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 초등학교 개학식, 학생들 계단서 굴러 1명 압사, 12명 부상

⊙류근찬 앵커 :

이번에는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사고 소식입니다.

개학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운동장으로 나가던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져서 한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압사사고가 경상남도 울산에서 일어났습니다. 교사들의 방심과 또 학교 시설물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사고였습니다.

울산방송국 배병오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배병오 기자 :

올해 10살날 영롱이 3학년에 올라간다는 들뜬 마음으로 오늘 학교에 나섰습니다. 오전 9시40분쯤 개학식을 알리는 교내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영롱이 또래의 장난기 많은 아이들 20여명이 서로 먼저 나가겠다고 계단으로 몰려 나왔습니다. 바로 이 순간 앞서가던 아이가 넘어지면서 아이들은 뒤엉켜 굴러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목격 어린이 :

"뒤에서 내려오면서요 애들 밀어가지고.."

"아이들이 막 못 나온다고 선생님 한테 빨리..."

⊙배병오 기자 :

이 사고로 영롱이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12명이 다쳤습니다. 사고가 난 계단입니다. 어른 2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을 뿐만 아니라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장치도 군데군데 떨어져 나가 있습니다. 사고가 난 계단은 정상적인 출구가 아니었습니다. 손잡이도 없이 교직원들의 비상구로 쓰이던 너비 1.5미터의 좁고 굴곡이 심한 시멘트 구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계단은 운동장으로 바로 통해 평소 학생들이 많이 이용했기 때문에 교사들의 사전 안전지도가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결국 안전조치 소홀과 선생님들의 방심 때문에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숨진 어린이 아버지 :

그 착하디 착한 애를 잘 다녀오십쇼라고 인사했는데 이 무슨 날벼락입니까

⊙배병오 기자 :

KBS 뉴스, 배병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