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다문화지?”…무심코 뱉은 말에 당사자는 멍든다

입력 2019.02.16 (07:38) 수정 2019.02.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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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올 한해 혐오와 차별 문제를 우리사회의 중요 문제로 보고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요.

이번엔 다문화가정 자녀가 겪는 차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인데도 이들에게 절망과 설움을 주는 주위의 편견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7살 나 모 씨는 어머니가 중국 출신입니다.

활발한 성격으로 학창 시절 내내 친구들한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나○○/다문화 출신 대학생 : "좋게 봐주고 오히려 "너 2개국어 하잖아, 2개국어 엄청 부러워" 그런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문화 가정에서 자랐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먼저 꺼내지는 않습니다.

자라면서 얻은 교훈입니다.

[나○○/다문화 출신 대학생 : "저희 엄마는 중국분이세요" 얘기하면 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시더라고요. 그런 시선이 다가올 때가 있으면 좀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자녀를 학교에 보낸 엄마들은 아이가 또 상처받고 오진 않을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입니다.

친구들이 무심코 내뱉은 말도 당사자 아이에게는 짙은 멍이 됩니다.

[전○○/다문화 가정 학부모 : "제일 상처받은 건 다문화라는 말, "다문화구나?""]

악의없는 말, 대수롭지 않은 상황으로 넘겨버리는 주위 어른들이 야속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배○○/다문화 가정 학부모 : ""나 중국에서 왔어." 이랬나 봐요. 이름 안 부르고 "야 저 중국애, 중국애". 선생님이 그거 듣고 가만히 있는 게 난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받은 상처는 낙인처럼 평생 고통으로 남습니다.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를 둔 한현민 씨.

인기 모델이 된 지금도 어릴 적 들었던 말의 아픔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현민/모델 : "일상생활 중에 툭 던지는 말들 있잖아요. 그런 말들, "너는 되게 까매서 피부색 안타겠다." 그게 상대방한테는 되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상처가 될 수도 있잖아요."]

신생아 20명 가운데 1명이 다문화 가정 출생아입니다.

다문화 가구 구성원은 백만 명에 이릅니다.

차별과 배제의 시선을 거둬야 하는 이웃, 우리 자신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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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다문화지?”…무심코 뱉은 말에 당사자는 멍든다
    • 입력 2019-02-16 07:45:31
    • 수정2019-02-16 07: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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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올 한해 혐오와 차별 문제를 우리사회의 중요 문제로 보고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요.

이번엔 다문화가정 자녀가 겪는 차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인데도 이들에게 절망과 설움을 주는 주위의 편견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7살 나 모 씨는 어머니가 중국 출신입니다.

활발한 성격으로 학창 시절 내내 친구들한테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나○○/다문화 출신 대학생 : "좋게 봐주고 오히려 "너 2개국어 하잖아, 2개국어 엄청 부러워" 그런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문화 가정에서 자랐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먼저 꺼내지는 않습니다.

자라면서 얻은 교훈입니다.

[나○○/다문화 출신 대학생 : "저희 엄마는 중국분이세요" 얘기하면 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시더라고요. 그런 시선이 다가올 때가 있으면 좀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자녀를 학교에 보낸 엄마들은 아이가 또 상처받고 오진 않을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입니다.

친구들이 무심코 내뱉은 말도 당사자 아이에게는 짙은 멍이 됩니다.

[전○○/다문화 가정 학부모 : "제일 상처받은 건 다문화라는 말, "다문화구나?""]

악의없는 말, 대수롭지 않은 상황으로 넘겨버리는 주위 어른들이 야속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배○○/다문화 가정 학부모 : ""나 중국에서 왔어." 이랬나 봐요. 이름 안 부르고 "야 저 중국애, 중국애". 선생님이 그거 듣고 가만히 있는 게 난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받은 상처는 낙인처럼 평생 고통으로 남습니다.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를 둔 한현민 씨.

인기 모델이 된 지금도 어릴 적 들었던 말의 아픔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현민/모델 : "일상생활 중에 툭 던지는 말들 있잖아요. 그런 말들, "너는 되게 까매서 피부색 안타겠다." 그게 상대방한테는 되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상처가 될 수도 있잖아요."]

신생아 20명 가운데 1명이 다문화 가정 출생아입니다.

다문화 가구 구성원은 백만 명에 이릅니다.

차별과 배제의 시선을 거둬야 하는 이웃, 우리 자신입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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