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세계의 굴뚝’ 오명 받는 中…초원 위에 ‘태양광’

입력 2018.10.06 (21:52) 수정 2018.10.0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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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의 '굴뚝'이란 오명 속에 매연과 스모그로 신음하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청정에너지 산업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새로 지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화력 발전의 신규 설비 용량을 처음 앞질렀는데요.

중국 에너지 업체들도 정부의 대대적 지원을 받으며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습니다.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중국의 대평원지대가 거대한 청정 에너지 발전소로 변신하고 있는 현장,

김경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베이징시에 있는 칭화대학교.

독특하게 생긴 한 빌딩이 눈길을 끕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태양광 패널이 벽에 가득 붙어 있습니다.

모두 190개의 패널이 생산하는 전기로 운영되는 이 친환경 빌딩은 급성장하는 중국 태양광 산업의 상징입니다.

[티엔/대학원생 : "저 건물은 환경을 공부하는 곳이라 건물 모양도 친환경적이고 위에서 아래를 보면 모두 유리로 장식해서 생김새도 다른 건물이랑 달라요."]

중국 태양광 산업의 전진기지는 대륙 중부의 드넓은 평원지대입니다.

이곳에서 열린 2018 국제 청정에너지산업박람회에 베이징과 충칭 등 주요 도시 10곳의 환경보호 협회와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각종 친환경 제품들이 선을 보인 이번 박람회는 청정 국가를 만들자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판유엔셩/중국 환경보호산업협회장 : "이 박람회를 통해 청정에너지 산업을 더 발전시키고 중국 기업이 환경 산업 국제 시장으로 뻗어 나가길 바랍니다."]

전 세계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3년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가 1,400억 달러, 150조 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미 중국 업체들은 태양광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태양광 패널 업체 역시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전력 효율 325w 짜리 패널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400w 패널을 개발 중입니다.

같은 패널 면적으로 더 싸게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내는 기술을 갖춘 겁니다.

[이동/태양광 업체 간부 : "다른 업체들은 옛 기술로 만든 제품을 쓰고 있어요. 이 제품은 전력효율이 310w로 높아요. 다른 제품들은 280w 정도입니다."]

이처럼 중국 상품의 가격 대비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현재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상위 10개 업체 중 한화큐셀을 제외한 9개 업체가 중국 업체입니다.

네이멍구 바오터우시에 위치한 한 패널 생산 공장.

5천억 원을 들여 지난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쩌위이/태양광 업체 공장 간부 : "바오터우 기지는 우리 그룹의 전 세계 11번째 공장입니다. 총투자 금액은 30억 위안이고요. 현재 1기가 완공돼 생산을 시작했고, 2기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공장 내부에서는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공정이 진행 중입니다.

폴리실리콘이란 원료를 사흘 동안 가열해 원통형 전지 재료를 추출합니다.

이 반짝이는 물체가 태양전지판의 원료입니다.

이 원료를 0.3mm 정도로 얇게 자르면 태양전지판이 됩니다.

이처럼 대규모 태양광 패널 공장이 네이멍구자치구에 들어선 이유는 태양광 발전에 최적화된 주변 여건 때문입니다.

[운쟈안량/네이멍구 태양광협회장 : "네이멍구자치구의 동서 길이는 2,400km로 중국 전역에 걸쳐 있습니다. 최근 이곳에서 태양광 산업이 잘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이 지역의 태양광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네이멍구 대초원지대,

수평선 끝까지 모두 평야 지대입니다.

풀을 뜯고 있는 양 떼 뒤로 시커먼 바다처럼 보이는 곳에 태양광 발전소가 있습니다.

이 발전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단 3명,

120만 제곱미터, 축구장 160여 개 규모의 광활한 부지는 지방정부가 1년 단돈 1,600만 원에 빌려줬습니다.

패널 구입 비용을 제외하면 들어가는 돈이 거의 없는 셈입니다.

화력발전소가 환경 규제 등으로 인해 연 100일 이상 가동을 멈춰야 하지만 이 발전소는 1년 365일 가동됩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도 전기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 전지판 하나가 하루에 석탄 500g 정도가 만드는 전기를 생산해냅니다.

크기로 보면 중급인 이 발전소에는 이 전지판 16만 8천 개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전력업체 한 곳이 이 같은 발전소 21개를 네이멍구 초원 지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광활한 목초 지대가 거대한 발전소로 변신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태양광, 풍력 발전소를 빠른 속도로 건설 중입니다.

지난해에는 새로 설치된 발전 설비 중에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절반을 넘기며 처음으로 화력 발전 설비를 앞질렀습니다.

[마밍승/중국 국영기업 에너지환경연구소장 : "중국 정부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쓰레기 재활용 등 재생에너지 분야를 크게 발전시킬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이란 비아냥을 받아왔던 중국,

신기술로 무장한 청정에너지산업을 일으켜 세우며 연기 나는 굴뚝을 닫고 있습니다.

중국 네이멍구 대평원에서 김경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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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리포트] ‘세계의 굴뚝’ 오명 받는 中…초원 위에 ‘태양광’
    • 입력 2018-10-06 22:10:35
    • 수정2018-10-06 22:28:5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세계의 '굴뚝'이란 오명 속에 매연과 스모그로 신음하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청정에너지 산업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새로 지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가 화력 발전의 신규 설비 용량을 처음 앞질렀는데요.

중국 에너지 업체들도 정부의 대대적 지원을 받으며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습니다.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중국의 대평원지대가 거대한 청정 에너지 발전소로 변신하고 있는 현장,

김경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베이징시에 있는 칭화대학교.

독특하게 생긴 한 빌딩이 눈길을 끕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태양광 패널이 벽에 가득 붙어 있습니다.

모두 190개의 패널이 생산하는 전기로 운영되는 이 친환경 빌딩은 급성장하는 중국 태양광 산업의 상징입니다.

[티엔/대학원생 : "저 건물은 환경을 공부하는 곳이라 건물 모양도 친환경적이고 위에서 아래를 보면 모두 유리로 장식해서 생김새도 다른 건물이랑 달라요."]

중국 태양광 산업의 전진기지는 대륙 중부의 드넓은 평원지대입니다.

이곳에서 열린 2018 국제 청정에너지산업박람회에 베이징과 충칭 등 주요 도시 10곳의 환경보호 협회와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각종 친환경 제품들이 선을 보인 이번 박람회는 청정 국가를 만들자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판유엔셩/중국 환경보호산업협회장 : "이 박람회를 통해 청정에너지 산업을 더 발전시키고 중국 기업이 환경 산업 국제 시장으로 뻗어 나가길 바랍니다."]

전 세계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3년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가 1,400억 달러, 150조 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미 중국 업체들은 태양광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태양광 패널 업체 역시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전력 효율 325w 짜리 패널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400w 패널을 개발 중입니다.

같은 패널 면적으로 더 싸게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내는 기술을 갖춘 겁니다.

[이동/태양광 업체 간부 : "다른 업체들은 옛 기술로 만든 제품을 쓰고 있어요. 이 제품은 전력효율이 310w로 높아요. 다른 제품들은 280w 정도입니다."]

이처럼 중국 상품의 가격 대비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현재 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상위 10개 업체 중 한화큐셀을 제외한 9개 업체가 중국 업체입니다.

네이멍구 바오터우시에 위치한 한 패널 생산 공장.

5천억 원을 들여 지난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쩌위이/태양광 업체 공장 간부 : "바오터우 기지는 우리 그룹의 전 세계 11번째 공장입니다. 총투자 금액은 30억 위안이고요. 현재 1기가 완공돼 생산을 시작했고, 2기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공장 내부에서는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공정이 진행 중입니다.

폴리실리콘이란 원료를 사흘 동안 가열해 원통형 전지 재료를 추출합니다.

이 반짝이는 물체가 태양전지판의 원료입니다.

이 원료를 0.3mm 정도로 얇게 자르면 태양전지판이 됩니다.

이처럼 대규모 태양광 패널 공장이 네이멍구자치구에 들어선 이유는 태양광 발전에 최적화된 주변 여건 때문입니다.

[운쟈안량/네이멍구 태양광협회장 : "네이멍구자치구의 동서 길이는 2,400km로 중국 전역에 걸쳐 있습니다. 최근 이곳에서 태양광 산업이 잘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이 지역의 태양광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네이멍구 대초원지대,

수평선 끝까지 모두 평야 지대입니다.

풀을 뜯고 있는 양 떼 뒤로 시커먼 바다처럼 보이는 곳에 태양광 발전소가 있습니다.

이 발전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단 3명,

120만 제곱미터, 축구장 160여 개 규모의 광활한 부지는 지방정부가 1년 단돈 1,600만 원에 빌려줬습니다.

패널 구입 비용을 제외하면 들어가는 돈이 거의 없는 셈입니다.

화력발전소가 환경 규제 등으로 인해 연 100일 이상 가동을 멈춰야 하지만 이 발전소는 1년 365일 가동됩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도 전기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 전지판 하나가 하루에 석탄 500g 정도가 만드는 전기를 생산해냅니다.

크기로 보면 중급인 이 발전소에는 이 전지판 16만 8천 개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전력업체 한 곳이 이 같은 발전소 21개를 네이멍구 초원 지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광활한 목초 지대가 거대한 발전소로 변신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태양광, 풍력 발전소를 빠른 속도로 건설 중입니다.

지난해에는 새로 설치된 발전 설비 중에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절반을 넘기며 처음으로 화력 발전 설비를 앞질렀습니다.

[마밍승/중국 국영기업 에너지환경연구소장 : "중국 정부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쓰레기 재활용 등 재생에너지 분야를 크게 발전시킬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이란 비아냥을 받아왔던 중국,

신기술로 무장한 청정에너지산업을 일으켜 세우며 연기 나는 굴뚝을 닫고 있습니다.

중국 네이멍구 대평원에서 김경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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