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럼도 중국산

입력 1993.02.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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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열두달 명절이 적진 않지많은 태음력을 사용하는 농경사회에서는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은 어쩌면 설날보다도 더 중요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음력이 지금처럼 천대를 받고 있는 요즘 같아서는 대보름 세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오늘이 정월 열나흘 그리고 내일이 정월 대보름입니다. 내일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각 시장은 호두와 잣과 같은 부럼과 나물사려는 발길이 부쩍 늘었지만 대부분 방부제가 든 중국산이 이미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는 소식입니다. 창원방송총국 장한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장한식 기자 :

껍질이 딱딱한 과일을 깨어먹으면 이가 튼튼해지고 껍질 깨어지는 소리에 잡귀가 달아난다고해 부럼을 깨뜨리는 것은 정월 대보름날에 대표적인 풍습입니다. 이 때문에 대보름을 하루 앞둔 오늘 재래시장과 백화점 등지에는 부럼 등 과일을 마련하려는 사람들로 크게 붐볐습니다. 가족들이 부럼을 깨물면 애군이 물러가고 온 식구가 1년 내내 건강하다고 믿어 조심스럽게 한톨 한톨 과일을 골라내고 있지만 정적 이 가운데 절반쯤은 방부제가 채 빠지지 않은 중국산입니다. 우리 호두는 색깔이 진하고 주름에 골이 깊은 반면 중국산은 색깔이 밝고 주름이 얕다는 등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들은 대부분 구분하지 못합니다.


유분연 (마산시) :

어느게 국산인지 어느게 중국산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로써는 주인이 말씀을 안하시면 모르고 그냥 사먹는 형편이죠.


장한식 기자 :

중국산이 많기는 오곡밥과 나물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색상이 진하고 알이 작은 팥은 십중팔구 중국산이며 취나물도 줄기가 굵고 검다면 중국산이 틀림없습니다. 민족고유의 명절을 중국산 농산물로 세야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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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럼도 중국산
    • 입력 1993-02-05 21:00:00
    뉴스 9

1년 열두달 명절이 적진 않지많은 태음력을 사용하는 농경사회에서는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은 어쩌면 설날보다도 더 중요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음력이 지금처럼 천대를 받고 있는 요즘 같아서는 대보름 세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오늘이 정월 열나흘 그리고 내일이 정월 대보름입니다. 내일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각 시장은 호두와 잣과 같은 부럼과 나물사려는 발길이 부쩍 늘었지만 대부분 방부제가 든 중국산이 이미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는 소식입니다. 창원방송총국 장한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장한식 기자 :

껍질이 딱딱한 과일을 깨어먹으면 이가 튼튼해지고 껍질 깨어지는 소리에 잡귀가 달아난다고해 부럼을 깨뜨리는 것은 정월 대보름날에 대표적인 풍습입니다. 이 때문에 대보름을 하루 앞둔 오늘 재래시장과 백화점 등지에는 부럼 등 과일을 마련하려는 사람들로 크게 붐볐습니다. 가족들이 부럼을 깨물면 애군이 물러가고 온 식구가 1년 내내 건강하다고 믿어 조심스럽게 한톨 한톨 과일을 골라내고 있지만 정적 이 가운데 절반쯤은 방부제가 채 빠지지 않은 중국산입니다. 우리 호두는 색깔이 진하고 주름에 골이 깊은 반면 중국산은 색깔이 밝고 주름이 얕다는 등 차이가 있지만 일반인들은 대부분 구분하지 못합니다.


유분연 (마산시) :

어느게 국산인지 어느게 중국산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로써는 주인이 말씀을 안하시면 모르고 그냥 사먹는 형편이죠.


장한식 기자 :

중국산이 많기는 오곡밥과 나물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색상이 진하고 알이 작은 팥은 십중팔구 중국산이며 취나물도 줄기가 굵고 검다면 중국산이 틀림없습니다. 민족고유의 명절을 중국산 농산물로 세야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장한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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