기름 냄새까지 진동해 주민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 속에 기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기름띠는 끝내 충남에서 가장 큰 양식 단지인 가로림만까지 들이닥쳤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폐현수막 해안을 닦아봅니다.
최고조에 달한 밀물이 남쪽 안면도까지 위협하자 어민들은 바다에 나가 그물 대신 흡착포를 던졌습니다.
<인터뷰> 문승국(충남 태안군 몽산포어촌계장) : "최후 방어선이 이 지역이라 여기서 뚫리면 우리 지역까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전 어촌계원이 생업을 포기하고 작업하러 나왔습니다."
어민들을 돕기 위한 봉사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어제 하루 만 7천여 명이 흡착포로 기름을 닦아내고 양동이로 기름을 떠냈습니다.
<인터뷰> 최임걸 대표(충청하나은행) : "피해 규모가 엄청납니다. 국민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위험한 갯바위에서는 환경 전문 부대원들이 땀을 흘렸습니다.
<인터뷰> 김형명 중령(117환경대대) : "첫 임무로 이곳에 와서 주민들을 위한다는 사명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제 작업을 위한 지휘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녹취> 자원봉사자들 : "일단 부분적으로 단체가 왔으면 대표자가 오면 빨리 자재를 줘야 하는데 그걸 자꾸 안 주는거야."
공무원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기 때문인데요.
유명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가 배치되다보니 자원봉사자가 한 명도 투입되지 못한 해안도 있습니다.
<녹취> 만리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 "(인력 배치는 (태안)군에서는 안하나요?) 군에서는 안해요. 이장님한테 물어봐요. 아주 골 아퍼..."
외딴 섬의 사정은 더욱 딱합니다.
태안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하는 가의도.
기름 범벅이 된 해산물을 바라보던 어민은 눈물을 흐릅니다.
<인터뷰> 고구옥(가의도 주민) : "이게 우리네 생계 유지하는 건데 이게 다 절단 났는데 어떻게 눈물이 안나요. 섬 주민들은 이제 뭐 먹고 살아요. 꿈에도 기름이 넘실거려요."
하지만 본격적인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주민 80여 명 가운데 90%가 예순 살을 넘긴 노인인데다 하루에 두 번밖에 없는 배편에 자원봉사자들도 섬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희연(가의도 주민) : "보다시피 여기 다 노인들 아니에요. 집에서 쉬어야 할 노인들인데 이렇게 됐으니 쉴 수가 있나요."
여기에 기름띠가 닥친 해안마다 역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는데요.
바다의 유출된 원유 가운데 휘발성 성분이 공기 속으로 날아갔기 때문입니다.
그 양만 해도 유출된 원유량의 30%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기름 냄새가 바닷가에서 2-3km 떨어진 곳까지 퍼져 주민들은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병자(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 "냄새가 하도 지독해서 아주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점심도 조금 먹었어요."
이 기름냄새는 벤젠, 톨루엔 등 원유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호흡기 질환과 암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현 교수(세종대 지구환경공학과) : "정제되지 않고 바로 다 유출되는 바람에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부차적으로 사람의 건강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을 것으로 염려됩니다."
당장은 방제가 급하지만 보상받는 일도 어민들에겐 큰 걱정거립니다.
양식장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방제 작업에 여념이 없는 어민들에겐 사진을 찍고 규정대로 증거를 보존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이충경(의항리 어촌계장) : "(보상) 준비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죠. 체계가 안 잡혀 있고 갑자기 닥친 일이라..."
소라와 굴을 따서 생계를 이어온 영세 어민들은 더욱 난감합니다.
보상을 청구하려면 최근 3년간 수산물 거래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로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데 증거 서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995년 씨 프린스호 사고 당시에도 보상 청구액 735억 5천만 원 가운데 실제 보상액은 203억 원에 그쳤습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기름에 악취와 보상문제까지,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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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 기자 isegor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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