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탄생의 비밀

입력 2008.02.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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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명품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프랑스입니다만 보석 세공분야에서도 최고의 전통과 기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를 이어 한 우물을 파는 프랑스의 장인들이 있기에 그런 명성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세계인 오늘은 장인 정신의 대명사, 프랑스의 보석 세공사들을 만나봅니다.

채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리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보석 제조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160년 전 이곳에 처음 터를 잡았습니다.

아뜰리에라 불리는 작업실은 두 개의 보안장치를 열어야 통과할 수 있는 비밀의 세계나 다름없습니다. 40명의 장인들이 일하는 공간은 외부로부터 철저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올해 마흔 여섯살의 질르씨! 그는 30년 경력의 장인입니다. 그는 몇 달 전부터 해외에서 주문받은 목걸이 한개를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백금에 다이아몬드를 넣기 위해 손놀림과 정신을 집중합니다.

<인터뷰> 질르(보석 세공 30년 장인): “이같은 작업을 하려면 침착해야하고 또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비에씨! 40년 경력의 이분야 최고의 장인입니다. 그는 16살때 보석학교에 입학해 처음 일을 배웠고 40년째 같은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자비에씨는 아들도 자신의 직업을 이어받게 했습니다. 그는 예술적인 감각뿐만 아니라 성급하지 않는 성격과 인내심이 이직업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자비에(까르티에 수석 디자이너): “각 디자인이 다르기때문에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고 계속 상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중요한 작품 제작에 투입되려면 적어도 20년 경력이 필요합니다. 최고급 명품을 만들 때는 한 명의 장인이 모든 작업을 맡아서 합니다.

담당자는 3천 시간, 약 2년 이상 한 개의 제품만을 탄생시키기 위해 일에 몰두합니다. 작은 실수라도 나오면 처음부터 모든 과정은 새로 시작됩니다. 이 공방에서 만들어진 명품들은 전 세계 2백 개 매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보석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실입니다. 장인들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이곳에서 하루 8시간 이상 보석 다듬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1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만 달라졌을 뿐 작업실의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명품탄생의 비밀은 바로 이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보석 세공은 여러 작업 단계를 거칩니다. 모든 기초는 그림에서 시작됩니다. 디자인은 재로의 색깔과 질감까지 자세하게 나타내야 합니다.

<인터뷰> 에스텔르(디자이너): “특별한 주문은 오로지 그 손님만을 위한 그림입니다. 스케치 작업도 손님이 원하는대로 맞춰갑니다.”

그림을 석회주물로 만들고 다듬기, 광택내기 등이 그다음 공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석을 세팅하는 최종 공정으로 이어집니다. 다이아몬드나 루비 , 사파이어등이 생명을 얻어서 꽃잎이 되거나 동물가족으로 변하는 순간이기도합니다.

이 회사는 명품 제조 비법을 160년째 자료실에 모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프랑스 나플레옹 3세의 사촌인 마필즈 공주가 1858년에 주문한 목걸이 디자인입니다. 당시의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 재료, 가격까지 회사 장부에 기록돼있습니다.

<인터뷰> 베티(까르띠에 자료실장): “마필즈 공주가 주문한 정보입니다. 아주 간단한 보석에서 부터 귀금속이나 시계등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우리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수백권의 책으로 꼼꼼하게 정리된 자료집에는 또 고객의 이름과 직위도 남아있습니다. 펜으로 쓰여진 정보들은 컴퓨터로 정리된 자료 못지않게 세밀한 것을 알수 있습니다.

1850년대 프랑스의 한 백작부인이 56개의 보석을 주문한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회사는 고객에 관한 정보는 가능하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1900년대 부터 1915년까지 이 회사는 유럽 각국의 왕실로부터 많은 주문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세계 각국에 식민지를 개척하던 유럽의 왕실들이 값비싼 재료들을 구해와 보석을 주문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영국 왕실은 가장 큰 손님이기도했습니다.

<인터뷰> 라이네로(까르티에 전략 국장): “160년동안 지속적으로 변해오는 각종 스타일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보유한 회사는 저희가 유일합니다.”

160년이 넘게 내려온 제조의 비법들은 미래의 장인들에게 전수되고 있습니다. 재료를 갈고 다듬기 위해 손으로 힘을 쓰는 작업이 많아 얼마 전까지 남자들이 이 일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는 섬세한 작업에 적성이 맞는 여성들의 유망 직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파리에 있는 이 보석학교의 학생들 가운데 3분의 2는 여학생들입니다. 108년의 전통을 가진 이 학교는 3학년 과정의 직업학교 코스로 운영됩니다.

<인터뷰> 세골렌느(BJO 보석학교 학생): “저는 4계절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봄과 여름을 상징하는 방울토마토 3개를 여기에 달려고 합니다.”

졸업생들은 2년의 인턴과정을 거친후 대부분 유명 보석제조 회사로 취업됩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이 학교로 유학을 오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효선(BJO 보석학교 학생): “뭘 만들었다는 것 하나도 이들에겐 큰 일이에요. 민자반지 하나 만들어도 그 반지에 자부심을 갖습니다.”

<인터뷰> 민수진(BJO 보석학교 학생): “제 손으로 뭔가 만든다는 게 흥미로워요. 만들어 놓고 나서 봤을 때 뿌듯합니다.”

보석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예술작업의 영역으로도 분류됩니다.

또 그 상품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예술작품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최첨단 기술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현대 기업의 세계에서 프랑스의 보석 세공사들은 아직도 손으로 그리고, 손으로 갈고 다듬어 세계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명품들을 탄생시키고 있습니다.

1년에 단 한차례 춘절에나 고향을 찾는 중국의 수많은 농민공들이 이번 폭설 대란으로 아예 귀성을 포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설 문화를 가진 우리에게 까지 그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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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명품 탄생의 비밀
    • 입력 2008-02-03 08:56:1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명품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프랑스입니다만 보석 세공분야에서도 최고의 전통과 기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를 이어 한 우물을 파는 프랑스의 장인들이 있기에 그런 명성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세계인 오늘은 장인 정신의 대명사, 프랑스의 보석 세공사들을 만나봅니다. 채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파리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보석 제조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160년 전 이곳에 처음 터를 잡았습니다. 아뜰리에라 불리는 작업실은 두 개의 보안장치를 열어야 통과할 수 있는 비밀의 세계나 다름없습니다. 40명의 장인들이 일하는 공간은 외부로부터 철저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올해 마흔 여섯살의 질르씨! 그는 30년 경력의 장인입니다. 그는 몇 달 전부터 해외에서 주문받은 목걸이 한개를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백금에 다이아몬드를 넣기 위해 손놀림과 정신을 집중합니다. <인터뷰> 질르(보석 세공 30년 장인): “이같은 작업을 하려면 침착해야하고 또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비에씨! 40년 경력의 이분야 최고의 장인입니다. 그는 16살때 보석학교에 입학해 처음 일을 배웠고 40년째 같은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자비에씨는 아들도 자신의 직업을 이어받게 했습니다. 그는 예술적인 감각뿐만 아니라 성급하지 않는 성격과 인내심이 이직업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자비에(까르티에 수석 디자이너): “각 디자인이 다르기때문에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고 계속 상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중요한 작품 제작에 투입되려면 적어도 20년 경력이 필요합니다. 최고급 명품을 만들 때는 한 명의 장인이 모든 작업을 맡아서 합니다. 담당자는 3천 시간, 약 2년 이상 한 개의 제품만을 탄생시키기 위해 일에 몰두합니다. 작은 실수라도 나오면 처음부터 모든 과정은 새로 시작됩니다. 이 공방에서 만들어진 명품들은 전 세계 2백 개 매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보석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실입니다. 장인들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이곳에서 하루 8시간 이상 보석 다듬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1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만 달라졌을 뿐 작업실의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명품탄생의 비밀은 바로 이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보석 세공은 여러 작업 단계를 거칩니다. 모든 기초는 그림에서 시작됩니다. 디자인은 재로의 색깔과 질감까지 자세하게 나타내야 합니다. <인터뷰> 에스텔르(디자이너): “특별한 주문은 오로지 그 손님만을 위한 그림입니다. 스케치 작업도 손님이 원하는대로 맞춰갑니다.” 그림을 석회주물로 만들고 다듬기, 광택내기 등이 그다음 공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보석을 세팅하는 최종 공정으로 이어집니다. 다이아몬드나 루비 , 사파이어등이 생명을 얻어서 꽃잎이 되거나 동물가족으로 변하는 순간이기도합니다. 이 회사는 명품 제조 비법을 160년째 자료실에 모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프랑스 나플레옹 3세의 사촌인 마필즈 공주가 1858년에 주문한 목걸이 디자인입니다. 당시의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 재료, 가격까지 회사 장부에 기록돼있습니다. <인터뷰> 베티(까르띠에 자료실장): “마필즈 공주가 주문한 정보입니다. 아주 간단한 보석에서 부터 귀금속이나 시계등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우리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수백권의 책으로 꼼꼼하게 정리된 자료집에는 또 고객의 이름과 직위도 남아있습니다. 펜으로 쓰여진 정보들은 컴퓨터로 정리된 자료 못지않게 세밀한 것을 알수 있습니다. 1850년대 프랑스의 한 백작부인이 56개의 보석을 주문한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회사는 고객에 관한 정보는 가능하면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1900년대 부터 1915년까지 이 회사는 유럽 각국의 왕실로부터 많은 주문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세계 각국에 식민지를 개척하던 유럽의 왕실들이 값비싼 재료들을 구해와 보석을 주문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영국 왕실은 가장 큰 손님이기도했습니다. <인터뷰> 라이네로(까르티에 전략 국장): “160년동안 지속적으로 변해오는 각종 스타일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보유한 회사는 저희가 유일합니다.” 160년이 넘게 내려온 제조의 비법들은 미래의 장인들에게 전수되고 있습니다. 재료를 갈고 다듬기 위해 손으로 힘을 쓰는 작업이 많아 얼마 전까지 남자들이 이 일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는 섬세한 작업에 적성이 맞는 여성들의 유망 직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파리에 있는 이 보석학교의 학생들 가운데 3분의 2는 여학생들입니다. 108년의 전통을 가진 이 학교는 3학년 과정의 직업학교 코스로 운영됩니다. <인터뷰> 세골렌느(BJO 보석학교 학생): “저는 4계절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봄과 여름을 상징하는 방울토마토 3개를 여기에 달려고 합니다.” 졸업생들은 2년의 인턴과정을 거친후 대부분 유명 보석제조 회사로 취업됩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이 학교로 유학을 오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효선(BJO 보석학교 학생): “뭘 만들었다는 것 하나도 이들에겐 큰 일이에요. 민자반지 하나 만들어도 그 반지에 자부심을 갖습니다.” <인터뷰> 민수진(BJO 보석학교 학생): “제 손으로 뭔가 만든다는 게 흥미로워요. 만들어 놓고 나서 봤을 때 뿌듯합니다.” 보석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예술작업의 영역으로도 분류됩니다. 또 그 상품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예술작품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최첨단 기술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현대 기업의 세계에서 프랑스의 보석 세공사들은 아직도 손으로 그리고, 손으로 갈고 다듬어 세계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명품들을 탄생시키고 있습니다. 1년에 단 한차례 춘절에나 고향을 찾는 중국의 수많은 농민공들이 이번 폭설 대란으로 아예 귀성을 포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설 문화를 가진 우리에게 까지 그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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