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특별열차 고집…왜?

입력 2011.05.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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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지난 20일,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했는데요.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특별열차를 이용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왜 빠르고 편리한 비행기 대신 열차만을 고집하는 것일까요?

<클로즈업 북한 >에서 그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24일, 중국 난징역을 떠나는 긴 열차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짙은 녹색 바탕에 노란색 줄이 선명한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열차였다.

기관차 앞에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를 뜻하는 숫자, 0001이 쓰여 있다.

특별열차는 모두 25량으로 길이가 600미터를 넘는다.

특별열차가 출발하기 20분 전, 똑같은 모양의 3량짜리 선행열차가 떠나는 모습도 촬영됐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지난 20일 오전 7시, 북중 국경을 통과했다.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9시 무단장에 도착해 잠시 머무른 뒤 밤 9시부터 다시 달리기 시작해 하얼빈을 거쳐 21일 오전 창춘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창춘에서 숙박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1일 오후 2시 20분 다시 열차에 올랐다.

특별열차는 21일 저녁 선양, 22일 오전 텐진을 거쳐 22일 밤 8시쯤 양저우에 도착했다.

19일 밤부터 22일 밤까지 사흘 동안 무려 3천킬로미터를 무숙박으로 달리는 살인적인 강행군이었다.

지난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인터뷰> 임은철(동서한방병원장) : “3일 동안 강행군으로 무박으로 이렇게 기차 여행을 오래할 수 있다는 건 환자가 그걸 견뎌낼 수 있다는 얘기거든요.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달리는‘특급호텔’로 불린다.

특별열차 가운데 그의 전용공간은 6량 정도다.

집무실, 응접실, 회의실, 침실, 부속실, 전용 의무실 등이 있다.

전용열차는 김정일 전용 승용차 2대와 여행 기간 동안 먹고 쓸 모든 부식과 소모품을 싣고 다닌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김정일 자기가 쓸 수 있는... 쓰고 있는 모든 생필품,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한 달 동 안 쓸 수 있는 모든 생필품이 다 있다고 하더라고요.”

특별열차는 덜컹거림을 막아주는 최첨단 평형장치까지 갖추고 있어 김 위원장이 먹고 자고, 집무를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돼있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김정일과 약 20일 이상 같이 여행을 했던 당시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였던 폴리코프스키의 증언에 의하면, 기차에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기차를 타보니까 달리는 집무실처럼 아무 불편이 없었고, 중간중간에 김정일이 필요한 정보를 다 주는 거죠.”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방탄객차를 개조한 것이다.

평형장치와 같이 안전에 필요한 부품은 독일과 스위스 제품이, 내부 인테리어나 집기는 일본 제품이 많이 쓰였다.

1980년대에 김일성 주석이 처음 만들어 타기 시작했으며 이후 몇 차례 성능이 개량됐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80년대 초엽에 만들어졌고 그 다음에 90년~91년에 한번 업그레이드했고, 최근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07년에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로 공식화된 이후 지금까지 중국을 7차례 방문했다.

예외 없이 모두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지난 2001년과 2002년 러시아를 방문할 때도 특별열차를 고집했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는 주변의 모든 철도교통을 마비시키는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했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김정일이 가는 러시아든 중국이든 가게 되면 한 철도국의 모든 철도가 다 정지가 되고 그에 따라 물적 인적 이동이 전부 올 스톱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김정일이 기차를 타고 주변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일주일이나 십일 정도의 교통물류 측면의 커다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죠.”

김정일 위원장은 왜 훨씬 빠르고 편리한 비행기를 놔두고, 느리고 방문국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특별열차만을 고집하는 것일까.

지난 해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는 이유를‘고소공포증’이라고 보도했다.

1976년 헬리콥터 추락사고 이후부터 김 위원장이 비행기 타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고소공포증’설은 흥미롭긴 하지만 반론이 만만치 않다.

김 위원장은 1년에 200차례 정도 북한 곳곳을 돌며 현지지도를 한다.

대부분 특별열차를 이용하는데 이는 북한의 도로사정 때문이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도로라는 것이 비포장이고 굉장히 위험하고 안전하게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철도가 가장 안전한 교통시설인 것은 분명하고요. 자기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다 한꺼번에 앉아서 쉴 수 있기 때문에 철도를 주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늘 열차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겐 가장 편리하고 익숙한 교통수단이라는 점이 우선 꼽힌다.

여기에 암살이나 테러 위협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는 김 위원장으로선 안전문제가 특히 중요하다.

1956년, 연안파와 소련파가 김일성 축출을 시도했던‘종파사건’은 김일성 부자에게 비행기 안전에 회의를 갖게 했다는 증언이 있다.

당시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김일성 주석은 느낌이 좋지 않다며, 착륙지를 평양 순안공항이 아닌, 순천공항으로바꿀 것을 지시했고, 덕분에 반대파의 격추시도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김일성을 빗대서 말했지만 정말 수령의 운명이라는 것은 나라의 운명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열차 또는 차로 움직이는 방향에서 호위사령부를 준비하라 이런 식으로 말한 적도 있어요.”

김일성 부자는 1980년대 초 호위사령부 안에 열차호위부를 설치해 특별열차를 타기 시작했다.

특별열차는 완전방탄인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최첨단 통신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호위총국 소속 경호원 100여명이 동승하며 이동 중에는 물론 방문지에서도 물샐틈없는 근접 경호를 수행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 동선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비행기를 타고 중국이나 러시아를 간다면 서방세계에 노출될 우려가 많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 보안이 철저히 지켜져서 김정일 위원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서방세계에서 모르고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언론과 정보기관들은 이번 방중 때도 특별열차의 이동경로를 여러 차례 놓쳤으며 특별열차가 방문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동선을 파악할 수 있었다.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도 특별열차가 유리하다.

<인터뷰> 임은철(동서한방병원장) : “비행기는 고공으로 가거든요. 고공으로 가게 되면 기압이 약간 떨어지고 저산소증 상태가 돼요. 약간 산소가 부족하게 되는데 환자가 그곳에서 장기간 노출이 되고, 비행기라는 장소가 공간이 좁고 가만히 앉아있게 되면 혈류 장애가 생겨서 혈전 같은 게 생길 우려가 높습니다. 기차는 아무래도 공간이 넓잖아요. 그러니까 보행을 해도 한참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주치의를 비롯한 전담 의료진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와 약품이 특별열차에 실리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배우려는 김 위원장의 여행목적을 고려해도 열차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김 위원장은 대륙을 가로지르는 특별열차 안에서 중국의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지켜봤을 것이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비행기라는 건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거거든요. 공항에서 공항으로 이동이기 때문에 주변 지역이 생략되지만 철도라는 것은 점과 점을 선으로 연결해서 면으로 죽 퍼지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가장 어느 실상을 보고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기차만큼 좋은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벤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2001년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하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또 특별열차 방문은 해당국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맹을 과시한다는 효과도 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인력동원과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과의 특수동맹관계라는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기차로 이동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언론은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초기, 방문자를 김정은으로 잘못 전하는 오보를 내고 말았다.

올 초부터 김정은의 방중설이 꾸준히 나돌았기 때문이다.

김정은도 조만간 방중에 나선다면 교통수단은 무엇이 될까.

유럽에서 10대 시절을 보냈던 젊은이답게 비행기를 타고 갈 것인가 아니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특별열차를 이용할 것인가.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아직까지 김정은의 위상이 김정일 위원장만큼 위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열차방문은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주로 비행기를 통해서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에 김정은이 열차를 통해서 중국을 방문한다면 그만큼 김정은이 대외적 위성이 커지고 또 중국측이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그가 이용하는 교통수단 역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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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특별열차 고집…왜?
    • 입력 2011-05-28 09: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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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지난 20일,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했는데요.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특별열차를 이용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왜 빠르고 편리한 비행기 대신 열차만을 고집하는 것일까요? <클로즈업 북한 >에서 그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24일, 중국 난징역을 떠나는 긴 열차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짙은 녹색 바탕에 노란색 줄이 선명한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열차였다. 기관차 앞에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를 뜻하는 숫자, 0001이 쓰여 있다. 특별열차는 모두 25량으로 길이가 600미터를 넘는다. 특별열차가 출발하기 20분 전, 똑같은 모양의 3량짜리 선행열차가 떠나는 모습도 촬영됐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지난 20일 오전 7시, 북중 국경을 통과했다.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9시 무단장에 도착해 잠시 머무른 뒤 밤 9시부터 다시 달리기 시작해 하얼빈을 거쳐 21일 오전 창춘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창춘에서 숙박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1일 오후 2시 20분 다시 열차에 올랐다. 특별열차는 21일 저녁 선양, 22일 오전 텐진을 거쳐 22일 밤 8시쯤 양저우에 도착했다. 19일 밤부터 22일 밤까지 사흘 동안 무려 3천킬로미터를 무숙박으로 달리는 살인적인 강행군이었다. 지난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인터뷰> 임은철(동서한방병원장) : “3일 동안 강행군으로 무박으로 이렇게 기차 여행을 오래할 수 있다는 건 환자가 그걸 견뎌낼 수 있다는 얘기거든요.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달리는‘특급호텔’로 불린다. 특별열차 가운데 그의 전용공간은 6량 정도다. 집무실, 응접실, 회의실, 침실, 부속실, 전용 의무실 등이 있다. 전용열차는 김정일 전용 승용차 2대와 여행 기간 동안 먹고 쓸 모든 부식과 소모품을 싣고 다닌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김정일 자기가 쓸 수 있는... 쓰고 있는 모든 생필품,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한 달 동 안 쓸 수 있는 모든 생필품이 다 있다고 하더라고요.” 특별열차는 덜컹거림을 막아주는 최첨단 평형장치까지 갖추고 있어 김 위원장이 먹고 자고, 집무를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돼있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김정일과 약 20일 이상 같이 여행을 했던 당시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였던 폴리코프스키의 증언에 의하면, 기차에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기차를 타보니까 달리는 집무실처럼 아무 불편이 없었고, 중간중간에 김정일이 필요한 정보를 다 주는 거죠.”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방탄객차를 개조한 것이다. 평형장치와 같이 안전에 필요한 부품은 독일과 스위스 제품이, 내부 인테리어나 집기는 일본 제품이 많이 쓰였다. 1980년대에 김일성 주석이 처음 만들어 타기 시작했으며 이후 몇 차례 성능이 개량됐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80년대 초엽에 만들어졌고 그 다음에 90년~91년에 한번 업그레이드했고, 최근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2007년에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로 공식화된 이후 지금까지 중국을 7차례 방문했다. 예외 없이 모두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지난 2001년과 2002년 러시아를 방문할 때도 특별열차를 고집했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는 주변의 모든 철도교통을 마비시키는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했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김정일이 가는 러시아든 중국이든 가게 되면 한 철도국의 모든 철도가 다 정지가 되고 그에 따라 물적 인적 이동이 전부 올 스톱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김정일이 기차를 타고 주변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일주일이나 십일 정도의 교통물류 측면의 커다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죠.” 김정일 위원장은 왜 훨씬 빠르고 편리한 비행기를 놔두고, 느리고 방문국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특별열차만을 고집하는 것일까. 지난 해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는 이유를‘고소공포증’이라고 보도했다. 1976년 헬리콥터 추락사고 이후부터 김 위원장이 비행기 타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고소공포증’설은 흥미롭긴 하지만 반론이 만만치 않다. 김 위원장은 1년에 200차례 정도 북한 곳곳을 돌며 현지지도를 한다. 대부분 특별열차를 이용하는데 이는 북한의 도로사정 때문이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도로라는 것이 비포장이고 굉장히 위험하고 안전하게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철도가 가장 안전한 교통시설인 것은 분명하고요. 자기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다 한꺼번에 앉아서 쉴 수 있기 때문에 철도를 주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늘 열차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겐 가장 편리하고 익숙한 교통수단이라는 점이 우선 꼽힌다. 여기에 암살이나 테러 위협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는 김 위원장으로선 안전문제가 특히 중요하다. 1956년, 연안파와 소련파가 김일성 축출을 시도했던‘종파사건’은 김일성 부자에게 비행기 안전에 회의를 갖게 했다는 증언이 있다. 당시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김일성 주석은 느낌이 좋지 않다며, 착륙지를 평양 순안공항이 아닌, 순천공항으로바꿀 것을 지시했고, 덕분에 반대파의 격추시도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터뷰> 이윤걸(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 : “김일성을 빗대서 말했지만 정말 수령의 운명이라는 것은 나라의 운명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열차 또는 차로 움직이는 방향에서 호위사령부를 준비하라 이런 식으로 말한 적도 있어요.” 김일성 부자는 1980년대 초 호위사령부 안에 열차호위부를 설치해 특별열차를 타기 시작했다. 특별열차는 완전방탄인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최첨단 통신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호위총국 소속 경호원 100여명이 동승하며 이동 중에는 물론 방문지에서도 물샐틈없는 근접 경호를 수행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에 동선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비행기를 타고 중국이나 러시아를 간다면 서방세계에 노출될 우려가 많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 보안이 철저히 지켜져서 김정일 위원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서방세계에서 모르고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언론과 정보기관들은 이번 방중 때도 특별열차의 이동경로를 여러 차례 놓쳤으며 특별열차가 방문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동선을 파악할 수 있었다.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도 특별열차가 유리하다. <인터뷰> 임은철(동서한방병원장) : “비행기는 고공으로 가거든요. 고공으로 가게 되면 기압이 약간 떨어지고 저산소증 상태가 돼요. 약간 산소가 부족하게 되는데 환자가 그곳에서 장기간 노출이 되고, 비행기라는 장소가 공간이 좁고 가만히 앉아있게 되면 혈류 장애가 생겨서 혈전 같은 게 생길 우려가 높습니다. 기차는 아무래도 공간이 넓잖아요. 그러니까 보행을 해도 한참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주치의를 비롯한 전담 의료진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와 약품이 특별열차에 실리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배우려는 김 위원장의 여행목적을 고려해도 열차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김 위원장은 대륙을 가로지르는 특별열차 안에서 중국의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지켜봤을 것이다. <인터뷰> 안병민(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 “비행기라는 건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거거든요. 공항에서 공항으로 이동이기 때문에 주변 지역이 생략되지만 철도라는 것은 점과 점을 선으로 연결해서 면으로 죽 퍼지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가장 어느 실상을 보고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기차만큼 좋은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벤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2001년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하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또 특별열차 방문은 해당국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맹을 과시한다는 효과도 있다.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인력동원과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과의 특수동맹관계라는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기차로 이동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언론은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초기, 방문자를 김정은으로 잘못 전하는 오보를 내고 말았다. 올 초부터 김정은의 방중설이 꾸준히 나돌았기 때문이다. 김정은도 조만간 방중에 나선다면 교통수단은 무엇이 될까. 유럽에서 10대 시절을 보냈던 젊은이답게 비행기를 타고 갈 것인가 아니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특별열차를 이용할 것인가. <인터뷰> 이수석(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아직까지 김정은의 위상이 김정일 위원장만큼 위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열차방문은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주로 비행기를 통해서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에 김정은이 열차를 통해서 중국을 방문한다면 그만큼 김정은이 대외적 위성이 커지고 또 중국측이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그가 이용하는 교통수단 역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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