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정승희, 추가 범행 시인…수사 급물살

입력 2009.03.03 (09:00) 수정 2009.03.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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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오후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 정승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정 씨는 공범인 심 모 씨와 함께 제과점 여주인 납치 이전에도 이미 두 차례 납치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호을 기자! 추가 범행을 부인하던 정 씨가 두 건의 납치 사건을 시인했다고요?

<리포트>

네, 정씨는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 두 건의 납치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실토했습니다. 또 어젯밤에는 정씨가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도 발견되면서 이들의 추가 혐의가 드러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씨 일당은 승용차를 이용해 피해자를 납치하고 몇 시간 동안 끌고 다니다가 돈을 빼앗는 동일한 수법으로 수 천 만 원을 빼앗아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의 추가 범행과 제과점 여주인 납치 이후 어제 최종 구속되기까지 이들의 행적을짚어봤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제과점 여주인을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승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정 씨는 납치 이후 도피생활을 해오다 지난 달 28일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정 씨와 이미 구속된 공범 심 모 씨가 이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납치 행각을 벌였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추가 범행에 대해 수사를 벌여 왔는데요, 정 씨에 대한 구속 영장에 이 두 건의 납치 혐의도 적시가 됐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정 씨도 추가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녹취> 정승희(납치 피의자) : “(추가 납치를 시인하십니까?) 네. (신정동과 성북동 두 건 다 시인하십니까?) 네. 죄송합니다.”

정 씨가 시인한 납치 사건은 지난 해 10월과 지난 1월에 있었습니다. 서울 신정동에 사는 황 모 씨는 지난 해 10월 31일 오전 1시 쯤 승용차로 납치돼 10시간 가량 끌려 다니다 풀려났습니다. 이 사이 범인들은 현금 2천 백 만원을 인출해갔습니다.

그리고 제과점 여주인을 납치하기 25일 전인 지난 1월 16일에는 서울 성북동에 사는 신 모 씨가 납치됐다 풀려났습니다.

사건 당일 신 씨는 새벽 1시 쯤 집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집으로 가던 길에 복면을 쓴 괴한 2명을 만났다고 합니다. 이들은 신 씨가 저항할 틈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신00 (납치 피해자) : “업무상으로 한 잔 하고 주차를 하고 올라가는 길에 남의 집 주차장 있는 데서 복면을 쓰고 튀어나와요. 안경부터 깨고 이빨 (부러뜨리고) 청테이프로 묶어서 내 차를 가지고 왔어요. 거기다 (나를) 싣고 붕 달아난 거죠. 두 시간 동안 때리는 거예요. 무조건 때리는 거예요.”

폭행으로 신 씨를 제압한 이들은 신 씨의 승용차를 몰고 이동했습니다. 신 씨는 얼굴을 가린 채 끌려 다니다가 납치 13시간 만에 한강 둔치에서 풀려났습니다. 피해 금액도 700만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00 (납치 피해자) : “왼발을 먼저 딛으라고 하더라고. 그 다음에 오른발을 딛으래요. 뒷문을 연 상황이니까. (내려주고) 바로 달아나. 현금으로 700만 원이 좀 넘고. 인출해서 가져가고 내 지갑 안에 50만 원이 더 있었다고요.”

이 3건의 납치 사건을 보면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는데요 청테이프로 손을 묶었던 점, 그리고 얼굴에 가리개를 씌운 점, 또 현금카드로 현금을 인출해간 점 등입니다.

때문에 경찰은 지난 10월과 1월의 두 납치 사건도 정 씨가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추궁해왔습니다. 공범인 심 씨로부터는 자백을 이미 받은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정 씨의 영장 실질심사 이전에는 정 씨로부터 추가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 씨가 기자들 앞에서 시인함에 따라 경찰은 추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보강 수사에 나섰습니다.

정 씨가 사용한 모조지폐를 추적하는 일도 문젠데요.. 정 씨는 모조지폐 7백 장으로 산 오토바이를 4백 만 원에 되판 뒤 이 돈으로 쪽방을 구해 숨어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친구의 신분증을 이용하고 마스크를 써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철저히 피했습니다.

<녹취> 집주인 : “계약서에는 손00라고 썼는데 거기 나오는 이름 보니까 정승희? 의심을 전혀 안 했지. 젊은 사람 얼굴 보니까 두루뭉술해서 감기 걸렸는지 마스크를 했더라고. 모자 쓰고.”

집주인은 정 씨가 수리도 끝나지 않은 방을 급하게 계약할 정도로 정 씨의 행동이 이상하긴 했지만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집주인 : “계약서 쓰자고 하니까 짐부터 넣고 계약서 쓸게요 그러기에 (짐) 넣어놓고 와서 (계약서) 쓰고 갔어. 젊은 사람이 남 살던 방에 깨끗하게 수리도 해달라고 안 하고 들어오나, 되게 급한가보다 잘 데가 없나보다 그렇게 생각했지.”

정 씨는 또 이른바 대포폰을 구입하는 등 경찰로부터 받은 모조지폐를 도피하는데 써 왔는데요. 나머지 모조지폐 6천 여 장의 행방은 불분명합니다. 정 씨는 남은 모조지폐를 모두 태웠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 씨가 숨어있던 쪽방의 이웃 주민들도 정 씨가 뭔가를 태웠다는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종이 같은 것 태우는 냄새였는데 밖에서 다 나잖아요.”

<녹취> 이웃 주민 : “얼마나 닦았는지 손목이 다 아프더라고요. (들통) 안이랑 뚜껑에 이만큼 재가 나오더라고요. 장갑이고 뭐고 물이 안 빠져요.”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밀 감식을 벌이더라도 정씨가 태운 모조지폐가 나머지 전부인지, 일부는 빼돌리고 일부만 태웠는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또 정 씨가 대포폰을 사는 데 쓴 모조지폐 27장의 행방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대포폰 판매업자와 택배기사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제 밤 서울 화곡동에서는 정 씨 등이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가 발견됨에 따라 경찰이 오늘 정밀 감식에 나설 예정입니다. 1월에 납치를 당했던 신 씨의 차량과 일치하는 지 여부에 따라 이들의 추가 범행 여부가 확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 달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납치 행각을 벌인 정 씨 일행.. 한밤중 인적이 드문 곳에 혼자 있는 사람을 노리고 폭행과 금품 갈취를 일삼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졌는데요, 경찰 수사에 따라 또 어떤 사실이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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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정승희, 추가 범행 시인…수사 급물살
    • 입력 2009-03-03 08:37:08
    • 수정2009-03-03 10: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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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오후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 정승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정 씨는 공범인 심 모 씨와 함께 제과점 여주인 납치 이전에도 이미 두 차례 납치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호을 기자! 추가 범행을 부인하던 정 씨가 두 건의 납치 사건을 시인했다고요? <리포트> 네, 정씨는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 두 건의 납치사건도 자신의 범행이라고실토했습니다. 또 어젯밤에는 정씨가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도 발견되면서 이들의 추가 혐의가 드러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정씨 일당은 승용차를 이용해 피해자를 납치하고 몇 시간 동안 끌고 다니다가 돈을 빼앗는 동일한 수법으로 수 천 만 원을 빼앗아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의 추가 범행과 제과점 여주인 납치 이후 어제 최종 구속되기까지 이들의 행적을짚어봤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제과점 여주인을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승희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정 씨는 납치 이후 도피생활을 해오다 지난 달 28일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정 씨와 이미 구속된 공범 심 모 씨가 이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납치 행각을 벌였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추가 범행에 대해 수사를 벌여 왔는데요, 정 씨에 대한 구속 영장에 이 두 건의 납치 혐의도 적시가 됐고,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정 씨도 추가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녹취> 정승희(납치 피의자) : “(추가 납치를 시인하십니까?) 네. (신정동과 성북동 두 건 다 시인하십니까?) 네. 죄송합니다.” 정 씨가 시인한 납치 사건은 지난 해 10월과 지난 1월에 있었습니다. 서울 신정동에 사는 황 모 씨는 지난 해 10월 31일 오전 1시 쯤 승용차로 납치돼 10시간 가량 끌려 다니다 풀려났습니다. 이 사이 범인들은 현금 2천 백 만원을 인출해갔습니다. 그리고 제과점 여주인을 납치하기 25일 전인 지난 1월 16일에는 서울 성북동에 사는 신 모 씨가 납치됐다 풀려났습니다. 사건 당일 신 씨는 새벽 1시 쯤 집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집으로 가던 길에 복면을 쓴 괴한 2명을 만났다고 합니다. 이들은 신 씨가 저항할 틈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신00 (납치 피해자) : “업무상으로 한 잔 하고 주차를 하고 올라가는 길에 남의 집 주차장 있는 데서 복면을 쓰고 튀어나와요. 안경부터 깨고 이빨 (부러뜨리고) 청테이프로 묶어서 내 차를 가지고 왔어요. 거기다 (나를) 싣고 붕 달아난 거죠. 두 시간 동안 때리는 거예요. 무조건 때리는 거예요.” 폭행으로 신 씨를 제압한 이들은 신 씨의 승용차를 몰고 이동했습니다. 신 씨는 얼굴을 가린 채 끌려 다니다가 납치 13시간 만에 한강 둔치에서 풀려났습니다. 피해 금액도 700만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00 (납치 피해자) : “왼발을 먼저 딛으라고 하더라고. 그 다음에 오른발을 딛으래요. 뒷문을 연 상황이니까. (내려주고) 바로 달아나. 현금으로 700만 원이 좀 넘고. 인출해서 가져가고 내 지갑 안에 50만 원이 더 있었다고요.” 이 3건의 납치 사건을 보면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는데요 청테이프로 손을 묶었던 점, 그리고 얼굴에 가리개를 씌운 점, 또 현금카드로 현금을 인출해간 점 등입니다. 때문에 경찰은 지난 10월과 1월의 두 납치 사건도 정 씨가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추궁해왔습니다. 공범인 심 씨로부터는 자백을 이미 받은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정 씨의 영장 실질심사 이전에는 정 씨로부터 추가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 씨가 기자들 앞에서 시인함에 따라 경찰은 추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보강 수사에 나섰습니다. 정 씨가 사용한 모조지폐를 추적하는 일도 문젠데요.. 정 씨는 모조지폐 7백 장으로 산 오토바이를 4백 만 원에 되판 뒤 이 돈으로 쪽방을 구해 숨어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친구의 신분증을 이용하고 마스크를 써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철저히 피했습니다. <녹취> 집주인 : “계약서에는 손00라고 썼는데 거기 나오는 이름 보니까 정승희? 의심을 전혀 안 했지. 젊은 사람 얼굴 보니까 두루뭉술해서 감기 걸렸는지 마스크를 했더라고. 모자 쓰고.” 집주인은 정 씨가 수리도 끝나지 않은 방을 급하게 계약할 정도로 정 씨의 행동이 이상하긴 했지만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집주인 : “계약서 쓰자고 하니까 짐부터 넣고 계약서 쓸게요 그러기에 (짐) 넣어놓고 와서 (계약서) 쓰고 갔어. 젊은 사람이 남 살던 방에 깨끗하게 수리도 해달라고 안 하고 들어오나, 되게 급한가보다 잘 데가 없나보다 그렇게 생각했지.” 정 씨는 또 이른바 대포폰을 구입하는 등 경찰로부터 받은 모조지폐를 도피하는데 써 왔는데요. 나머지 모조지폐 6천 여 장의 행방은 불분명합니다. 정 씨는 남은 모조지폐를 모두 태웠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 씨가 숨어있던 쪽방의 이웃 주민들도 정 씨가 뭔가를 태웠다는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종이 같은 것 태우는 냄새였는데 밖에서 다 나잖아요.” <녹취> 이웃 주민 : “얼마나 닦았는지 손목이 다 아프더라고요. (들통) 안이랑 뚜껑에 이만큼 재가 나오더라고요. 장갑이고 뭐고 물이 안 빠져요.”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밀 감식을 벌이더라도 정씨가 태운 모조지폐가 나머지 전부인지, 일부는 빼돌리고 일부만 태웠는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또 정 씨가 대포폰을 사는 데 쓴 모조지폐 27장의 행방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대포폰 판매업자와 택배기사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제 밤 서울 화곡동에서는 정 씨 등이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가 발견됨에 따라 경찰이 오늘 정밀 감식에 나설 예정입니다. 1월에 납치를 당했던 신 씨의 차량과 일치하는 지 여부에 따라 이들의 추가 범행 여부가 확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 달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납치 행각을 벌인 정 씨 일행.. 한밤중 인적이 드문 곳에 혼자 있는 사람을 노리고 폭행과 금품 갈취를 일삼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졌는데요, 경찰 수사에 따라 또 어떤 사실이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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