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증인 살인사건, 수사 허점 드러나

입력 1990.06.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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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법원 앞 증인 살해사건의 범인이 오늘 자수한 것과 관련해서 일부에서는 수사 당국은 범인이 자수하기 전에는 잡기 어려운가 하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범인이 자수해서 일단락됐지만 자수 범인의 진술을 토대로 볼 때 수사기관의 연고성 수색이나 검문, 은신 용의처 수색 등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인섭 기자 :

오늘 아침 서울로 압송돼 도피 행적과 배후 조직 등에 대해 경찰의 조사를 받은 이 사건의 주범 변운연씨는 오늘 오후 빗속에서 범행 순간을 재현했습니다. 대낮에 그것도 법원 바로 앞에서 저지른 끔직한 살인과 피 묻은 옷을 갈아입고 도주하는 과정을 변 씨는 그대로 태연하게 여러 사람 앞에서 해보였습니다.


변 씨가 재현한 이 사건이 난 뒤 지금까지 검찰과 경찰은 변 씨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린 셈입니다. 즉, 연인원 5천여 명의 수사요원을 동원해 연고성과 은신 용의처를 수색했으나 범인을 붙잡는 데 실패했고 변씨가 추적을 피해 포천에서 의정부로 달아나면서 군경의 검문을 받았지만 유유히 지나칠 정도로 검문은 형식적이었습니다.


변은 또 지난 14일 밤 서울로 다시 돌아와 서울 송파 4거리에 있는 심야 이발소에서 이틀 밤을 보낸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불법인 이발소 심야 영업을 제대로 단속만 했더라도 범인을 좀 더 일찍 잡을 수 있었습니다.


범인 변 씨는 지난 16일 남대문 시장을 활보하며 등산장비를 산 뒤 고속버스 편으로 전라북도 청주로 내려가 내장산으로 숨어들었습니다. 어제 저녁 자수하기 전까지 8일 동안을 숨어 지냈고 경찰은 지난 23일과 어제 이틀 동안 은신처로 예상된 내장산 등에 대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폈으나 내장산 입구 근처에서 폭우를 맞으며 홀로 야영하고 있던 범인을 누구도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사건 해결이 그만큼 늦어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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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증인 살인사건, 수사 허점 드러나
    • 입력 1990-06-25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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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법원 앞 증인 살해사건의 범인이 오늘 자수한 것과 관련해서 일부에서는 수사 당국은 범인이 자수하기 전에는 잡기 어려운가 하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범인이 자수해서 일단락됐지만 자수 범인의 진술을 토대로 볼 때 수사기관의 연고성 수색이나 검문, 은신 용의처 수색 등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인섭 기자 :

오늘 아침 서울로 압송돼 도피 행적과 배후 조직 등에 대해 경찰의 조사를 받은 이 사건의 주범 변운연씨는 오늘 오후 빗속에서 범행 순간을 재현했습니다. 대낮에 그것도 법원 바로 앞에서 저지른 끔직한 살인과 피 묻은 옷을 갈아입고 도주하는 과정을 변 씨는 그대로 태연하게 여러 사람 앞에서 해보였습니다.


변 씨가 재현한 이 사건이 난 뒤 지금까지 검찰과 경찰은 변 씨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린 셈입니다. 즉, 연인원 5천여 명의 수사요원을 동원해 연고성과 은신 용의처를 수색했으나 범인을 붙잡는 데 실패했고 변씨가 추적을 피해 포천에서 의정부로 달아나면서 군경의 검문을 받았지만 유유히 지나칠 정도로 검문은 형식적이었습니다.


변은 또 지난 14일 밤 서울로 다시 돌아와 서울 송파 4거리에 있는 심야 이발소에서 이틀 밤을 보낸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불법인 이발소 심야 영업을 제대로 단속만 했더라도 범인을 좀 더 일찍 잡을 수 있었습니다.


범인 변 씨는 지난 16일 남대문 시장을 활보하며 등산장비를 산 뒤 고속버스 편으로 전라북도 청주로 내려가 내장산으로 숨어들었습니다. 어제 저녁 자수하기 전까지 8일 동안을 숨어 지냈고 경찰은 지난 23일과 어제 이틀 동안 은신처로 예상된 내장산 등에 대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폈으나 내장산 입구 근처에서 폭우를 맞으며 홀로 야영하고 있던 범인을 누구도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사건 해결이 그만큼 늦어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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