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근로자들 “제발 밀린 임금 주세요”

입력 2009.04.2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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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저임금 근로자들이 특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까지 못 받는 경우가 늘고 있고, 급해서 쓴 사채 이자까지...... 2중 3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박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 노동청 근로감독과.

밀린 임금을 받아달라며 이곳을 찾는 근로자만 하루 80여 명에 이릅니다.

경기 불황 탓입니다.

<녹취> 이○○(인천시 용현동) : "서로 미루는 거죠. 퇴직금 안 주려고...가스배달업이라는 게 좀 애매해요."

지난달 4년째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게 된 32살 유모씨.

퇴직금 7백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업체 대표를 만나야 하는 해결 과정이 두렵기도 하고 껄끄럽기도 해 아버지까지 모셔왔습니다.

사무실에서 합의가 이뤄지는 동안 아버지는 안절부절 못합니다.

<녹취> 유○○씨 아버지 : "당사자가 아니면 나가라니까...본인 돈을 찾아가는 건데 회사에서 자기돈 주는 건 아이잖아. 퇴직금이란 게..."

조정을 거쳐 결국 5백만 원을 받게 됐지만 씁쓸하기만 합니다.

<녹취> 유○○(체불 근로자) : "있을 때는 잘해주셨는데 좀 힘드네요."

10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일한 이모 씨는 지난해 회사 부도로 직장을 잃었습니다.

받지 못한 임금은 2억 원.

곧 해결되겠지 싶어 급한 돈은 사채를 썼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차일피일 임금 지급을 미뤘고, 지금은 사채 이자가 받을 돈보다 많아졌습니다.

<녹취> 이○○(성남시 구미동) : "(갚을 돈이) 3억,4억됐어요. 돈 받을 건 2억원, 이자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거예요. 요즘 창밖을 자주 봐요. 그냥 한 마리 새가 되면 끝나겠다."

이렇게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체임 근로자는 올해 초부터 급증했습니다.

지난달에만 새로 7만 2천여 명이 임금 3천억 원 가까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임금체불로 고발된 사업주들은 경기다 어렵다 보니 본인들도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사업주 : "어려워져서 못 주는 부분에 대해 언제까지 지급하겠다고 하는데도 고발이 들어오면 범죄자가 되잖아요. 근로자 써서 범죄자가 되니까 너무 실망스럽죠."

경기 침체 속에 체불 임금은 늘어가고, 근로자나 사업주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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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임금 근로자들 “제발 밀린 임금 주세요”
    • 입력 2009-04-24 20:19:33
    뉴스타임
<앵커 멘트>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저임금 근로자들이 특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까지 못 받는 경우가 늘고 있고, 급해서 쓴 사채 이자까지...... 2중 3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박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 노동청 근로감독과. 밀린 임금을 받아달라며 이곳을 찾는 근로자만 하루 80여 명에 이릅니다. 경기 불황 탓입니다. <녹취> 이○○(인천시 용현동) : "서로 미루는 거죠. 퇴직금 안 주려고...가스배달업이라는 게 좀 애매해요." 지난달 4년째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게 된 32살 유모씨. 퇴직금 7백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업체 대표를 만나야 하는 해결 과정이 두렵기도 하고 껄끄럽기도 해 아버지까지 모셔왔습니다. 사무실에서 합의가 이뤄지는 동안 아버지는 안절부절 못합니다. <녹취> 유○○씨 아버지 : "당사자가 아니면 나가라니까...본인 돈을 찾아가는 건데 회사에서 자기돈 주는 건 아이잖아. 퇴직금이란 게..." 조정을 거쳐 결국 5백만 원을 받게 됐지만 씁쓸하기만 합니다. <녹취> 유○○(체불 근로자) : "있을 때는 잘해주셨는데 좀 힘드네요." 10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일한 이모 씨는 지난해 회사 부도로 직장을 잃었습니다. 받지 못한 임금은 2억 원. 곧 해결되겠지 싶어 급한 돈은 사채를 썼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차일피일 임금 지급을 미뤘고, 지금은 사채 이자가 받을 돈보다 많아졌습니다. <녹취> 이○○(성남시 구미동) : "(갚을 돈이) 3억,4억됐어요. 돈 받을 건 2억원, 이자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거예요. 요즘 창밖을 자주 봐요. 그냥 한 마리 새가 되면 끝나겠다." 이렇게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체임 근로자는 올해 초부터 급증했습니다. 지난달에만 새로 7만 2천여 명이 임금 3천억 원 가까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임금체불로 고발된 사업주들은 경기다 어렵다 보니 본인들도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사업주 : "어려워져서 못 주는 부분에 대해 언제까지 지급하겠다고 하는데도 고발이 들어오면 범죄자가 되잖아요. 근로자 써서 범죄자가 되니까 너무 실망스럽죠." 경기 침체 속에 체불 임금은 늘어가고, 근로자나 사업주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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