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의 뿌리 토루를 가다

입력 2016.03.19 (08:19) 수정 2016.03.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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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양지우입니다. 이슬기입니다.

중국 푸젠 성에는 독특한 집단주거 건물인 토루가 3만개 넘게 남아있습니다.

미국이 핵무기 발사 기지라고 오인했을 정도로 생김새가 특이한데, 실은 이 곳이 중국 화교의 뿌리라고 합니다.

인류학의 보석, 토루를 찾아가 봤습니다.

한 때 대양을 호령했던 포르투갈.

그런데 이 나라 청년들이 옛 식민지였던 국가들로 이민을 떠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지만 일자리 구하기에는 오히려 낫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포르투갈 국민을 옥죄는 실업 문제 살펴봤습니다.

특파원현장보고 시작합니다.

하늘 아래 중국인 없는 지역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구석구석까지 진출한 화교, 그런데 그 뿌리는 어딜까요?

뒤에 보이는 저곳, 중국 푸젠 성에 있는 '토루'라는 집단 주거촌이 바로 화교의 뿌리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인류학의 보물로 불리는 '토루', 그 역사의 현장을 김태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타이완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남동부 연안 푸젠 성.

예로부터 '푸젠의 길은 쓰촨의 길보다 험하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이 많고 척박한 곳입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 믿기 힘든 광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마치 비행접시 같은 독특한 모양을 한 거대한 성채들, '토루'입니다.

<인터뷰> 장한(관광객) : "이렇게 아름다움 토루를 짓다니 푸젠인들 정말 대단하군요. 아주 장관이에요. 상상한 것 이상입니다.:

깊은 산골짜기에 기하학 도형들을 펼쳐놓은 듯 기묘하기만 한 형상이 보는 사람들을 압도합니다.

지난 1960년대 미국이 인공위성에 찍힌 사진을 보고 핵무기 발사 기지로 오인해 소란이 일었다는 얘기는 유명합니다.

<인터뷰> 관광객 : "우리는 북방에서 온 사람들이라 저런 건축물을 본 적이 없어요. 와서 보니까 정말 신기하네요."

토루는 푸젠 성에만 3만 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2만 3천여 개가 용딩 현에 있습니다.

명나라 시대에 건축을 시작해 청나라 때인 1709년 완성된 청치루.

외양이 웅장하고 미관이 수려해 토루왕이라 불립니다.

목재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집들이 4층을 이루고 있는데, 방이 무려 400여 칸이나 됩니다.

이곳에서는 씨족 일가 수백 명이 함께 살았습니다.

<녹취> 루차이춘(토루 주민) : "문을 숭상하고 교육을 중시했어요. 토루 안에 서당을 두고, 후대를 위해 사서오경을 가르쳤어요."

토루 정중앙에는 일족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단이 자리 잡았습니다.

원형 토루 안의 모든 집들은 이곳 중앙공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결혼과 제사 등 일가의 모든 중요한 행사가 치러지는 공용 공간입니다.

이렇게 바깥쪽은 사생활의 공간으로, 안쪽은 공공장소로 사용하면서 토루는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독립된 작은 사회를 형성했습니다.

특히 원형의 토루는 팔괘와 태극의 형상을 본떠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루 양쪽 끝에 배열된 우물 두 개도 태극 형상에 따른 겁니다.

<인터뷰> 린르껑(토루 주인) : "동쪽은 해, 서쪽은 달이에요. 한쪽이 높아지면 한쪽은 낮아지고, 한쪽이 탁해지면 한쪽이 맑아지고, 한쪽이 따뜻하면 한쪽은 차가워져요. 3대 기현상입니다."

가구의 형태는 놀랄 정도로 현대식 단독주택과 비슷합니다.

작은 정원이 딸린 1층은 주방, 2층은 창고, 3,4층은 침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녹취> 린르껑(토루 주인) : "들보를 얹은 구조인데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돼 있죠. 목재를 끼워 맞춰 건물 전체에 못이 하나도 안 쓰였어요."

침실 안에서 창을 열면 채광과 통풍이 한꺼번에 해결되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됐습니다.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이런 토루가 푸젠 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건 무려 천 년 전, 송나라 시대부터입니다.

당시 이 척박한 산속에 들어와 이렇게 거대한 민가를 지었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당나라 시대 이래 끊임없이 중원을 피로 물들인 전란은 대규모 난민을 발생시켰습니다.

전쟁을 피해 남쪽 끝 푸젠까지 내려와 깊은 산 속에 몸을 숨긴 피난민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손님이란 뜻의 객가인이라 불렀습니다.

<인터뷰> 쑤홍옌(토루박물관장) : "객가인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일가가 모두 모여 살아야 했어요. 그래서 이런 방위 능력이 특출한 토루를 지은 겁니다."

거칠고 험한 산악 지대 원주민과 맹수로부터 일가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바로 토루였던 셈입니다.

처음엔 중원의 건축 양식인 사각형 모양이었는데, 차츰 원형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쑤홍옌(토루 박물관장) : "원형은 모서리가 없어요. 내부의 모든 뜰에 햇빛이 들죠. 사각형 집의 구석 방은 빛이 들지 않잖아요."

토루에서 태어나고 자란 쟝 씨가 익숙한 솜씨로 저녁 식사를 준비합니다.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

<녹취> "건배! 돈 많이 버세요!"

옆집 식구들까지 거리낌 없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눕니다.

지금도 씨족사회의 전통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주민 : "(모두 한 가족이에요?) 다 같은 성씨에요. 모두 쟝 씨입니다. 오늘 제사였거든요. 풍성하죠?"

이렇게 40여 가구, 200여 명이 지금까지 이 토루에서 과거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민 모두가 친척이다 보니 희로애락을 서로 나누며 강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녹취> 쑤메이샹(며느리) :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왜 함께 식사해요?) 아무 일도 없어요. 별일 없어도 시간이 나면 이렇게 와서 같이 먹어요."

이 객가인들은 일찍이 바다 너머 해외로 눈을 돌린 화교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토루에서 숙박업소인 객잔을 운영하고 있는 린젠원 씨.

식당 내부를 갖가지 사진과 그림, 고서적들로 채워 전시관처럼 꾸몄습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나가 큰 성공을 거둔 일가의 사진들입니다.

<인터뷰> 린젠원(토루 주민) : "객가인들은 남쪽 바다로 나아가 외국에서 장사를 했어요. 밖으로 나가 성공을 이뤘죠. 그리고 돌아와 고향 사업을 일궜습니다."

낯설고 험한 땅에서 일족의 안전을 지킨 요새 '토루'가 해외 진출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한 겁니다.

토루는 이제 단순히 독특한 민간의 건축물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 나간 객가인들의 고향이자 그들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해외의 중국인들, 즉 화교들이 지닌 강한 결속력과 단결의 뿌리를 바로 이곳 토루의 전통에서 찾고 있는 겁니다.

이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토루는 지난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습니다.

낡은 토루에서 보수 공사가 한창입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썩어버린 목재들을 교체하는 작업입니다.

재료부터 작업방식까지 문화 당국의 엄밀한 고증을 거쳐 복구가 이뤄집니다.

<인터뷰> 리야이(토루 안내원) : "개조작업을 하려면 공사나 여행국, 문화국에 신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신청해도 토루의 골격은 개조할 수 없어요."

정부가 나서 엄격한 기준에 따라 토루를 보존하고 있는 겁니다.

600년의 역사를 지닌 이 토루는 원형보존을 위해 아예 주민들을 외부로 이주시켰습니다.

<인터뷰> 랴오위롄(토루 안내원) : "지금은 주민이 없어요. 역사가 오래돼서 외부로 이주시켰죠. 현재는 정부가 임대해서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 중국 문화 당국은 토루 보존 차원에서 객가 문화의 재조명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규모 토루 박물관과 객가인 기념단을 함께 건립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라이샤오둥(용딩현 문화국장) : "객가인이 어떻게 중원에서 남하해 이 곳에 객가인 집성촌을 이뤘는지 그 역사를 말해주는 겁니다."

중국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태양이 있는 곳에 중국인이 있고, 중국인이 있는 곳에 객가인이 있다"

13억 중국을 넘어 세계 화교들의 중심이 된 객가인, 그들의 정신적 뿌리는 여전히 고향땅 토루에 닿아 있습니다.

세계 건축 예술의 걸작이자 고고학 그 자체라 불리는 토루, 천년 세월의 이주 역사와 객가인들의 개척정신을 한 몸에 담은 인류학의 보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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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교의 뿌리 토루를 가다
    • 입력 2016-03-19 06:58:15
    • 수정2016-03-19 08:57:5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양지우입니다. 이슬기입니다.

중국 푸젠 성에는 독특한 집단주거 건물인 토루가 3만개 넘게 남아있습니다.

미국이 핵무기 발사 기지라고 오인했을 정도로 생김새가 특이한데, 실은 이 곳이 중국 화교의 뿌리라고 합니다.

인류학의 보석, 토루를 찾아가 봤습니다.

한 때 대양을 호령했던 포르투갈.

그런데 이 나라 청년들이 옛 식민지였던 국가들로 이민을 떠나고 있습니다.

포르투갈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지만 일자리 구하기에는 오히려 낫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포르투갈 국민을 옥죄는 실업 문제 살펴봤습니다.

특파원현장보고 시작합니다.

하늘 아래 중국인 없는 지역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구석구석까지 진출한 화교, 그런데 그 뿌리는 어딜까요?

뒤에 보이는 저곳, 중국 푸젠 성에 있는 '토루'라는 집단 주거촌이 바로 화교의 뿌리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인류학의 보물로 불리는 '토루', 그 역사의 현장을 김태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타이완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남동부 연안 푸젠 성.

예로부터 '푸젠의 길은 쓰촨의 길보다 험하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이 많고 척박한 곳입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 믿기 힘든 광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마치 비행접시 같은 독특한 모양을 한 거대한 성채들, '토루'입니다.

<인터뷰> 장한(관광객) : "이렇게 아름다움 토루를 짓다니 푸젠인들 정말 대단하군요. 아주 장관이에요. 상상한 것 이상입니다.:

깊은 산골짜기에 기하학 도형들을 펼쳐놓은 듯 기묘하기만 한 형상이 보는 사람들을 압도합니다.

지난 1960년대 미국이 인공위성에 찍힌 사진을 보고 핵무기 발사 기지로 오인해 소란이 일었다는 얘기는 유명합니다.

<인터뷰> 관광객 : "우리는 북방에서 온 사람들이라 저런 건축물을 본 적이 없어요. 와서 보니까 정말 신기하네요."

토루는 푸젠 성에만 3만 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2만 3천여 개가 용딩 현에 있습니다.

명나라 시대에 건축을 시작해 청나라 때인 1709년 완성된 청치루.

외양이 웅장하고 미관이 수려해 토루왕이라 불립니다.

목재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집들이 4층을 이루고 있는데, 방이 무려 400여 칸이나 됩니다.

이곳에서는 씨족 일가 수백 명이 함께 살았습니다.

<녹취> 루차이춘(토루 주민) : "문을 숭상하고 교육을 중시했어요. 토루 안에 서당을 두고, 후대를 위해 사서오경을 가르쳤어요."

토루 정중앙에는 일족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단이 자리 잡았습니다.

원형 토루 안의 모든 집들은 이곳 중앙공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결혼과 제사 등 일가의 모든 중요한 행사가 치러지는 공용 공간입니다.

이렇게 바깥쪽은 사생활의 공간으로, 안쪽은 공공장소로 사용하면서 토루는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 독립된 작은 사회를 형성했습니다.

특히 원형의 토루는 팔괘와 태극의 형상을 본떠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루 양쪽 끝에 배열된 우물 두 개도 태극 형상에 따른 겁니다.

<인터뷰> 린르껑(토루 주인) : "동쪽은 해, 서쪽은 달이에요. 한쪽이 높아지면 한쪽은 낮아지고, 한쪽이 탁해지면 한쪽이 맑아지고, 한쪽이 따뜻하면 한쪽은 차가워져요. 3대 기현상입니다."

가구의 형태는 놀랄 정도로 현대식 단독주택과 비슷합니다.

작은 정원이 딸린 1층은 주방, 2층은 창고, 3,4층은 침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녹취> 린르껑(토루 주인) : "들보를 얹은 구조인데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돼 있죠. 목재를 끼워 맞춰 건물 전체에 못이 하나도 안 쓰였어요."

침실 안에서 창을 열면 채광과 통풍이 한꺼번에 해결되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됐습니다.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이런 토루가 푸젠 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건 무려 천 년 전, 송나라 시대부터입니다.

당시 이 척박한 산속에 들어와 이렇게 거대한 민가를 지었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당나라 시대 이래 끊임없이 중원을 피로 물들인 전란은 대규모 난민을 발생시켰습니다.

전쟁을 피해 남쪽 끝 푸젠까지 내려와 깊은 산 속에 몸을 숨긴 피난민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손님이란 뜻의 객가인이라 불렀습니다.

<인터뷰> 쑤홍옌(토루박물관장) : "객가인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일가가 모두 모여 살아야 했어요. 그래서 이런 방위 능력이 특출한 토루를 지은 겁니다."

거칠고 험한 산악 지대 원주민과 맹수로부터 일가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바로 토루였던 셈입니다.

처음엔 중원의 건축 양식인 사각형 모양이었는데, 차츰 원형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쑤홍옌(토루 박물관장) : "원형은 모서리가 없어요. 내부의 모든 뜰에 햇빛이 들죠. 사각형 집의 구석 방은 빛이 들지 않잖아요."

토루에서 태어나고 자란 쟝 씨가 익숙한 솜씨로 저녁 식사를 준비합니다.

삼삼오오 모여든 주민들.

<녹취> "건배! 돈 많이 버세요!"

옆집 식구들까지 거리낌 없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눕니다.

지금도 씨족사회의 전통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주민 : "(모두 한 가족이에요?) 다 같은 성씨에요. 모두 쟝 씨입니다. 오늘 제사였거든요. 풍성하죠?"

이렇게 40여 가구, 200여 명이 지금까지 이 토루에서 과거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민 모두가 친척이다 보니 희로애락을 서로 나누며 강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녹취> 쑤메이샹(며느리) :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왜 함께 식사해요?) 아무 일도 없어요. 별일 없어도 시간이 나면 이렇게 와서 같이 먹어요."

이 객가인들은 일찍이 바다 너머 해외로 눈을 돌린 화교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토루에서 숙박업소인 객잔을 운영하고 있는 린젠원 씨.

식당 내부를 갖가지 사진과 그림, 고서적들로 채워 전시관처럼 꾸몄습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나가 큰 성공을 거둔 일가의 사진들입니다.

<인터뷰> 린젠원(토루 주민) : "객가인들은 남쪽 바다로 나아가 외국에서 장사를 했어요. 밖으로 나가 성공을 이뤘죠. 그리고 돌아와 고향 사업을 일궜습니다."

낯설고 험한 땅에서 일족의 안전을 지킨 요새 '토루'가 해외 진출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한 겁니다.

토루는 이제 단순히 독특한 민간의 건축물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 나간 객가인들의 고향이자 그들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해외의 중국인들, 즉 화교들이 지닌 강한 결속력과 단결의 뿌리를 바로 이곳 토루의 전통에서 찾고 있는 겁니다.

이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토루는 지난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습니다.

낡은 토루에서 보수 공사가 한창입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썩어버린 목재들을 교체하는 작업입니다.

재료부터 작업방식까지 문화 당국의 엄밀한 고증을 거쳐 복구가 이뤄집니다.

<인터뷰> 리야이(토루 안내원) : "개조작업을 하려면 공사나 여행국, 문화국에 신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신청해도 토루의 골격은 개조할 수 없어요."

정부가 나서 엄격한 기준에 따라 토루를 보존하고 있는 겁니다.

600년의 역사를 지닌 이 토루는 원형보존을 위해 아예 주민들을 외부로 이주시켰습니다.

<인터뷰> 랴오위롄(토루 안내원) : "지금은 주민이 없어요. 역사가 오래돼서 외부로 이주시켰죠. 현재는 정부가 임대해서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 중국 문화 당국은 토루 보존 차원에서 객가 문화의 재조명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규모 토루 박물관과 객가인 기념단을 함께 건립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라이샤오둥(용딩현 문화국장) : "객가인이 어떻게 중원에서 남하해 이 곳에 객가인 집성촌을 이뤘는지 그 역사를 말해주는 겁니다."

중국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태양이 있는 곳에 중국인이 있고, 중국인이 있는 곳에 객가인이 있다"

13억 중국을 넘어 세계 화교들의 중심이 된 객가인, 그들의 정신적 뿌리는 여전히 고향땅 토루에 닿아 있습니다.

세계 건축 예술의 걸작이자 고고학 그 자체라 불리는 토루, 천년 세월의 이주 역사와 객가인들의 개척정신을 한 몸에 담은 인류학의 보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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