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방관 덕분에 ‘3억대 화재’ 책임 벗었다

입력 2015.09.17 (07:38) 수정 2015.09.17 (08: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화재 피해를 당하고도 오히려 그 책임을 떠안게 됐던 한 남성이 억울한 누명과 함께 3억 원이 넘는 배상 책임까지 모두 벗었습니다.

화재 원인 규명의 선구자로 꼽히는 한 소방관의 집념 덕분이었습니다.

김범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전 불이 났던 현장입니다.

당시 어디선가 시작된 불이 식당 1층과 원룸 건물 1층을 태웠습니다.

경찰은 식당 옆 벌꿀 창고를 발화 지점으로 지목했고, 보험사는 식당과 원룸의 소유주에게 3억 8천여만 원을 지급한 뒤, 이 돈을 창고 주인 조 모 씨에게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조 씨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불이 창고가 아닌 식당에서 시작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수소문 끝에 화재 조사 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 경기 부천소방서 이종인 조사관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조 모 씨(벌꿀 창고 소유주) : "우리는 너무 억울한데 그것을 가려줄 사람이 이종인 씨 밖에 더 있어요? 찾아가서 이야기를 하니까 그러면 해 주죠. 그러더라고."

조사 결과에 의문을 품은 이 조사관은 쉬는 날까지 반납하며 화재 현장 사진 100여 장을 분석했습니다.

그을린 흔적으로 불이 번진 방향을 역추적하고, 유리 파편이 흩어진 방향을 분석한 끝에, 불이 경찰 조사처럼 창고가 아니라, 식당에서부터 시작돼 창고와 원룸까지 번졌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오히려 조 씨의 창고가 피해를 봤다는 얘깁니다.

이 조사관은 조 씨가 보험사와 벌인 소송에서 이 같은 결과를 증언했고, 보험사는 결국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인터뷰> 이종인(소방장/경기 부천소방서 화재조사관) : "그 어르신한테 진실성이 보였습니다, 사실. 어려운 사람이 발생되지 않고, 그러니까 억울한 사람이 발생되지 않는 부분을 최우선으로..."

끈질긴 노력으로 진실을 밝혀낸 이 조사관은 국민안전처와 화재보험협회가 주는 제42회 소방안전봉사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명소방관 덕분에 ‘3억대 화재’ 책임 벗었다
    • 입력 2015-09-17 07:46:26
    • 수정2015-09-17 08:16:37
    뉴스광장
<앵커 멘트>

화재 피해를 당하고도 오히려 그 책임을 떠안게 됐던 한 남성이 억울한 누명과 함께 3억 원이 넘는 배상 책임까지 모두 벗었습니다.

화재 원인 규명의 선구자로 꼽히는 한 소방관의 집념 덕분이었습니다.

김범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전 불이 났던 현장입니다.

당시 어디선가 시작된 불이 식당 1층과 원룸 건물 1층을 태웠습니다.

경찰은 식당 옆 벌꿀 창고를 발화 지점으로 지목했고, 보험사는 식당과 원룸의 소유주에게 3억 8천여만 원을 지급한 뒤, 이 돈을 창고 주인 조 모 씨에게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조 씨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불이 창고가 아닌 식당에서 시작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수소문 끝에 화재 조사 분야의 전문가로 꼽히는 경기 부천소방서 이종인 조사관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조 모 씨(벌꿀 창고 소유주) : "우리는 너무 억울한데 그것을 가려줄 사람이 이종인 씨 밖에 더 있어요? 찾아가서 이야기를 하니까 그러면 해 주죠. 그러더라고."

조사 결과에 의문을 품은 이 조사관은 쉬는 날까지 반납하며 화재 현장 사진 100여 장을 분석했습니다.

그을린 흔적으로 불이 번진 방향을 역추적하고, 유리 파편이 흩어진 방향을 분석한 끝에, 불이 경찰 조사처럼 창고가 아니라, 식당에서부터 시작돼 창고와 원룸까지 번졌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오히려 조 씨의 창고가 피해를 봤다는 얘깁니다.

이 조사관은 조 씨가 보험사와 벌인 소송에서 이 같은 결과를 증언했고, 보험사는 결국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인터뷰> 이종인(소방장/경기 부천소방서 화재조사관) : "그 어르신한테 진실성이 보였습니다, 사실. 어려운 사람이 발생되지 않고, 그러니까 억울한 사람이 발생되지 않는 부분을 최우선으로..."

끈질긴 노력으로 진실을 밝혀낸 이 조사관은 국민안전처와 화재보험협회가 주는 제42회 소방안전봉사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