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방콕 테러 충격, 배후는?

입력 2015.08.22 (08:18) 수정 2015.08.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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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남아의 대표적 관광도시인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두 차례나 폭탄 테러가 발생해 큰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방콕 특파원을 연결합니다.

구본국 특파원!

<질문>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인데요.

한국인 피해가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사망자만 20명이나 되죠?

<답변>
저녁 7시 사람들이 붐비는 퇴근 시간, 시내 중심가에서 테러가 일어나 피해가 컸습니다.

모두 20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는데요.

현지인은 물론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관광객들 피해도 컸습니다.

<녹취> 네오 혹 구안(말레이시아) : "제 아내는 옆에 있었습니다. 아들을 봤는데 폭발로 다리를 다쳤는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옷을 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폭탄이 터진 현장인 에라완 사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쓰러지고 지나가던 오토바이와 차량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다음날인 화요일에도 폭탄 테러가 일어났는데요.

역시 많은 사람이 붐비는 차오프라야 강 선착장 주변에서 일어났습니다.

누군가 폭탄을 던졌는데 강물 속으로 빠진 뒤 터져 그나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질문>
사건 현장 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범인의 윤곽은 드러났습니까?

<답변>
네 테러 이틀 뒤 태국 경찰은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는데요.

용의자는 텁수룩한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쓴 젊은 남성입니다.

현상금 백만 바트, 우리 돈 3천3백만 원도 내걸었습니다.

용의자는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방콕 에라완 사원 근처 벤치에 검은색 배낭을 두고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이 가방에 폭탄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남성 용의자는 범행 직후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근처 공원 쪽으로 사라졌지만 이후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용의자 앞을 서성거리던 남성 2명을 공범으로 지목했지만 공범이 아닌 걸로 밝혀졌는데요.

용의자도 외국인이라고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등 수사의 혼선도 빚어지고 있는데요.

경찰은 CCTV 영상 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어 수사가 당분간 답보상태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프라윳 타본시리(태국 경찰 대변인) : "한 달 치 이상의 CCTV 화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범행 관련 모든 지역과 공범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태국 정부 내에는 용의자가 이미 태국을 떠났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테러의 목적이 뭐고 배후는 누구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인데요.

여러 가지 추측만 무성한 상황인 거죠?

<답변>
네 태국 군부 정권의 자작극이라는 설까지 배후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는데요.

사건 초기 경찰은 용의자의 외모가 중동 출신으로 보인다며 위구르족의 소행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태국은 지난달 터키로 망명하려고 불법 입국한 위구르족 100여 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해 큰 반발을 산 바 있습니다.

터키인들과 위구르 인들이 주이스탄불 태국 영사관에 난입하고 강제 송환에 반대해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 원하는 위구르족은 중국 내부에서 주로 테러를 벌였을 뿐이어서 신빙성이 없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태국 내부의 정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을 의심하는 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태국 내에서는 이번 테러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고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이른바 레드 셔츠들의 소행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습니다.

과거 태국에서는 정치적 목적의 테러가 적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상반기 방콕에서 반년 가량 계속된 반정부 시위에서도 수차례 폭탄 테러가 발생해 20여 명이 숨지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측 또한 반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테러는 규모가 크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레드셔츠들의 소행으로 보기는 무리하는 겁니다.

탁신 칫나왓 전 총리와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는 모두 이번 사건과 레드셔츠의 연루설을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이외에도 남부 이슬람 분리주의자 소행이라는 설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의 범행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태국은 관광 산업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당분간 태국 경제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겠군요?

<답변>
태국은 동남아의 대표적 관광 국가로 관광 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 GDP 가운데 약 10%를 차지하는데요.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관광 부문은 거의 유일하게 활황세를 보여 왔습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 태국은 올해 3천만 명의 외국인이 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이들이 지출하는 비용도 최대 68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그러나 이번 폭탄 테러로 홍콩이 태국에 대한 적색 여행 경보를 발령하는 등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6.5%의 고도 경제성장을 실현했던 태국은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2013년 2.9%로 뚝 떨어졌고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해는 0.7%를 기록해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면했습니다.

그나마 관광으로 경제를 버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폭탄 테러가 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구본국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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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도시 방콕 테러 충격, 배후는?
    • 입력 2015-08-22 08:34:28
    • 수정2015-08-22 08:57:5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동남아의 대표적 관광도시인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두 차례나 폭탄 테러가 발생해 큰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방콕 특파원을 연결합니다.

구본국 특파원!

<질문>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인데요.

한국인 피해가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사망자만 20명이나 되죠?

<답변>
저녁 7시 사람들이 붐비는 퇴근 시간, 시내 중심가에서 테러가 일어나 피해가 컸습니다.

모두 20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다쳤는데요.

현지인은 물론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관광객들 피해도 컸습니다.

<녹취> 네오 혹 구안(말레이시아) : "제 아내는 옆에 있었습니다. 아들을 봤는데 폭발로 다리를 다쳤는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옷을 다 찢어져 있었습니다."

폭탄이 터진 현장인 에라완 사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쓰러지고 지나가던 오토바이와 차량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다음날인 화요일에도 폭탄 테러가 일어났는데요.

역시 많은 사람이 붐비는 차오프라야 강 선착장 주변에서 일어났습니다.

누군가 폭탄을 던졌는데 강물 속으로 빠진 뒤 터져 그나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질문>
사건 현장 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범인의 윤곽은 드러났습니까?

<답변>
네 테러 이틀 뒤 태국 경찰은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했는데요.

용의자는 텁수룩한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쓴 젊은 남성입니다.

현상금 백만 바트, 우리 돈 3천3백만 원도 내걸었습니다.

용의자는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방콕 에라완 사원 근처 벤치에 검은색 배낭을 두고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이 가방에 폭탄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남성 용의자는 범행 직후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근처 공원 쪽으로 사라졌지만 이후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용의자 앞을 서성거리던 남성 2명을 공범으로 지목했지만 공범이 아닌 걸로 밝혀졌는데요.

용의자도 외국인이라고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등 수사의 혼선도 빚어지고 있는데요.

경찰은 CCTV 영상 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어 수사가 당분간 답보상태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프라윳 타본시리(태국 경찰 대변인) : "한 달 치 이상의 CCTV 화면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범행 관련 모든 지역과 공범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태국 정부 내에는 용의자가 이미 태국을 떠났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테러의 목적이 뭐고 배후는 누구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인데요.

여러 가지 추측만 무성한 상황인 거죠?

<답변>
네 태국 군부 정권의 자작극이라는 설까지 배후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는데요.

사건 초기 경찰은 용의자의 외모가 중동 출신으로 보인다며 위구르족의 소행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태국은 지난달 터키로 망명하려고 불법 입국한 위구르족 100여 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해 큰 반발을 산 바 있습니다.

터키인들과 위구르 인들이 주이스탄불 태국 영사관에 난입하고 강제 송환에 반대해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 원하는 위구르족은 중국 내부에서 주로 테러를 벌였을 뿐이어서 신빙성이 없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질문>
태국 내부의 정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을 의심하는 거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태국 내에서는 이번 테러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고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이른바 레드 셔츠들의 소행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습니다.

과거 태국에서는 정치적 목적의 테러가 적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상반기 방콕에서 반년 가량 계속된 반정부 시위에서도 수차례 폭탄 테러가 발생해 20여 명이 숨지고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측 또한 반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테러는 규모가 크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레드셔츠들의 소행으로 보기는 무리하는 겁니다.

탁신 칫나왓 전 총리와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는 모두 이번 사건과 레드셔츠의 연루설을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이외에도 남부 이슬람 분리주의자 소행이라는 설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의 범행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태국은 관광 산업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당분간 태국 경제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겠군요?

<답변>
태국은 동남아의 대표적 관광 국가로 관광 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 GDP 가운데 약 10%를 차지하는데요.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관광 부문은 거의 유일하게 활황세를 보여 왔습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 태국은 올해 3천만 명의 외국인이 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이들이 지출하는 비용도 최대 68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그러나 이번 폭탄 테러로 홍콩이 태국에 대한 적색 여행 경보를 발령하는 등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6.5%의 고도 경제성장을 실현했던 태국은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2013년 2.9%로 뚝 떨어졌고 쿠데타가 발생한 지난해는 0.7%를 기록해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면했습니다.

그나마 관광으로 경제를 버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폭탄 테러가 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구본국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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