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후쿠시마 수산물 빗장 지켰다…WTO에서 역전승

[앵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일어났죠.

특히 2년 뒤,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합니다.

일본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했고, 1심에선 우리가 졌습니다.

1심 결정이 바뀌는 예가 드물기 때문에, 최종심에서도 우리가 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결과는 뒤집혔습니다.

"한국의 규제는 정당하다"는 최종 판결이 나온 겁니다.

어떻게 이런 역전이 가능했는지,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인근의 생선과 다른 지역의 생선.

둘 다 방사능 검사결과가 기준치 이하라면 똑같이 안전하다고 봐도 되는 것일까?

1심의 판단은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종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당장 드러난 식품 오염도 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까지 따져야 한다고 봤습니다.

1심에선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난 만큼 식품 오염 가능성이 더 클 수 있고 앞으로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무시했다는 겁니다.

한 가지 검사로는 방사능이 나오지 않아도, 다른 방사능 물질은 있을 수 있다는 우리 주장이 통했습니다.

현존하는 위험을 넘어 잠재적 위험에 무게를 둔 겁니다.

[정해관/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 : "(원전) 지역의 환경적인 요소를 그렇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패널(1심)의 판정이었죠. 그런데 저희가 주장한 거는 뭐냐 하면, 원전사고로 인해서 일본 같은 경우에는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다…."]

정부는 WTO 위생 협정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건 처음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이에따라 앞으로도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 수입은 계속 금지됩니다.

또 모든 일본산 식품에 방사능이 나오면 17개 핵종의 추가 검사를 요구합니다.

[윤창렬/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 : "항구적으로 (수입금지를)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지않나 생각됩니다. 농산물에 대해서도 저희가 계속 똑같은 기준을 통해서 일본에 대해서 강화하는 것을 하고 있고요."]

정부는 무역에 관한 문제인만큼 외교적 갈등은 언급할 필요도 없고 통상 갈등으로도 번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