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시신, 레닌처럼 영구 보존

입력 1994.07.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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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공개된 김일성의 시신도 레닌이나 모택동 등 공산권 지도자들의 경우처럼 영구보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사후에도 철저히 우상화함으로써, 그 후광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윤준호 기자 :

지난8일 사망후 처음으로 공개된 김일성의 시신입니다. 부패되지 않도록 아르곤 가스와 포르말린액 등으로 방부처리를 하고 안면에 색소처리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북한측이 주장하는 단군왕릉에 묻힐 것인지? 아니면 방부처리돼 영구보존될 것인지를 놓고 추측이 무성하던 김일성의 시신은 영구보존하는 방향으로 처리될 것이 확실합니다.

동양의 전통적 장례의식이 아닌 이같은 시신보존방식은, 레닌과 모택동 등 공산권 국가지도자들의 시신보존 방식을 따른 것입니다. 1924년 사망한 구소련의 지도자 레닌의 경우, 70여년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안치돼왔고, 중국의 공산당 지도자 모택동은 지금도 천안문광장 기념관에 안치돼 일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북한측이 이처럼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보존하기로한 배후에는 무엇보다도 김정일의 부족한 카리스마를 보충하려는 이유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일 투쟁 등의 경력을 들어 자신을 신격화한 김일성에 비해 무엇 하나 내세울 경력이 없는 김정일의 경우, 이미 우상화돼있는 김일성을 사후에도 철저히 상징조작함으로써 그 후광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뜻인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상징조작의 대상이 인민의 손에 의해 레닌의 시신이 70년만에 다시 베테스브르크의 땅속으로 돌아간 것이나, 41년간 밀랍으로 보존처리된 불가리아 공산당의 창시자 디미트로프의 시신이 유리관에 꺼내져 화장된 것은, 독재의 의도를 뛰어넘는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윤준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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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 시신, 레닌처럼 영구 보존
    • 입력 1994-07-12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공개된 김일성의 시신도 레닌이나 모택동 등 공산권 지도자들의 경우처럼 영구보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사후에도 철저히 우상화함으로써, 그 후광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윤준호 기자 :

지난8일 사망후 처음으로 공개된 김일성의 시신입니다. 부패되지 않도록 아르곤 가스와 포르말린액 등으로 방부처리를 하고 안면에 색소처리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북한측이 주장하는 단군왕릉에 묻힐 것인지? 아니면 방부처리돼 영구보존될 것인지를 놓고 추측이 무성하던 김일성의 시신은 영구보존하는 방향으로 처리될 것이 확실합니다.

동양의 전통적 장례의식이 아닌 이같은 시신보존방식은, 레닌과 모택동 등 공산권 국가지도자들의 시신보존 방식을 따른 것입니다. 1924년 사망한 구소련의 지도자 레닌의 경우, 70여년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안치돼왔고, 중국의 공산당 지도자 모택동은 지금도 천안문광장 기념관에 안치돼 일반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북한측이 이처럼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보존하기로한 배후에는 무엇보다도 김정일의 부족한 카리스마를 보충하려는 이유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일 투쟁 등의 경력을 들어 자신을 신격화한 김일성에 비해 무엇 하나 내세울 경력이 없는 김정일의 경우, 이미 우상화돼있는 김일성을 사후에도 철저히 상징조작함으로써 그 후광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뜻인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상징조작의 대상이 인민의 손에 의해 레닌의 시신이 70년만에 다시 베테스브르크의 땅속으로 돌아간 것이나, 41년간 밀랍으로 보존처리된 불가리아 공산당의 창시자 디미트로프의 시신이 유리관에 꺼내져 화장된 것은, 독재의 의도를 뛰어넘는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KBS 뉴스, 윤준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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