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이 17번 경고했는데…공권력 비웃는 불법 공사

입력 2019.04.22 (07:37) 수정 2019.04.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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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행정기관의 20차례 가까운 경고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공사를 강행하는 불법 현장이 있습니다.

공권력을 비웃는 황당한 공사로 축구장 열 개 넓이의 야산이 마구 파헤쳐졌습니다.

양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허가도 없이 야산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무원들이 불법을 증명하기 위해 영상을 찍는데도 공사는 태연하게 계속됩니다.

순천시가 공사 중단을 요청한 것만 17차례나 되지만 말이 먹히지 않습니다.

땅 주인이 '스마트 팜'을 만들겠다며 넉 달이나 불법공사를 강행하면서 7만 2천여 제곱미터 땅을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 땅까지 축구장 열 개 넓이를 갈아엎었습니다.

이 야산에는 원래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었지만 공사 과정에서 모두 뽑혀 나가고 지금은 이렇게 민둥산이 됐습니다.

산사태를 걱정할 정돕니다.

[인근 마을 주민 : "(덤프트럭이) 다섯 대고 열 대고, 해 볼 재주가 없는 거예요. 엊그저께 비가 왔는데도 산사태 난 것처럼 쪼르르 이렇게 (흙이) 밀려 나오고..."]

참다못한 순천시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사 중에도 공사는 계속됐습니다.

순천시는 허가를 받지 않은 개발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엄정하게 공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임동호/전남 순천시 도시개발팀장 :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발생하고 있고, TF팀을 구성해서 환경법 위반이라든가 다른 법 위반 등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 등 강력히 하고..."]

땅 주인은 불법은 인정하지만 순천시 조례의 규제가 지나치다며 상위법을 앞세워 전라남도에 허가를 구하겠다고 도리어 큰소립니다.

공권력을 비웃는 불법 공사로 행정력은 낭비되고 국토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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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기관이 17번 경고했는데…공권력 비웃는 불법 공사
    • 입력 2019-04-22 07:43:14
    • 수정2019-04-22 07: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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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행정기관의 20차례 가까운 경고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공사를 강행하는 불법 현장이 있습니다.

공권력을 비웃는 황당한 공사로 축구장 열 개 넓이의 야산이 마구 파헤쳐졌습니다.

양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허가도 없이 야산 곳곳에서 공사가 한창입니다.

공무원들이 불법을 증명하기 위해 영상을 찍는데도 공사는 태연하게 계속됩니다.

순천시가 공사 중단을 요청한 것만 17차례나 되지만 말이 먹히지 않습니다.

땅 주인이 '스마트 팜'을 만들겠다며 넉 달이나 불법공사를 강행하면서 7만 2천여 제곱미터 땅을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 땅까지 축구장 열 개 넓이를 갈아엎었습니다.

이 야산에는 원래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었지만 공사 과정에서 모두 뽑혀 나가고 지금은 이렇게 민둥산이 됐습니다.

산사태를 걱정할 정돕니다.

[인근 마을 주민 : "(덤프트럭이) 다섯 대고 열 대고, 해 볼 재주가 없는 거예요. 엊그저께 비가 왔는데도 산사태 난 것처럼 쪼르르 이렇게 (흙이) 밀려 나오고..."]

참다못한 순천시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사 중에도 공사는 계속됐습니다.

순천시는 허가를 받지 않은 개발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엄정하게 공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임동호/전남 순천시 도시개발팀장 :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발생하고 있고, TF팀을 구성해서 환경법 위반이라든가 다른 법 위반 등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 등 강력히 하고..."]

땅 주인은 불법은 인정하지만 순천시 조례의 규제가 지나치다며 상위법을 앞세워 전라남도에 허가를 구하겠다고 도리어 큰소립니다.

공권력을 비웃는 불법 공사로 행정력은 낭비되고 국토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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