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세계 최대 박물관, 파라오의 비밀을 펼치다

입력 2018.03.24 (21:59) 수정 2018.03.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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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나라 이집트에서는 지금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일부가 개장할 예정인데 1조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고, 투탕카멘의 모든 유물이 공개된다고 합니다.

박물관측은 KBS에 신비로운 투탕카멘의 미공개 유물을 먼저 공개했는데요,

과연 이 박물관이 테러로 침체된 이집트의 관광산업을 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이집트에서 김형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집트 수도 카이로 외곽의 유명한 기자 피라미드 지역.

그 바로 옆에 거대한 공사장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집트 정부가 지난 2012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이집트 대박물관.

축구장 66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3배 넓이로 규모로만 보면 단연 세계 최대입니다.

바깥에서 보면 아직은 공사가 한창입니다.

대박물관을 장식할 유물 이송작업은 이미 4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범정부적인 유물 이송 행사가 열렸습니다.

3천 년이 넘은 람세스 2세 석상이 대박물관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높이 14미터, 83톤 무게의 거대한 석상을 이송하는 작업은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하와스/고고학자 : "이집트 대박물관은 세계 최대 문화 프로젝트로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죠.관광 산업 부흥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이미 4만2천 점의 유물이 이송됐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유물이 태반입니다.

대박물관 입구에는 이집트 역사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던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이 개장하면 그동안 지하 창고에 방치됐던 수많은 유물들이 비로소 이곳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취재진은 맨 처음 소년 파라오 투탕카멘의 유물 복원실로 안내됐습니다.

왕의 권력을 상징하듯 전차는 모두 황금으로 장식돼 위엄과 화려함을 뽐냅니다.

복원팀은 3천3백여 년 전의 원형을 되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입니다.

[아델/이집트 대박물관 복원팀 : "1922년 발굴 때 우선 왁스를 칠해 보존을 잘했지만, 이제 왁스를 벗기고 원형 색을 복원하려 합니다."]

투탕카멘왕의 장례용 침대 역시 재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첨단 현대 기술을 동원해 떨어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제자리로 찾아주는 복원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그디/대박물관 복원팀 : "매우 조심스럽게 작업하죠. 또 유물에 안전한 최신 물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복원 중인 투탕카멘의 유물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 더 많습니다.

알 위의 앉은 오리와 상아로 만든 원숭이, 입을 벌리는 사자와 화려한 팽이 등 소년 파라오의 장난감들입니다.

모두 취재진에게 처음 공개되는 투탕카멘의 유물들입니다.

[아흐메드/이집트 대박물관 복원팀 : "(이게 모두 투탕카멘왕 전용인가요?) 네, 맞아요. 이 유물은 여러분이 처음 보는 겁니다. 옛 박물관 창고에 있던 것을 옮겨와 복원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파피루스에 그려진 그림 채색과 상형 문자는 살아날 듯 생생하고, 3천 년이 넘은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왕의 속옷도 보존 상태가 완벽합니다.

투탕카멘의 유물은 1922년, 이집트 파라오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도굴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됐습니다.

18살 소년으로 숨진 투탕카멘은 큰 업적은 없는 파라오지만, 살아남은 유물들로 인해 위대한 이집트 문명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발굴된 유물 5천 점 가운데 그동안 공개됐던 유물은 천8백 점 정도입니다.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 앞의 이집트 박물관.

116년 전 문을 열어 그동안 이집트의 대표 박물관 역할을 해왔습니다.

박물관 1층부터 유물들로 빽빽이 채워져 있습니다.

이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전시실은 역시 투탕카멘 방입니다.

전시실 한 가운데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이 눈길을 끕니다.

소년 파라오의 실제 얼굴을 떠올릴 수 있는 찬란한 황금 조형물이 신비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위대한 인류의 문화유산에 걸맞지 않게 전시실이 비좁습니다.

[캐서드/덴마크 관광객 :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처럼 놀라웠죠. 그러나 전시 공간이 너무 부족해요. 저 뒤쪽에는 유물들이 버려지듯 방치돼 있어요."]

이집트 박물관에는 지하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유물들이 더 많다는 건 비밀도 아닙니다.

[라지크/이집트 박물관장 : "지하 창고에 위대한 유물이 많은데, 이전 작업이 진행되면 그 중 일부는 전시할 수 있을 겁니다."]

이집트의 가장 중요한 관광 자원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63살 아흐메드 씨는 이곳에서 마부로 40년이나 일해왔습니다.

아흐메드 씨의 말을 타고 피라미드 주변을 직접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피라미드의 위용 앞에선 어느 관광지에서도 느끼는 힘든 감동이 전해져 옵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일대를 말이나 낙타를 타고 돌아보는 코스는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상품입니다.

그런데 성수기라 할 요즘에도 한산하기 그지없습니다.

손님을 기다리는 마부나 낙타 몰이꾼이 관광객보다 더 많아 보입니다.

[아흐메드/피라미드 관광 마부 : "옛날에는 좋았는데 2010년 이후로 아주 나빠졌어요. 올해부터는 잘 되길 바랍니다."]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 때부터 관광객 수가 급감해 지난 2016년에는 관광객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치안이 불안한 데다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인데 그나마 지난해부터는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새 박물관이 문을 열면 한해 3백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이집트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은 이집트 경제를 살릴 가장 중요한 동력입니다.

이집트는 새 박물관 건설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대박물관 근처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장기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타우픽/이집트 대박물관장 : "이집트 대박물관은 이집트 관광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투탕카멘의 유물 5천 점이 올해 안에 모두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집트 관광산업의 명운을 가를 이집트 대박물관의 투탕카멘 프로젝트.

3천 3백여 년간 감춰져 있던 투탕카멘의 신비가 관광객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길 이집트는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김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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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리포트] 세계 최대 박물관, 파라오의 비밀을 펼치다
    • 입력 2018-03-24 22:01:40
    • 수정2018-03-24 22: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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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의 나라 이집트에서는 지금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일부가 개장할 예정인데 1조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고, 투탕카멘의 모든 유물이 공개된다고 합니다.

박물관측은 KBS에 신비로운 투탕카멘의 미공개 유물을 먼저 공개했는데요,

과연 이 박물관이 테러로 침체된 이집트의 관광산업을 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이집트에서 김형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집트 수도 카이로 외곽의 유명한 기자 피라미드 지역.

그 바로 옆에 거대한 공사장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집트 정부가 지난 2012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이집트 대박물관.

축구장 66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3배 넓이로 규모로만 보면 단연 세계 최대입니다.

바깥에서 보면 아직은 공사가 한창입니다.

대박물관을 장식할 유물 이송작업은 이미 4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범정부적인 유물 이송 행사가 열렸습니다.

3천 년이 넘은 람세스 2세 석상이 대박물관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높이 14미터, 83톤 무게의 거대한 석상을 이송하는 작업은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하와스/고고학자 : "이집트 대박물관은 세계 최대 문화 프로젝트로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죠.관광 산업 부흥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이미 4만2천 점의 유물이 이송됐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유물이 태반입니다.

대박물관 입구에는 이집트 역사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던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이 개장하면 그동안 지하 창고에 방치됐던 수많은 유물들이 비로소 이곳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취재진은 맨 처음 소년 파라오 투탕카멘의 유물 복원실로 안내됐습니다.

왕의 권력을 상징하듯 전차는 모두 황금으로 장식돼 위엄과 화려함을 뽐냅니다.

복원팀은 3천3백여 년 전의 원형을 되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입니다.

[아델/이집트 대박물관 복원팀 : "1922년 발굴 때 우선 왁스를 칠해 보존을 잘했지만, 이제 왁스를 벗기고 원형 색을 복원하려 합니다."]

투탕카멘왕의 장례용 침대 역시 재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첨단 현대 기술을 동원해 떨어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제자리로 찾아주는 복원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그디/대박물관 복원팀 : "매우 조심스럽게 작업하죠. 또 유물에 안전한 최신 물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복원 중인 투탕카멘의 유물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 더 많습니다.

알 위의 앉은 오리와 상아로 만든 원숭이, 입을 벌리는 사자와 화려한 팽이 등 소년 파라오의 장난감들입니다.

모두 취재진에게 처음 공개되는 투탕카멘의 유물들입니다.

[아흐메드/이집트 대박물관 복원팀 : "(이게 모두 투탕카멘왕 전용인가요?) 네, 맞아요. 이 유물은 여러분이 처음 보는 겁니다. 옛 박물관 창고에 있던 것을 옮겨와 복원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파피루스에 그려진 그림 채색과 상형 문자는 살아날 듯 생생하고, 3천 년이 넘은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왕의 속옷도 보존 상태가 완벽합니다.

투탕카멘의 유물은 1922년, 이집트 파라오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도굴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됐습니다.

18살 소년으로 숨진 투탕카멘은 큰 업적은 없는 파라오지만, 살아남은 유물들로 인해 위대한 이집트 문명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발굴된 유물 5천 점 가운데 그동안 공개됐던 유물은 천8백 점 정도입니다.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 앞의 이집트 박물관.

116년 전 문을 열어 그동안 이집트의 대표 박물관 역할을 해왔습니다.

박물관 1층부터 유물들로 빽빽이 채워져 있습니다.

이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전시실은 역시 투탕카멘 방입니다.

전시실 한 가운데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이 눈길을 끕니다.

소년 파라오의 실제 얼굴을 떠올릴 수 있는 찬란한 황금 조형물이 신비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위대한 인류의 문화유산에 걸맞지 않게 전시실이 비좁습니다.

[캐서드/덴마크 관광객 :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처럼 놀라웠죠. 그러나 전시 공간이 너무 부족해요. 저 뒤쪽에는 유물들이 버려지듯 방치돼 있어요."]

이집트 박물관에는 지하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유물들이 더 많다는 건 비밀도 아닙니다.

[라지크/이집트 박물관장 : "지하 창고에 위대한 유물이 많은데, 이전 작업이 진행되면 그 중 일부는 전시할 수 있을 겁니다."]

이집트의 가장 중요한 관광 자원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63살 아흐메드 씨는 이곳에서 마부로 40년이나 일해왔습니다.

아흐메드 씨의 말을 타고 피라미드 주변을 직접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피라미드의 위용 앞에선 어느 관광지에서도 느끼는 힘든 감동이 전해져 옵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일대를 말이나 낙타를 타고 돌아보는 코스는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상품입니다.

그런데 성수기라 할 요즘에도 한산하기 그지없습니다.

손님을 기다리는 마부나 낙타 몰이꾼이 관광객보다 더 많아 보입니다.

[아흐메드/피라미드 관광 마부 : "옛날에는 좋았는데 2010년 이후로 아주 나빠졌어요. 올해부터는 잘 되길 바랍니다."]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 때부터 관광객 수가 급감해 지난 2016년에는 관광객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치안이 불안한 데다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인데 그나마 지난해부터는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새 박물관이 문을 열면 한해 3백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이집트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은 이집트 경제를 살릴 가장 중요한 동력입니다.

이집트는 새 박물관 건설에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대박물관 근처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장기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타우픽/이집트 대박물관장 : "이집트 대박물관은 이집트 관광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투탕카멘의 유물 5천 점이 올해 안에 모두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집트 관광산업의 명운을 가를 이집트 대박물관의 투탕카멘 프로젝트.

3천 3백여 년간 감춰져 있던 투탕카멘의 신비가 관광객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길 이집트는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김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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