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美·北, 설전 뒤 숨 고르기… 北 도발 가능성은?

입력 2017.08.19 (07:49) 수정 2017.08.1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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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촉즉발의 거친 말싸움을 주고 받던 북한과 미국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깁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레드라인, 즉 전략적 금지선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모레 시작하는 UFG 한미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있어서, 한반도 주변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이번 주에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한반도 주변 대치 상황과 KBS의 국민 통일 의식 조사 결과를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인근, 미사일 전담 부대인 전략군사령부를 찾은 김정은이 미국령 괌에 대한 이른바 포위 사격 방안을 보고받습니다.

김정은 앞에 놓인 지도에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검은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미사일 예상 궤적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이)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또 괌 앤더슨 공군기지 위성사진과, 남한 전역을 군사분계선-울진-포항- 부산 앞바다로 4등분한 미사일 타격권 설정도 슬쩍 공개했습니다.

매체를 활용해 위협 수위를 높이더니 당장 공격 명령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을 미국에 넘기며 한발 물러난 듯한 김정은의 발언, 이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트에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며 그러지 않았다면 재앙적인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동북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언행 중단을 대화 조건으로 내걸며 북한의 퇴로도 열어뒀습니다.

<녹취> 틸러슨 (美 국무장관) :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화에 들어갈지 여부는 김정은에게 달려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의 숨고르기가 트럼프-시진핑 사이의 전화 통화, 그리고 중국의 대북제재 강화 직후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지난 15일, 중국 상무부는 북한산 석탄과 철, 해산물 등에 대한 전면 금수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것이지만, 이행 시점이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인터뷰>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일단 미국이 강력히 압박을 하고 있죠. 통상법301조를 드디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하고 타격이 큰 거거든요. 북한이 계속 핵과 미사일을 개발을 고도화하는 이런 입장에서 중국의 입장이 계속 곤란해진 상태 아닙니까?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그러니까 어쨌든 간에 지금 중국도 대북압박과 제재에 빨리 동참을 해서 어떻게든지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조치를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중국이 목표로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일본 홋카이도의 육상자위대 훈련장. 목표물을 향해 전차 등의 포격이 시작됩니다.

일본 육상 자위대와 미군 해병대 소속 3천3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0일 시작한 미일 연합훈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통화하며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한 다음날, 일본 자위대가 이례적으로 훈련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것입니다.

주변국의 대북 경고는 북중 접경에서도 이뤄졌습니다.

한국을 거쳐 중국을 방문한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랴오닝성 선양의 북부전구 사령부를 찾았습니다.

이른바 8월 위기설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미중 두 나라 군 수뇌부가 북중 접경 근처에서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하자 괌 도발 등을 염두에 둔 미중의 군사공조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녹취> 화춘잉(中 외교부 대변인) : "팡펑후이 총참모장과 던퍼드 합참의장은 타이완 문제와 남중국해, 북핵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가뜩이나 반대쪽 국경, 히말라야 접경에서 최근 인도와 군사적 갈등을 빚으며 국경 분쟁 양상까지 맞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문제의 관리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 정세가 숨가쁘게 돌아가는 가운데 긴장 고조 뒤 협상 국면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과 미국이 설전을 주고받는 중에도 이른바 ‘뉴욕 채널’을 가동하며 비밀리에 접촉해왔던 정황도 포착됐는데요.

북한의 핵 개발이 상당히 고도화된만큼 북핵 대응이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전격적인 타협 가능성은 여전한 만큼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협상 의제와 형식 등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NPT 탈퇴를 선언하며 1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도 군사적 선택지까지 거론됐지만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급반전되며 북미 간 제네바 합의로 고비를 넘겼습니다.

2002년, 제임스 켈리 미 차관보에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개발을 시인하며 불거진 2차 북핵 위기도, 결국 6자 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합의에선 배제되고 이행 청구서만 받거나 핵개발 시간만 벌어주는 일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극도의 긴장 국면이 협상 가능성을 내포했던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이 지금 유엔안보리 제재결의 2371호가 나왔고 그 시행을 중국이 공식 발표했단 말이에요. 김정은으로서는 굉장히 아픈 조치가 될 수 있고 다급해질 수 있거든요."

<인터뷰>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미국의 입장에서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북한이 우리가 모든 예상을 깨고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고도화를 하고 있고 빠르면 6개월 늦으면 1년 정도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지 않을까? 라는 것들이 전문가들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물밑 접촉 시도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미 협상을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 국장의 방미를,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북미 간에 논의했다가 무산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과정에서 한국이 북핵문제의 당사국으로서 충분히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이 있다 하더라도 모든 과정은 한미 간에 사전 진행과 사후 협의를 통해서 방향을 결정하고 그렇게 해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시 말하면 통미봉남이라고 하는 그런 말이 현실화 되지 않도록 그런 우리의 노력 한미 간의 긴밀한 협조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죠."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광복절 경축식.

문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을 당면한 최대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는 여건이 조성되면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면서도, 북한 핵개발의 금지선, 레드라인을 설정하며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무기화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기 북한은 김정은 일가에 대한 우상화를 강조하는 국제 대회를 열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 각하는 21세기의 위대한 태양이시다."

대북 제재 등의 여파로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줄었지만,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 우상화 작업을 통해 내부 전열을 가다듬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레 시작하는 UFG 한미 연합 훈련 등을 계기로 북한의 국지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녹취>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방향을 틀어서 정상 발사를 하되 팔라우나 필리핀 근해로 미사일을 정상 발사하는 방법, 그다음에 또 다시 고각 발사를 해서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 그 다음에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성동격서라라고 우리말이 있듯이 동해 쪽에서 일을 막 벌이려고 하는 것처럼 하고 서해상에서 NLL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도발을 가능할지 않을까..."

지난해부터 이어진 북한의 두 차례 핵 실험과 줄지은 미사일 시험 발사는 우리 국민들의 대북 인식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는데요.

KBS가 이번 주 광복절을 계기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현재 안보 상황과 통일에 대한 의견도 함께 조사했습니다.

현재 안보 상황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매우 불안하다 23.5%, 약간 불안하다 47.2%로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북핵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선 '제재를 통한 해결'이 29.4%로 가장 많았고, '남북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가 25.6%로 뒤를 이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한 비핵화 대화 유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인식은 더 악화됐습니다.

응답자의 88.9%가 반감을 느꼈는데, 특히 70.4%는 '매우 반감을 느낀다'고 답해 2년 전보다 19.2%포인트 높았습니다.

통일에 대해선 '반드시 통일돼야 한다'와 '큰 부담만 없으면 통일돼야 한다'를 합쳐 72.7%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이주철(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2012년부터 지난 5년간 70%선으로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돼 왔습니다. 우리 국민이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KBS가 한국 CNR에 의뢰해 실시한 올해 국민통일의식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유무선 전화로 실시했고, 조사응답률은 16.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조사 결과는 KBS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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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9 08:36:36
    • 수정2017-08-19 08: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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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촉즉발의 거친 말싸움을 주고 받던 북한과 미국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깁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레드라인, 즉 전략적 금지선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모레 시작하는 UFG 한미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있어서, 한반도 주변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이번 주에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한반도 주변 대치 상황과 KBS의 국민 통일 의식 조사 결과를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인근, 미사일 전담 부대인 전략군사령부를 찾은 김정은이 미국령 괌에 대한 이른바 포위 사격 방안을 보고받습니다.

김정은 앞에 놓인 지도에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검은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미사일 예상 궤적으로 추정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이)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또 괌 앤더슨 공군기지 위성사진과, 남한 전역을 군사분계선-울진-포항- 부산 앞바다로 4등분한 미사일 타격권 설정도 슬쩍 공개했습니다.

매체를 활용해 위협 수위를 높이더니 당장 공격 명령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을 미국에 넘기며 한발 물러난 듯한 김정은의 발언, 이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트에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며 그러지 않았다면 재앙적인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동북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언행 중단을 대화 조건으로 내걸며 북한의 퇴로도 열어뒀습니다.

<녹취> 틸러슨 (美 국무장관) :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화에 들어갈지 여부는 김정은에게 달려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의 숨고르기가 트럼프-시진핑 사이의 전화 통화, 그리고 중국의 대북제재 강화 직후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지난 15일, 중국 상무부는 북한산 석탄과 철, 해산물 등에 대한 전면 금수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것이지만, 이행 시점이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인터뷰>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일단 미국이 강력히 압박을 하고 있죠. 통상법301조를 드디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하고 타격이 큰 거거든요. 북한이 계속 핵과 미사일을 개발을 고도화하는 이런 입장에서 중국의 입장이 계속 곤란해진 상태 아닙니까?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그러니까 어쨌든 간에 지금 중국도 대북압박과 제재에 빨리 동참을 해서 어떻게든지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조치를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중국이 목표로 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일본 홋카이도의 육상자위대 훈련장. 목표물을 향해 전차 등의 포격이 시작됩니다.

일본 육상 자위대와 미군 해병대 소속 3천3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0일 시작한 미일 연합훈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통화하며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한 다음날, 일본 자위대가 이례적으로 훈련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것입니다.

주변국의 대북 경고는 북중 접경에서도 이뤄졌습니다.

한국을 거쳐 중국을 방문한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랴오닝성 선양의 북부전구 사령부를 찾았습니다.

이른바 8월 위기설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미중 두 나라 군 수뇌부가 북중 접경 근처에서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하자 괌 도발 등을 염두에 둔 미중의 군사공조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녹취> 화춘잉(中 외교부 대변인) : "팡펑후이 총참모장과 던퍼드 합참의장은 타이완 문제와 남중국해, 북핵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가뜩이나 반대쪽 국경, 히말라야 접경에서 최근 인도와 군사적 갈등을 빚으며 국경 분쟁 양상까지 맞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문제의 관리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 정세가 숨가쁘게 돌아가는 가운데 긴장 고조 뒤 협상 국면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과 미국이 설전을 주고받는 중에도 이른바 ‘뉴욕 채널’을 가동하며 비밀리에 접촉해왔던 정황도 포착됐는데요.

북한의 핵 개발이 상당히 고도화된만큼 북핵 대응이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전격적인 타협 가능성은 여전한 만큼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협상 의제와 형식 등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NPT 탈퇴를 선언하며 1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도 군사적 선택지까지 거론됐지만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급반전되며 북미 간 제네바 합의로 고비를 넘겼습니다.

2002년, 제임스 켈리 미 차관보에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개발을 시인하며 불거진 2차 북핵 위기도, 결국 6자 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합의에선 배제되고 이행 청구서만 받거나 핵개발 시간만 벌어주는 일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극도의 긴장 국면이 협상 가능성을 내포했던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이 지금 유엔안보리 제재결의 2371호가 나왔고 그 시행을 중국이 공식 발표했단 말이에요. 김정은으로서는 굉장히 아픈 조치가 될 수 있고 다급해질 수 있거든요."

<인터뷰>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미국의 입장에서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북한이 우리가 모든 예상을 깨고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고도화를 하고 있고 빠르면 6개월 늦으면 1년 정도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지 않을까? 라는 것들이 전문가들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물밑 접촉 시도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미 협상을 총괄하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 국장의 방미를,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북미 간에 논의했다가 무산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과정에서 한국이 북핵문제의 당사국으로서 충분히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이 있다 하더라도 모든 과정은 한미 간에 사전 진행과 사후 협의를 통해서 방향을 결정하고 그렇게 해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시 말하면 통미봉남이라고 하는 그런 말이 현실화 되지 않도록 그런 우리의 노력 한미 간의 긴밀한 협조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죠."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광복절 경축식.

문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을 당면한 최대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는 여건이 조성되면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면서도, 북한 핵개발의 금지선, 레드라인을 설정하며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서 무기화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시기 북한은 김정은 일가에 대한 우상화를 강조하는 국제 대회를 열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 각하는 21세기의 위대한 태양이시다."

대북 제재 등의 여파로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줄었지만,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 우상화 작업을 통해 내부 전열을 가다듬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레 시작하는 UFG 한미 연합 훈련 등을 계기로 북한의 국지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녹취>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방향을 틀어서 정상 발사를 하되 팔라우나 필리핀 근해로 미사일을 정상 발사하는 방법, 그다음에 또 다시 고각 발사를 해서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 그 다음에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성동격서라라고 우리말이 있듯이 동해 쪽에서 일을 막 벌이려고 하는 것처럼 하고 서해상에서 NLL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도발을 가능할지 않을까..."

지난해부터 이어진 북한의 두 차례 핵 실험과 줄지은 미사일 시험 발사는 우리 국민들의 대북 인식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는데요.

KBS가 이번 주 광복절을 계기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현재 안보 상황과 통일에 대한 의견도 함께 조사했습니다.

현재 안보 상황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매우 불안하다 23.5%, 약간 불안하다 47.2%로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북핵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선 '제재를 통한 해결'이 29.4%로 가장 많았고, '남북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가 25.6%로 뒤를 이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한 비핵화 대화 유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인식은 더 악화됐습니다.

응답자의 88.9%가 반감을 느꼈는데, 특히 70.4%는 '매우 반감을 느낀다'고 답해 2년 전보다 19.2%포인트 높았습니다.

통일에 대해선 '반드시 통일돼야 한다'와 '큰 부담만 없으면 통일돼야 한다'를 합쳐 72.7%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이주철(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2012년부터 지난 5년간 70%선으로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돼 왔습니다. 우리 국민이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KBS가 한국 CNR에 의뢰해 실시한 올해 국민통일의식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유무선 전화로 실시했고, 조사응답률은 16.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입니다. 조사 결과는 KBS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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