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모르나 본데 30%는 주는거야”…‘갑질’에 맞선 작가들

입력 2018.12.07 (08:47) 수정 2018.12.07 (08: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요즘 저작권을 놓고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죠,

특히 데뷔를 앞둔 어린 작가들이 작품을 빼앗겼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네가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 "업계 관행이 그렇다"는 말에 그동안 제대로 문제를 제기하지도 못해왔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살, 고등학생 때 데뷔한 웹툰 작가 피토.

[피토/웹툰 작가/음성변조 : "어느 날 레진코믹스 대표가 제 작업물이 너무 좋다고, 꼭 한 번 만나서 얘기 나눠 보자고."]

유료 웹툰업계 1위 업체 대표 한 모 씨와의 첫 만남.

피토 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만화로 그려줬습니다.

["작가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 겁니다! 함께해주세요."]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더 야하게 그려주세요. 그래서 팔리겠어요?"]

["제가 성인도 아닌데 대표님 이거는 좀..."]

["이 작품은 같이 만든 작품이잖아요? 제가 글작가로 수익의 3할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부조리한 거 같습니다…. 글 그림 모두 제가 준비해온 것이고…."]

"작가님이 어려서 잘 모르시나 본데, 원래 20~30% 가져가는 게 보통입니다.

[피토/웹툰 작가/음성변조 : "연재 종료 후 저한테 말도 없이 원작자로 이름이 바뀌었더라고요. 전 대표가요. 자식을 빼앗아 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고등학교 때 학원에서 일한 작가 규멩 씨는 학원 측이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허락 없이 상표권 등록했다고 말합니다.

[규멩/애니메이션 작가 : "그건 제가 고등학교 때 만들어서 (입사 전) 가져온 거거든요. 원작 캐릭터가 있으면 저작권 계약서를 써야 하잖아요, 그걸 하나도 안 쓰고…."]

웹툰 작가들이 미성년 작가들의 저작권 문제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하신아/활동가 : "신인 작가들, 미성년자들, 지망생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예술인으로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보호장치가 마땅히 있지 않아요."]

레진코믹스 한 전 대표는 피토 작가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며 문제없다고 주장했고, 규멩 씨가 다니던 학원 측은 업무상 저작물이어서 저작권이 학원 측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어려서 모르나 본데 30%는 주는거야”…‘갑질’에 맞선 작가들
    • 입력 2018-12-07 08:50:37
    • 수정2018-12-07 08:54:42
    아침뉴스타임
[앵커]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요즘 저작권을 놓고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죠,

특히 데뷔를 앞둔 어린 작가들이 작품을 빼앗겼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네가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 "업계 관행이 그렇다"는 말에 그동안 제대로 문제를 제기하지도 못해왔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살, 고등학생 때 데뷔한 웹툰 작가 피토.

[피토/웹툰 작가/음성변조 : "어느 날 레진코믹스 대표가 제 작업물이 너무 좋다고, 꼭 한 번 만나서 얘기 나눠 보자고."]

유료 웹툰업계 1위 업체 대표 한 모 씨와의 첫 만남.

피토 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만화로 그려줬습니다.

["작가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 겁니다! 함께해주세요."]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더 야하게 그려주세요. 그래서 팔리겠어요?"]

["제가 성인도 아닌데 대표님 이거는 좀..."]

["이 작품은 같이 만든 작품이잖아요? 제가 글작가로 수익의 3할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부조리한 거 같습니다…. 글 그림 모두 제가 준비해온 것이고…."]

"작가님이 어려서 잘 모르시나 본데, 원래 20~30% 가져가는 게 보통입니다.

[피토/웹툰 작가/음성변조 : "연재 종료 후 저한테 말도 없이 원작자로 이름이 바뀌었더라고요. 전 대표가요. 자식을 빼앗아 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고등학교 때 학원에서 일한 작가 규멩 씨는 학원 측이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허락 없이 상표권 등록했다고 말합니다.

[규멩/애니메이션 작가 : "그건 제가 고등학교 때 만들어서 (입사 전) 가져온 거거든요. 원작 캐릭터가 있으면 저작권 계약서를 써야 하잖아요, 그걸 하나도 안 쓰고…."]

웹툰 작가들이 미성년 작가들의 저작권 문제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하신아/활동가 : "신인 작가들, 미성년자들, 지망생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예술인으로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보호장치가 마땅히 있지 않아요."]

레진코믹스 한 전 대표는 피토 작가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며 문제없다고 주장했고, 규멩 씨가 다니던 학원 측은 업무상 저작물이어서 저작권이 학원 측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